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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수당으로 연극배우 꿈 펼치는 김신영씨 "사회적 응원에 힘"

"누군가 응원하고 있으니 진짜 열심히 해야"
처음 받아본 연기레슨에 앞으로 갈 길 찾기도

(서울=뉴스1) 정혜아 기자 | 2017-09-21 06:10 송고
서울시의 청년수당 지원으로 연극배우의 꿈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김신영씨가 18일 오후 중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9.18/뉴스1 © News1 임준현 인턴기자
서울시의 청년수당 지원으로 연극배우의 꿈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김신영씨가 18일 오후 중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9.18/뉴스1 © News1 임준현 인턴기자

"오히려 조심스럽습니다. 성과를 내야한다는 생각에 조바심도 나고요."

18일 서울 청계천변 한 카페에서 만난 청년활동지원비용(청년수당) 대상자인 연극배우 김신영씨(29)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씨는 "청년수당 지원 대상자로 뽑힌 후 아르바이트를 안 할 수 있게 됐다"며 "이럴 때일수록 '연기'에 집중해 성과를 내야 한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꾸준히 배우의 길을 걸었다. 그렇지만 20대의 마지막 해가 되니 마음이 조급해졌다. 비록 풋내기 배우이지만 주위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조바심이 그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하지만 김씨는 생계를 위해 하루 4시간씩 트레이너로 일해야 한다. 그만 두면 당장 생계 해결이 어려웠다.

고민하던 그에게 친구들과 극단 선배가 청년수당에 대해 알려줬다.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청년의 시간을 벌어준다'는 청년수당 취지에 적합하다며 지원해보라고 추천했다.

김씨는 '혹시나'라는 마음으로 청년수당을 신청했다. 지원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커져 매달 실천할 사항을 꼼꼼히 적었다. 
청년수당 지원 대상자가 됐을 때 김씨는 보이지 않는 응원의 힘을 느꼈다. 서울시의 도움으로 꿈을 이룰 기회를 갖게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김씨는 "사실 제가 시민의식이 투철한 사람은 아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돈을 허투루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다만 누군가가 응원하고 있으니 진짜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들더라"라고 털어놓았다. 

청년수당 오리엔테이션 역시 김씨가 힘을 내게 한 원동력 중 하나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씨는 "응원받고 있구나라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지금 청년들이 힘든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청년수당을 통해 지원하는 것이다. 힘내라'라고 말하는 것이 마음에 와 닿았다는 설명이었다.

김씨는 "사실 주변에서 제가 청년수당을 받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자랑거리가 아니다. 한 번의 술로 탕진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라고 선을 그었다.

 김신영씨가 18일 오후 서울 청계천변을 걸으며 연극배우로서의 꿈을 설명하고 있다. 2017.9.18/뉴스1 © News1 임준현 인턴기자
 김신영씨가 18일 오후 서울 청계천변을 걸으며 연극배우로서의 꿈을 설명하고 있다. 2017.9.18/뉴스1 © News1 임준현 인턴기자

8월과 9월 지원된 두 달 동안의 청년수당으로 김씨는 연기레슨을 받았다. 당연히 가슴이 설레었다. 김씨는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으나 교수들의 일대일 지도를 받기는 어려웠다. 김씨는 늘 배움을 향한 갈망이 있었다.  

연기레슨을 받은 김씨는 "교수가 2시간 동안 저의 연기에 대해 주목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연기하면서 막혔던 것, 궁금했던 것을 물을 수 있었고 해답도 많이 찾았다.

실제로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대학로 한 소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검푸른'에서 "개인적인 수확이 있었다"며 김씨는 밝게 웃었다. 김씨는 "모순되는 말이긴 한데 '연기하지 않고 연기하는 것'에 대해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의 의미를 조금이라도 깨닫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다. 앞으로 연기를 잘 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 에 대해서도 가늠할 수 있었다. 

연극 봄봄 연습중인 김신영씨(뒷 쪽에 줄무늬 흰 티). © News1
연극 봄봄 연습중인 김신영씨(뒷 쪽에 줄무늬 흰 티). © News1

김씨는 일본과의 교류로 진행되는 연극 '봄봄'을 준비하고 있다. 10월 공연 예정이다. 김씨는 "얼마전 연극 준비를 위해 일본에 다녀왔다"며 "이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도 일에 매여있지 않아서다"라고 기뻐했다.

앞으로 지속적인 연기를 위해서 김씨는 열심히 다른 작품을 찾아 오디션을 봐야 한다. 오디션을 위해 프로필 사진, 교통비 등 필요한 비용이 들어간다. 김씨는 다음에 받는 청년수당으로는 프로필 사진을 찍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또다른 가능성을 타진해볼 것이다.

김씨는 "지난달 무대에 올린 연극 '검푸른'이 말하듯이 청년의 시기가 마냥 푸르지만은 않다. 하지만 때론 청년수당과 같은 '사회적 응원'이 푸르름을 찾을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 같다"며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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