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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월가 인사들과 허심탄회한 대화…"한미, 위대한 파트너"

환담 이은 오찬간담회서 식사 내내 CEO들 질문 답해
北리스크·재벌개혁·격차해소 등 다양 주제에 답변…경청 분위기

(뉴욕·서울=뉴스1) 김현 기자, 서미선 기자 | 2017-09-21 04:30 송고
(청와대 트위터) 2017.9.20/뉴스1
(청와대 트위터) 2017.9.20/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진데 대해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 등을 진솔하게 설명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하고 신뢰를 얻는 데 주력했다. 

이날 미국 뉴욕 한 호텔에서 한 미국 금융계 핵심 리더들과의 사전환담, 현지 금융·기업인 200여명과 함께한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 오찬간담회를 통해서다.

대통령이 행사를 직접 주재하며 주로 월가 금융·투자사 CEO나 CIO 등으로 이전보다 '참석자의 급'이 올라갔다는 후문이다. 

문 대통령이 뉴욕의 금융·경제계 핵심인사들과 사전 환담을 마친 뒤 간담회장에 들어서자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로 맞이했고, 스마트폰으로 그를 촬영하는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첫 건배사를 맡은 댄 퀘일 서버러스 회장은 "현재 한반도에서 겪는 도전과제는 전례 없는 수준이다. (다만) 한미관계는 매우 긴밀하다. 단지 무역의 관계만이 아닌 동맹관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더 견조하고 안정적 관계로 발전할 것을 확신한다"고 '두 위대한 나라'(great states)를 위한 축배를 제안했다.

스티븐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은 "현재 이슈는 한반도내 여러 긴장관계"라면서도 "오찬장에 오기 전 문 대통령과 유익한 라운드 테이블 토론을 했다. 대통령이 어떤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구상하고 있는지 허심탄회하고 진솔하게 의견을 피력해줬다. 너무 중요한 말을 해줘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말을 요약하자면 "한국과 미국은 위대한 파트너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에 앞으로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하며 와인잔을 들었다.

이어진 식사 내내 문 대통령 왼쪽에 앉은 댄 퀘일 회장과 오른쪽에 앉은 슈워츠만 회장은 '질문 공세'를 했고, 문 대통령은 간단하게 요기를 마친 뒤 두 회장의 질문에 양손으로 제스처를 해가며 성의를 다해 답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선 한국의 '촛불혁명'과 이후 출범한 새 정부를 언급, "위기가 닥치면 더욱 강해지는 국민,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

또 "9월3일 북한 핵실험 이후 오히려 (한국 증권시장) 주가가 2.3% 올랐다. 한국경제 기초체력은 여전히 튼튼하고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도 안정적"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다시 도약하는 한국경제에 투자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자 참석자들은 북한 리스크, 재벌개혁, 분배에 맞춰진 정부 정책 방향, 양극화와 격차해소 방안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질문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리스크를 어떻게 방어할 계획이냐'는 슈워츠만 회장 질문에 "북한 핵·미사일 대응에 한미간 공조가 아주 긴밀히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북한 핵문제로 한국경제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니지만, 한국 경제가 전혀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 콜린스 씨티그룹 부회장이 재벌개혁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질의한 것엔 "이제는 재벌 체제가 그대로 가선 안 된다. 한국의 재벌 체제로 경제가 불투명·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이런 부분을 해결해야 높이 성장한다"며 "재벌개혁은 경제활동 억압이 아니라 재벌 자신의 (경쟁력을) 높여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정부 경제정책이 분배에 치중하면서 투자 관련한 기업환경이 저해되는 게 아니냐'는 물음엔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계소득을 높여 소비능력을 높이며 내수를 진작시켜야 한다"며 "분배에 치중하는 게 아니고 (이것이) 한국경제의 새 성장 패러다임"이라고 답했다.

격차해소 방안과 관련해서도 "역시 해법은 가계소득 높이기"라며 "새 정부는 가계소득을 높이고 지출을 줄이는 양방향으로 모든 정책을 펴고 있고, 그게 미국 경제정책에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질답 내내 참석자들은 경청하는 분위기였고, 종료 뒤엔 문 대통령을 향한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사전환담엔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 포레스 시티그룹 사장, 핀토 JP모건 기업투자금융부문 사장, 헨리 트래비스 KKR 회장, 슈워츠만 회장,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회장, 레온 블랙 아폴로 회장, 댄 퀘일 회장(전 미국 부통령) 등 미국 금융계 핵심리더 8명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비서관,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함께했다.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엔 뱅크 오브 아메리카, UBS, 크레딧 스위스 등 투자은행, 스타우드 캐피털, 브룩필드 등 자산운용사, CBS, NBC, 포브스 등 언론사를 비롯 각계 최고경영자(CEO) 등 고위급인사 100여명을 포함해 총 200여명의 금융·경제계 인사가 참석했다.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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