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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여성' 매일 7명 살해당해…'여성 살해' 멈춰"

여대생 살인사건에 '분노'…전국서 페미사이드 규탄 시위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2017-09-18 17:59 송고
멕시코 전역에서 17일(현지시간)  수천명의 여성이 모여 여성이라는 이유로 저지르는 '페미사이드('여성살인) 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 AFP=뉴스1
멕시코 전역에서 17일(현지시간)  수천명의 여성이 모여 여성이라는 이유로 저지르는 '페미사이드('여성살인) 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 AFP=뉴스1

멕시코 전역에서 17일(현지시간) '여자라는 이유로' 혹은 '여자라는 점을 노리고' 저지르는 페미사이드(Femicide·여성살인)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현지 매체 엘파이스에 따르면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한 수천명의 여성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 지속해서 일어나고 있음에도 당국은 소극적인 조치로 일관했다"고 비판하며 중앙광장에서 법무부 앞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UN에 따르면 멕시코는 페미사이드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국가 중 하나로, 해마다 여성 2500명이 피살된다. 하루에 7명의 여성이 살해당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 중 가해자가 징역형 이상의 처벌을 받는 경우는 2%에 불과하다.

이들은 법무부 건물 외벽에 페미사이드를 규탄하는 내용의 포스터를 부착했으며 여성 살해에 대한 저항의 상징인 자줏빛 꽃을 들고 "페미사이드를 끝내라"고 요구했다.

시민들을 특히 분노하게 한 것은 지난 15일 푸에블라 주(州)에서 친구들과 파티를 즐긴 뒤 귀갓길에 실종된 여대생 마라 카스티야(19)의 죽음이었다. 이날 거리를 가득 메운 여성들은 카스티야를 향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외치며 그를 추모했다.

앞서 지난 8일 카스티야는 친구들과 클럽에서 시간을 보낸 뒤 오전 5시쯤 귀가하기 위해 운전기사와 승객을 중개하는 차량공유 서비스 카비피(Cabify)를 이용했고 그 길로 실종됐다. 카비피 운전기사에게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된 카스티야는 실종 일주일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멕시코 검찰은 이번 사건을 페미사이드로 규정하고 "멕시코에서 일어나는 여성 차별적 살인을 분명하게 가리키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푸에블라에선 이 같은 범죄가 59건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카스티야가 평소 음주를 즐겼다는 사회관계망(SNS) 게시글을 언급하며 "밤늦게 술에 취해서 다니면 끝이 나쁠 수 있다는 것을 모든 여성이 알아야 한다", "불에 가까이 가면 화상을 입는 건 당연한 일" 등 카스티야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에드가 아리가(22)는 이 같은 주장에 "밤에 외출하거나 파티를 좋아하기 때문에 변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범죄의 책임을 여성에게 돌리고 살인을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seu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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