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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도발에도 文정부 '대화·압박+인도적지원' 기조 순항?…해법은

전문가 "효과 기대 난망…미일과 보조 맞춰야"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17-09-17 15:13 송고 | 2017-09-17 19:01 최종수정
지난 14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롯데국제관 WFP(세계식량계획) 서울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2017.9.1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지난 14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롯데국제관 WFP(세계식량계획) 서울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2017.9.1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문재인 정부가 '대화와 압박'이라는 기존 대북 정책기조에 최근 '인도적 지원'을 추가하는 등 '한반도 운전자'로서 긴장완화에 앞장서고 있지만, 정작 북한은 '끝까지 간다'는 기조로 핵·미사일 도발을 늦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특히 지난 15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하자 '인도적 지원'에 대한 국내외적 비판의 공세가 커지고 있는 상황.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 기조가 힘을 받을 수 있을 지 주목을 끈다.
우리 정부는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지원 계획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다시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고, 야당을 중심으로 대북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심각한 안보 위기 상황에도 계속되는 대북 지원은 상황에 맞지 않으며 안보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대북 정책에 대한 국민 여론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7일 발표한(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지난 5일~7일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은 경우 '모든 대북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은 65%에 달했다.
전문가들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북한이 현재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 하는 노력들이 효과를 보기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7일 뉴스1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경제력은 약하지만 강한 군사력이 경제력을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대북 지원으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낼 수 있을거란 기대는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지금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핵과 미사일 완성에 모든 것을 걸고 나가고 있다"며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북한은 우리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은 북한과의 관계보다 동맹국인 미국과 일본의 관계에 더욱 신경써야 할 때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과의 대치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의 도움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실제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우리 정부의 대북 지원 검토 소식이 전해진 직후 "북에 대한 압력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미국 국무부도 한국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 계획에 대한 국무부의 입장과 사전 통보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바 있다.

신 교수는 "현재 대북 정책이 아무리 명분이 있는 행동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미국과 일본의 입장과 다르면 우리에게 불이익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종합하면 대화와 제재를 병행한다는 기조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 하더라도 세부적인 전략과 전술에서는 시기와 상황을 고려하며 좀 더 유동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정리된다.

그러나 정부는 당장의 대북 정책 기조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북한의 '화성-12형' 발사 직후에도  취약계층에 대한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통일부는 17일에도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21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에서 WFP(세계식량계획),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의 요청에 따른 대북지원 사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교추협에서 지원 방침을 결정하더라도 지원 시기는 남북관계 상황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북한은 화성-12형 발사 이후에도 미사일 발사를 계속 감행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화성-14형 ICBM급 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도 유력한 북한의 도발 선택지로 거론된다. 지금보다 상황이 더욱 급박해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정부는 앞으로 어떤 카드를 선보일지 주목된다.


eggod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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