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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아이유 노래에 묻힌 '억지 춘향' 춤…국립무용단 '춘상'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7-09-20 11:51 송고 | 2017-09-20 11:52 최종수정
국립무용단 정기공연 '춘상' 시연 장면 (사진=국립극장)
국립무용단 정기공연 '춘상' 시연 장면 (사진=국립극장)

스무 살 청춘 남녀가 겪는 애틋한 사랑을 표현한 국립무용단 신작 '춘상'이 베일을 벗었다.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 2017-18시즌 개막작이기도 한 '춘상'은 지난 19일 주요장면 시연회를 서울 중구 장충동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였다.

전체 공연 1막8장 가운데 1장부터 4장까지 공개한 시연회에선 원작 고전소설 '춘향전'의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 또한, 전통무용의 춤사위에 탭댄스, 탱고 등 다양한 춤을 섞은 안무는 배경음악인 대중음악에 눌린다는 인상을 줬다.

작품은 고전소설 '춘향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했지만, 원작의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성춘향과 이몽룡은 각각 현대의 젊은 남녀인 '춘'과 '몽'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고등학교 졸업 파티에서 만나 서로에게 첫눈에 끌린다.

춘과 몽은 뜨겁게 사랑하지만 부모의 반대로 이별한다. 서로의 소식이 뜸한 사이 새로운 애인이 생긴 춘은 몽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몇 년 뒤, 이들은 우연히 재회해 오해를 풀고 결혼을 약속한다.

시연회에선 원작 '춘향전'의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프로그램에 명시된 주인공의 이름 '춘'과 '몽' 그리고 무대에 등장하는 '그네'가 전부였다.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춘향전보다 더 가깝게 보였다. 졸업 파티에서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점과 집안의 반대로 헤어진 이후 몽이 죽었다는 오보 등의 설정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자연스럽게 연상됐다.

국립무용단 정기공연이 아니었다면 주인공 이름이 정말 '춘'과 '몽'이었을까. 연출·무대·의상 등 1인3역을 맡은 정구호 의상 디자이너는 춘향전에서 사랑의 원형을 뽑아 재해석했다고 밝혔으나, 춘향전과 구성이 다른 사랑 이야기가 '억지춘향'이 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작품은 아이유, 넬, 볼빨간사춘기 등 친숙한 대중가요를 편곡해 배경음악으로 썼다. 연출가 정구호와 안무가 배정혜가 함께 고른 노래를 이지수 음악감독이 축제, 만남, 재회 등 각 장의 정서에 맞게 편곡했다.

대중음악을 활용한 시도는 높이 살만하지만 가수의 목소리가 나오는 일부 장면에선 춤이 배경음악에 묻힌다는 인상을 줬다.

3장 '환희'는 아이유의 '이 지금'에 맞춰 춤을 춘다. 춘과 몽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 뒤 남녀 군무들과 함께 계단 위아래에서 기쁨의 춤을 추지만 남녀 가수의 목소리에 눌려 호소력을 잃었다.

9월 21~24일. 관람료 2만~7만원. 문의 (02)2280-4114.



국립무용단 '춘상' 시연장면 (사진=국립극장)
국립무용단 '춘상' 시연장면 (사진=국립극장)


국립무용단 '춘상' 시연장면 (사진=국립극장)
국립무용단 '춘상' 시연장면 (사진=국립극장)


국립무용단 '춘상' 시연장면 (사진=국립극장)
국립무용단 '춘상' 시연장면 (사진=국립극장)


국립무용단 '춘상' 시연장면 (사진=국립극장)
국립무용단 '춘상' 시연장면 (사진=국립극장)


국립무용단 '춘상' 시연장면 (사진=국립극장)
국립무용단 '춘상' 시연장면 (사진=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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