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경제 >

금호타이어 '자구안 배제' 독자생존 구조조정 가나

이동걸 산은회장 "이해관계자 고통분담시 독자생존 가능"
박삼구 회장 자구안 '실행여부' 중요 '부정적' 입장 시사

(서울=뉴스1) 오상헌 기자 | 2017-09-20 17:22 송고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신임 이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의 경영방침과 함께 금호타이어 매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2017.9.20/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신임 이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의 경영방침과 함께 금호타이어 매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2017.9.20/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해외 매각 무산으로 경영 위기에 처한 금호타이어가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으로 '독자 생존'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제출한 자구안은 실행 여부가 불투명해 수용될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호타이어 자구안 수용 여부와 경영 정상화 방안은 다음주 주주협의회에서 결론이 날 전망이다.  
◇이동걸 산은회장 "이해관계자 고통분담시 회생 긍정적"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20일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와 관련해 "독자생존이 가능한지가 최우선 판단 기준"이라며 "속단은 어렵지만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협조해서 고통을 분담한다면 충분히 회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호타이어 정상화 지원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제출한 자구안 수용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자구안 수용 여부의 판단 기준에 대해 "자구 계획의 실현 가능성과 실행시 회생 가능성 여부가 핵심"이라고 했다. 금호아시아나가 제출한 자구안에 대한 채권단 내 부정적인 기류를 감안하면 자구안을 수용하지 않고, 박 회장을 경영에서 배제한 후 채권은행 주도의 구조조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은 기업(회생)이 목적이지, 개인(박 회장)이 목적이 될 순 없다"면서 "금호타이어의 회생과 독자생존, 일자리 유지 관점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자구안 판단 핵심은 '실행여부·회생가능성' 부정적 기류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15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보완 제출했으나 진전된 자구 계획은 담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 측이 산은과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주주협의회 3개 은행에 제출한 자구안은 △내년 3월까지 홍콩 법인 인적분할 후 중국 3개 공장 지분 70% 매각(4000억원) △연내 PEF(사모펀드) 방식의 3자배정 유상증자(2000억원) △대우건설 보유지분(4.4%) 매각(1300억원) △임원·사무직 인원 감축 등 모두 7300억원 규모다. 

채권단은 이 중 2000억원 규모의 유증을 빼곤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입장이다. 중국 공장 지분 매각은 일정만 제시했을 뿐 원론적·선언적 추진 계획에 불과해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유증을 위한 PEF 자금 조달 방안 역시 채권단이 자구안에 동의할 경우 투자자 모집과 공개가 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유증으로 우호 지분을 20% 가량 확보하게 되는 박 회장이 경영권 유지와 금호타이어 재인수를 목적으로 3자배정 카드를 꺼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회장이 이날 간담회에서 자구안 판단 기준을 실현 가능성과 실행시 회생 가능성으로 못 박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용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해관계자 협조" 채권단 주도 구조조정 대비 분석도

금융권에선 이 회장이 언급한 금호타이어 '독자생존'의 전제 조건인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에 주목해야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회장은 "기업과 관련한 이해당사자는 주주도 있고 채권은행, 근로자, 크게 보면 지역사회까지 있다"며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기업을 살리기 위해 모두 동참해야 (구조조정)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 추진에 대비해 주주협의회 소속 채권은행들과 기타 채권자,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광주·호남 지역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조를 당부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 회장은 박 회장의 경우 주주협의회로부터 경영권을 위임받은 전문 경영인이라는 점에서 이해관계자의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선·해운 업종 구조조정에선 보듯 기업 회생 과정에선 채권은행들의 이해가 갈려 갈등을 빚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 회장이 금호타이어 독자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채권은행들의 협조를 당부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했다.


bborirang@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