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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실각설 왕치산 여전히 건재하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이어 스티브 배넌도 만나

(서울=뉴스1)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 2017-09-22 09:44 송고 | 2017-09-22 21:28 최종수정
다음달 18일 열리는 제19차 공산당 당대회는 ‘왕치산(王岐山) 전당대회’라고 해야 할 판이다.

현재 중국 정치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가 왕치산 중앙당 기율위 서기의 거취다. 왕치산이 이번 당대회에서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임위원회에 남느냐 떠나느냐가 가장 큰 이슈다.

왕치산은 올해 69세로 공산당의 ‘7상8하(67세면 정치국 상임위에 남고 68세면 떠난다)’라는 불문율에 의거, 이번 당대회에서 상임위를 떠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자신의 오른팔인 왕치산을 상임위에 잔류시키려 한다.

일각에서는 왕치산의 낙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특히 일본 언론들이 왕치산의 낙마가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또 한국 언론은 이를 받아 왕치산의 낙마가 확정적이라고 전했다.

21일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왕치산이 정치국 상무위원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왕치산을 유임시키려 했으나 당내 거센 저항에 부딪혀 뜻을 관철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자가 이전 칼럼에서 지적한 대로 일본 언론은 신뢰도가 떨어진다. 서방 언론, 즉 영어권 언론이 더 신뢰도가 높다. 중국 공산당 고위인사가 언론 플레이를 하고 싶을 경우, 이들이 선택할 매체는 당연히 전세계를 커버하는 영자매체이기 때문이다. 서방의 주요 언론 중에서 왕치산의 낙마를 보도한 곳은 아직 없다.

심지어 일부 언론은 왕치산 와병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홍콩의 빈과일보는 최근 왕치산이 간암 말기로 위중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그런데 그런 왕치산이 이번 주 들어 엄청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를 만난데 이어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만났다.

왕치산의 현재 공식 직함은 공산당 중앙당 기율위 서기다. 행정부에서는 직함조차 없다. 그런 그가 국가 원수급을 잇따라 만나고 있는 것이다. 

왕치산이 시쳇말로 ‘갈참’이라면 이같이 중요한 인사를 만날 수 있을까? 이는 시 주석이 임기 후반에도 왕치산을 중용할 것이란 강력한 신호라고 서구 언론들은 해석했다.

리셴룽 총리가 직접 왕치산 면담을 요청해 만남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셴룽 총리와 왕치산의 만남을 두고 싱가포르 언론은 중국의 정권교체는 싱가포르에게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탐색하기 위해 만났다고 해석했다.

SCMP 갈무리
SCMP 갈무리

그러나 중국 언론은 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베이징에서 정치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는 장리판은 “왕치산이 외국의 수반을 접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이 아님에도 외국 수반을 만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라며 “이는 왕치산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임위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음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스티브 배넌과의 만남은 시사하는 바가 더 크다. 비록 지금은 백악관 수석전략가 직에서 물러났지만 배넌도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이었다. 그를 독대한 사람이 바로 시진핑의 복심 왕치산이다.

FT 갈무리
FT 갈무리

배넌은 중국이 직접 불렀다. 대중 강경파 배넌이 주장하는 ‘경제 민족주의’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왕치산은 배넌과 90분간 독대를 하면서 ‘경제 민족주의’에 대해서 집중적인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갈참’을 미국의 대표적 이론가와의 토론에 중국 대표로 내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자도 왕치산의 거취를 예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한국 언론의 보도처럼 왕치산의 해임이 확정적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 왕치산의 거취는 결국 당대회가 개막돼야 알 수 있을 것이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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