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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 "서울대병원 동물실험정보 공개 판결 환영"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 "정보공개가 동물실험 업무 타당성·투명성 확보에 기여"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2017-09-12 13:42 송고
생명체학대방지포럼(대표 박창길)과 한국동물보호연합(대표 이원복), 케어(대표 박수연) 등 동물보호단체들은 지난 4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서울대병원의 동물실험 행정정보 공개를 촉구했다.(자료사진)© News1

동물보호단체가 서울대학교병원을 상대로 동물실험 매뉴얼과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동물단체의 손을 들었다.
12일 생명체학대방지포럼(대표 박창길)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하태흥)는 지난달 18일 박창길 대표가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낸 "동물실험지침, 표준작업서 등의 정보공개거부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후 서울대병원이 지난 5일부로 항소를 포기함에 따라 판결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정보공개로 인하여 동물에게 덜 고통스러운 실험방법, 안락사방법 등이 있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피고의 동물실험 업무 수행에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그러한 지적은 동물복지 증진차원에서 권장되어야 한다"며 "정보의 공개가 동물실험 업무의 타당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한 재판부는 비임상실험기관이어서 표준작업서가 영업비밀로서 이를 공개하기 어렵다는 서울대병원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해 1월 서울대병원에 정보 공개를 요구했으나 병원측이 이를 거부하자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해 지난 4월 재판이 시작됐다.

박 대표가 공개를 요구한 정보는 서울대병원이 동물실험을 위해서 사용하고 있는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운영규정 △동물실험지침 △표준작업서 △동물실험실사의 기준 목록 △ 동물사용 보고서 등이다.
이에 서울대병원은 "해당 자료들이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되고 공유되는 상황이 되면 일부 과격한 성향의 사람들에게 동물실험 자체에 대한 극단적 반대나 과격한 의사표현 등에 필요한 자료로 사용될 우려가 있어 공개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미국 피츠버그대, 일본 토교대 등 해외 연구기관들이 해당 자료를 상시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번 행정법원의 판결에 대해 동물보호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앞으로 국내 동물실험기관에서도 동물실험 대체(Replacement), 실험동물 수 감소(Reduction), 고통 최소화(Refinement)를 나타내는 3R 동물실험원칙을 지키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소송의 대리인인 서국화 변호사(법무법인 도담)는 "동물실험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라는 첫 판결이고, 표준작업서가 경영상 비밀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해당 정보가 공개될 경우 극단주의자들의 난립으로 업무수행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병원측의 주장 역시 근거없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창길 생명체학대방지포럼 대표는 "이번 행정소송의 판결로 국내 상위권 실험시설의 매뉴얼이 과연 제대로 제정되어 운영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면서 "이번 판결이 우리나라 실험제도 개선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국내 실험시설들은 동물에게 학대를 방지하고 고통을 덜어주며, 동물의 기본적인 복지인 다섯가지 자유를 보장할 수 있도록 국내외 기준이 제대로 반영된 적절한 매뉴얼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woo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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