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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퇴출 1년에 한국 점유율 1/3토막…"해운재건 서둘러야"

2M에 빌려쓰는 유럽노선…"100만TEU 넘겨야 생존"
한국해양진흥공사 내년 출범…"지원 늦으면 동맹퇴출 가능성"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2017-09-20 06:00 송고 | 2017-09-20 09:22 최종수정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6부는 한진해운에 대해 회생절차폐지 결정을 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국내 1위·세계 7위 해운사였지만, 해운업황 악화에 유동성 위기가 겹치면서 결국 파산수순을 밟게 됐다. 사진은 지난해 9월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만 한진해운 컨테이너 터미널에 한진해운 소속 'MAR'호가 접안해 하역작업을 하는 모습. (뉴스1 DB) 2017.2.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6부는 한진해운에 대해 회생절차폐지 결정을 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국내 1위·세계 7위 해운사였지만, 해운업황 악화에 유동성 위기가 겹치면서 결국 파산수순을 밟게 됐다. 사진은 지난해 9월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만 한진해운 컨테이너 터미널에 한진해운 소속 'MAR'호가 접안해 하역작업을 하는 모습. (뉴스1 DB) 2017.2.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국적 1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 1년이 됐다. 글로벌 업계에서 국적해운사는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고, 특히 아시아~북미 노선에서 큰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이제 다 옛말이다.
물류대란을 겪으면서 지난해 해운업 경쟁력 강화방안이 나왔고,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엔 해운산업 전담조직인 한국해양진흥공사 출범이 추진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장밋빛 구상보다 하루빨리 구체적 지원책을 확정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적선사 점유율 5.1%→1.7% '급전직하'…북미 점유율도 반토막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가 발간한 '한진해운 사태의 반성과 원양정기선 해운 재건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전인 2016년 8월 한진해운 선복량은 61만7000TEU로 세계 선복량의 3.0%를 차지했다. 현대상선은 43만6000TEU로 2.1%의 점유율을 기록, 국적해운사의 합계점유율은 5.1%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기준 현대상선의 선복량은 35만3000TEU로 세계 선복량의 1.7%를 기록했다. 1년새 국적선사 점유율이 3분의 1로 뚝 떨어진 것. 국적선사들이 자금난 속에 파산·선대 축소에 나선 사이 글로벌 업체들은 오히려 몸집을 불렸기 때문이다.
지난 1년 간 상위 5대 선사 선복량 점유율은 지난해 8월 52%(1079만TEU)에서 올해 8월 58.4%(1231만TEU)로 상승했다. 중국의 COSCO(4위)는 OOCL(7위)을 인수해 CMA-CGM을 제치고 3위 업체로 발돋움한다. 현대상선과 엇비슷한 몸집으로 미주 노선을 두고 경합해온 일본 3대 해운사도 컨테이너부문을 합병해 단숨에 시장 6위 업체로 급부상할 예정이다.

COSCO와 일본 3사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100만TEU 이상 초대형 해운사는 7개로 늘어나고, 이들의 글로벌 선복량 점유율은 75.6%에 달한다. 35만TEU 규모의 현대상선 영향력은 더욱 미미해질 수밖에 없다.

한진해운은 2015년 아시아~북미항로 물동량의 7.4%를 차지하며 적지 않은 입김을 행사했다. 4.5%의 현대상선과 합하면 북미항로 물동량의 11.9%를 담당했다. 하지만 올 7월 북미 물동량은 5.7%로 반토막이 났다. 나머지 6.4%의 물동량은 외국선사들이 나눠가졌다. 아시아~유럽 노선의 경우엔 현대상선의 자체투입 선박이 없고, 동맹인 2M의 선복을 매입해 쓰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News1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News1

◇"선복량 100만TEU 이상만 살아남는다"

정부는 다음주부터 한국해양진흥공사 출범을 논의한다. 해양수산부와 금융부처 등으로 분산돼 있는 지원조직을 일원화하는 과정이다. 5조원 규모의 해운산업 전담 지원기관인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내년 6월 출범 예정이다.

해운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지원조직이 설립되는 것은 환영할 일로 꼽힌다. 그러나 한진해운 사태가 난 지 2년이 되는 내년 하순에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설립되는건 아쉬운 대목이다. 업계에선 설립 일정을 앞당기거나, 세부 자금지원 내역 등이라도 우선 확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국적 컨테이너선사는 사실상 현대상선이 유일하다. SM해운이 한진해운의 자산 일부를 흡수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선복량 5만TEU 규모에 불과하고, 3대 해운동맹에도 들지 못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 이후 현대상선 지원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KMI는 "한진해운 파산으로 상실된 60만TEU 이상, 원양 대형선사 전체 약 100만TEU 이상의 선복량을 넘어서는 목표를 설정해야 현재 글로벌 정기선업계에서 역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 관리하에서 현대상선은 흑자전환에 매달리고 있다. 지금까지 상황으로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출범한 뒤 지원 규모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낸 이후에야 비로소 선박 매입·신조건조 등 계획을 짤 수 있을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M과 협약에 따라 선대 확대에 제한이 있는 상황이지만 신조선 건조에 2년여 시간이 필요한 만큼 미리미리 선대확충 계획을 확정해야 생존이 가능하다"며 "경쟁력을 높여놓지 않으면 3년의 한시적 협력관계인 2M 얼라이언스 기한 종료 뒤 해운동맹에 끼지 못하고 퇴출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o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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