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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힐·글로 BAT, 고배당 비해 기부금 쥐꼬리…대표는 초고속 승진

1년 만에 사장 교체…매년 고배당 잔치, 전임사장 '승진'
신임사장 승진은 글로 판매가 '변수'…"사후관리 신경써야"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17-09-14 07:20 송고
BAT코리아 © News1
BAT코리아 © News1

'던힐'과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glo)' 등을 판매하는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코리아)의 토니 헤이워드 사장이 1년 만에 승진에 성공했다.

지난해 기부금은 줄이고 13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모두 본사에 송금한 영향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앞서 고배당 정책을 펼친 전 사장도 승진에 성공해 한국을 떠났다.
일각에서는 BAT코리아 한국 사장이 BAT그룹의 승진코스가 됐다고 지적했다. 벌어들인 돈을 대부분 배당해 본사의 이익을 불려주고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사 입장에서 지난해만 130억원이 넘는 돈을 갖다 준 한국 사장은 우수 직원일 것"이라며 "앞으로도 BAT코리아는 고배당 정책을 이어가고 사장은 승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 출시 한 달…BAT코리아, 사장 교체

매튜 쥬에리 BAT코리아 신임 사장 © News1
14일 업계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신임 사장으로 매튜 쥬에리(Matthieu Juery) 전 BAT 그룹 '로스만(Rothmans)' 글로벌 마케팅 총괄을 선임했다. 매튜 쥬에리 신임 사장은 한국은 물론 대만과 홍콩을 포괄하는 북아시아 지역 총괄대표를 겸임한다.
토니 헤이워드 전 사장은 최근 BAT가 인수한 '레이놀즈 아메리카(Reynolds America)'의 재무 총괄(CFO)로 자리를 옮겼다.

글로 출시로 민감한 시기에 나온 결정이라 업계에서는 다소 이례적이라고 봤다. 제품 판매를 지휘했던 경영자를 출시 초 교체하는 일은 드물다. 더욱이 토니 헤이워드 전 사장은 BAT코리아 사장을 맡은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 정책에 따른 결정이겠지만 BAT코리아는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며 "글로의 시장 점유율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사장을 교체하면 혼선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BAT코리아는 전부터 예정돼 있던 인사라고 설명했다. 글로 판매 역시 발매를 마치고 이동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의 전략에 따라 글로를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충격은 없다"며 "토니 헤이워드 전 사장의 교체도 2개월 전부터 예정돼 있었다"고 답했다.

글로 플래그십 스토어 (BAT 코리아 제공)/뉴스1 © News1 전민기 기자
글로 플래그십 스토어 (BAT 코리아 제공)/뉴스1 © News1 전민기 기자

◇고배당 인정받아 전임 사장 승진…기부금은 '쥐꼬리'

토니 헤이워드 전 사장의 이동은 승진이라는 평가가 많다. CFO로 이동했지만 국내 시장보다 미국 시장의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이전에 앞서 한국 시장을 맡았던 에릭 스톨 전 사장도 규모가 큰 BAT 말레이시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마찬가지로 승진 인사다.

업계에서는 승진의 배경 중 하나로 꾸준한 고배당을 꼽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지난해 순이익 137억원을 전액 본사에 배당했다. 지난 5년간 본사에 배당한 금액은 578억원이 넘는다. 덕분에 BAT코리아는 BAT 주요 판매국인 'T20'으로 분류된다.

반면 기부금은 꼴찌다. 지난해 기부금은 4500만원에도 못 미쳤다. 국내에서 담배를 판매하는 회사 중 가장 적다.

국내 1위 담배회사인 KT&G의 지난해 기부금(299억9700만원)과 비교하면 0.15% 수준에 불과하다. KT&G는 올 상반기에도 38억7000만원을 기부했다. 외국계 회사인 필립모리스코리아도 지난해 17억1733만원을 기부했다. JTI는 1억1500만원의 기부금을 냈다.

더욱이 BAT코리아의 기부금은 감소추세다. 2013년 2억1252만원에서 2014년(6889만원) 급감하더니 2015년(5641만원)과 지난해에는 더 줄었다.

일각에서는 BAT코리아가 배당에만 집중하고 기부에는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제품 판매에만 신경 쓰고 사후관리(A/S)는 미숙하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실제 새로 선보인 전자담배 글로는 A/S 부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홀 주변 백화현상과 연무량·타격감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잇달아 접수됐다. 한 글로 사용자는 "(글로는) 맛이 일정하지 않고 타격감과 연무량도 제각각"이라며 "맛과 타격감이 일정하게 안 나오는데 왜 제품발매를 한 거냐"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도 "BAT는 매년 발생한 수백억원의 이익을 해외 본사로 배당하고 있다"며 "배당금 유지를 위해 비용을 줄이면서 기부와 제품 관리에 대한 투자는 소홀하다"고 언급했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앞으로 기부금을 늘리고 사회 공헌 활동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BAT '글로' (BAT 코리아 제공)/뉴스1 © News1 전민기 기자
BAT '글로' (BAT 코리아 제공)/뉴스1 © News1 전민기 기자

◇신임 사장, 고배당 정책 유지?…글로 판매 '변수'

매튜 쥬에리 신임 사장도 전임 사장 때와 같은 경영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본사의 전략과 방향을 따라야 한다.

업계는 특히 신임 사장이 승진하기 위해 고배당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BAT코리아 관계자도 "BAT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사장이 변경되더라도 방향은 같을 것"이라며 "변화가 있을 순 있지만 크진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글로 판매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시장의 매출이 늘어야 배당액이 증가하는 데 글로 판매가 관건이다.

글로는 출시 한 달이 지났지만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에 비해 판매량이 다소 저조하다는 평가가 많다. 아이코스는 부산과 광주 등에도 플래그십 스토어를 내고 전국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지만 글로는 서울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A/S부분도 매튜 쥬에리 신임 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소비자의 불만이 높아지면 매출이 꺾일 우려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에 대한 부분을 소홀히 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BAT코리아 신임 사장도 관련 부분을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배당이 중요하지만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것이 아니라면 길게 봐야 한다"며 "투자를 확대하고 기부금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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