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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애태운 도시바…낸드플래시가 뭐길래

삼성전자에 비해 열세…호황국면서 저력있는 도시바에 베팅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7-09-20 14:05 송고 | 2017-09-20 14:41 최종수정
SK하이닉스가 개발한 낸드플래시. (SK하이닉스 제공)© News1
SK하이닉스가 개발한 낸드플래시. (SK하이닉스 제공)© News1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지분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취약한 낸드플래시 기술력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D(3차원) 낸드플래시를 양산하며 시장을 휩쓸자 후발주자인 하이닉스의 마음이 더욱 급해졌기 때문이다. 

20일 로이터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이사회에서 SK하이닉스를 포함한 '한미일 연합'을 반도체 사업 인수자로 결정했다. 이날 도시바 이사회는 인수자 선정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아직 최종 결과를 연락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미일 연합은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이끌고 SK하이닉스, 애플, 델, 시게이트, 킹스톤테크놀로지 등이 참여한다. 

반도체업계의 '황금알'로 떠오른 낸드플래시는 휘발성 메모리인 D램과 달리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날아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의 일종이다. 우리가 스마트폰에 사진을 저장하고 음악과 동영상을 저장해두고 꺼내 보는 것은 모두 플래시메모리 덕분이다. 흔히 사용하는 USB나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이 낸드플래시를 사용한 대표적 제품이다. 스마트폰 용량이 커지고 PC나 서버에서 저장장치로 쓰이던 하드디스크가 SSD로 급속히 교체되면서 3D낸드 플래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D램의 경우 전원이 끊어지면 저장했던 데이터가 모두 날아가 버리는 단점이 있다. 이를 전문용어로 휘발성 메모리라고 한다. 전원이 단절되면 D램이 가지고 있던 기억이 모두 사라져 버려 정보기기의 데이터 저장매체로 사용할 수 없다.

특히 반도체업계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른 3D낸드시장에서 뒤처지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반도체업계의 치킨게임은 3D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재현되고 있다. 3D낸드는 평면구조의 낸드플래시를 수직구조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2D 낸드 기술이 10나노대에서 한계를 맞자, 반도체를 아파트처럼 쌓아올려 집적도를 높이고 저장 용량을 늘렸다.

세계 최초로 3D낸드플래시를 양산한 삼성전자는 3D낸드로 지난해 승승장구했다. 3D낸드는 없어서 못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미국 인텔과 도시바,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도 3D낸드 생산에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초기술력으로 선두를 지키내려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4세대 64단 낸드 양산을 시작했으며, 96단 낸드 개발에도 착수했다.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는 지난 연말 48단 낸드플래시 제품 출하를 시작한데 이어 지난 7월 72단 낸드플래시 양산에 들어갔다. 하이닉스는 내년 말 생산제품의 50% 이상을 3D 낸드로 채우겠다는 방침이다. 

하이닉스 자체 기술력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엇갈리지만 도시바와 손을 잡으면 낸드 경쟁력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이닉스는 3D낸드 경험이 상대적으로 삼성에 비해 부족한데다 기술방식도 삼성과 상이해 수율이 안정적으로 확보될지 미지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인수 참여 목적인 도시바의 기술이나 생산량에 얼마나 접근이 가능할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인수 성공 후에도 지분의 50.1%를 보유할 일본 측에서 SK하이닉스에 대해 기술이나 생산량 유출을 엄격히 제한할 경우 하이닉스 입장에서 투자의 실익이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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