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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출신 세 남자 '또하나의 가족' 만들기…감동 연극 '오펀스'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7-09-22 17:56 송고
美 라일 케슬러 대표작 '오펀스' 시연 장면© News1
美 라일 케슬러 대표작 '오펀스' 시연 장면© News1

박지일, 손병호, 윤나무 등 실력 있는 남자 배우들이 출연하는 연극 '오펀스'(Orphans, 고아들)가 모습을 드러냈다. 연극 '오펀스' 주요 장면(1~3장) 시연회와 질의응답이 22일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열렸다.

작품은 고아 형제가 좀도둑질로 생계를 꾸려가던 도중에 조직폭력배 해롤드를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들은 대립하다가 서로의 외로움을 채워주며 점차 끈끈한 가족 관계로 발전한다.

미국 극작가 라일 케슬러의 대표작인 오펀스는 1983년 로스앤젤리스(LA)에서 초연했으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아 1987년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유명 영화배우 알 파치노와 알렉 볼드윈은 2005년과 2013년에 각각 해롤드 역을 맡아 무대에 선 바 있다.

1장 '형제의 등장'에선 폭력적인 형 '트릿'역을 이동하가 연기했고 집밖에 나가지 않는 소극적 성격의 동생 '필립'역은 김바다가 연기했다. 이동하는 좀도둑질로 생계를 책임지는 트릿을 바깥에선 폭력적이지만 동생에게만은 자상한 모습으로 연기했다. 김바다는 정신적 성장이 미취학 아동 수준에 멈춘 필립을 소파를 뛰어다니며 표현했다.

2장 '해롤드와 형제의 만남'에선 트릿이 만취한 해롤드(손병호)를 집으로 데려온다. 해롤드는 시카고에서 고아로 성장했던 어린 시절을 넋두리하다가 골아 떨어진다. 형제는 그의 가방에서 큰 액수의 주식이 나오자 납치를 결심한다. 트릿 역의 장우진은 해롤드가 깨기 전에 밧줄로 묶으려고 애쓰지만 필립은 큰소리로 떠들면서 장난치려고 해 형의 화를 돋운다.

3장 '해롤드-트릿 대립'은 트릿이 집을 비운 사이에 필립이 잠에서 깨어나면서 시작한다. 해롤드는 조직폭력배답게 스스로 밧줄을 풀어내고 필립이 놀라지 않도록 차분하게 설득한다. 집에 돌아온 트릿이 고슴도치처럼 날카롭게 반응하자 해롤드(박지일)는 총을 꺼내 단숨에 그를 제압한다.

김태형 연출은 장면 시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원작 희곡의 각색도 맡았다고 밝혔다. 김 연출은 "한국 관객이 공감할 수 있도록 연출적으로 다양하게 표현했다"며 "동생인 필립이 바닥을 밟지 않는 강박증을 가진 인물로 설정한 부분이 대표적"이라고 했다.

"원작을 각색하면서 많은 부분을 고치진 않았습니다. 다만 미국인이라면 쉽게 이해할만한 내용이지만 문화적 차이로 한국인에게 낯선 부분을 우리 정서에 맞게 다른 표현으로 다듬었습니다."

그는 "1막에선 배경음악으로 드럼 소리를 많이 사용해 긴장감을 조성했다"며 "무대 디자인도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제작진과 상의해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다"고 했다.

고아 출신 50대 중년 해롤드 역을 맡은 손병호는 "연극 무대는 나의 고향"이라며 "무대에 서 있을 때 비로소 '베우'라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배우들과 무대에서 교감하는 시간이 가슴 벅차다"고도 했다.

지난 19일 개막한 연극 '오펀스'는 11월26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이어진다. 관람료 4만~5만5000원. 문의 (02)764-8760.



美 라일 케슬러 대표작 '오펀스' 시연 장면© News1
美 라일 케슬러 대표작 '오펀스' 시연 장면©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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