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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향해 가는 피맺힌 여정…소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2017 퓰리처상·전미도서상 수상작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7-09-14 08:03 송고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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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게 비유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하지. 지하철도. 나는 그 이상이라는 걸 늘 알고 있었다. 언제나 우리 밑에 있었던 비밀. 오늘 밤이 지나면 우리가 전부 밝혀낼 것이다. 모든 노선을, 남김없이."(337쪽)

소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의 주인공인 흑인 소녀 코라는 열살 무렵 어머니가 사라져버렸다. 할머니가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잡혀온 이후 농장에서 태어나 농장을 둘러싼 늪 밖으로 한번도 나가본 적이 없는 이 소녀는 어느날 남자 노예 시저로부터 같이 탈출하자는 제안을 받는다. 사라진 소녀의 어머니가 그 농장의 유일한 탈출자이기에 소녀를 '행운의 징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농장 밖을 상상도 못했던 코라는 처음에는 거절한다.
그러던 어느날 코라는 농장 주인의 동생의 셔츠에 포도주 방울을 튀겨 매타작을 받게 된 어린 노예를 몸으로 막아주다가 죽을 지경으로 맞는다. 그나마 관대했던 농장 주인은 병으로 죽고 잔혹하기로 이름난 그의 동생이 농장의 새주인이 되어 위기감을 느끼던 차에, 도망 노예를 잡아와 산채로 태우는 장면까지 보자 코라는 그제서야 탈출 계획을 받아들인다.

최근 번역출간된 미국 작가 콜슨 화이트헤드의 장편소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이같이 자신의 운명의 방향을 자유를 향해 돌린 한 흑인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는 19세기 노예 탈출 비밀 조직 ‘지하철도'(Underground Railroad)를 실제로 ‘지하철도’가 있었던 것으로 상상해 소녀와 노예 사냥꾼의 스릴 넘치는 추격전 안에 녹여냈다. 특히 이 작품은 진부한 교훈성에 의존하지 않고 인상적인 캐릭터들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생생한 이야기로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망 노예들을 돕는 양심과 신념에 찬 '지하철도' 요원들의 모습과 주인공의 자유를 향한 집념은 1930년대 실제 탈출 노예들의 실화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리얼리즘과 픽션의 천재적 융합'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올해 퓰리처상, 전미도서상, 앤드루카네기메달, 아서클라크상 등 상을 휩쓸고 37주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45주간 퍼블리셔스위클리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콜슨 화이트헤드 지음/황근하 옮김/은행나무/1만4000원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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