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잇따른 교사들 성추문에 교육계 '낯을 못들겠네'

(부산ㆍ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 2017-09-01 06:21 송고 | 2017-09-01 06:22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해마다 수 차례씩 불거지던 교사 성추행 파문이 최근 또다시 잇따라 터지면서 교육계가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교육청 단위에서는 이미 성교육과 성폭력 예방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교장과 교감등 관리자 연수를 강화했지만 현장효과는 미미했다.

교사의 성폭력 행위가 있을 때마다 벌어지는 '땜질식 처방'을 두고 일어나는 비판여론은 물론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는지 여부도 의문이 제기된다.

31일 부산 모 사립고등학교 교사 A씨가 학생들 앞에서 성행위를 흉내내거나 성기모양의 나무조각을 들고다니면서 보여준 혐의(공연음란)로 검찰에 송치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23일 학생들 앞에서 바지 안에 휴대전화를 넣어 허리를 흔들면서 성행위를 흉내낸 혐의를 받고있다.

그는 수업시간 전에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바지 속옷 안에 집어넣었다 빼는 행위를 반복하기도 했다.

또 자신이 직접만든 남자 성기모양의 나무조각을 들고다니면서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졸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사용하기 위해서였다는게 그의 주장이었다.

불과 이틀 전인 지난 29일 경남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는 30대 여교사가 자신의 초등학생 제자와 수 차례나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경남지방경찰청은 미성년자의제강간, 미성년자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여교사 B씨를 구속했다고 이날 밝혔다.

B씨는 대범하게도 자신이 근무하는 초등학교 교실과 승용차에서 제자 C군과 성관계를 가지고 문자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얼굴이 드러난 반나체 사진을 찍어 보내기도 했다.

경남교육청은 비난여론이 들끓자 브리핑을 통해 공식사과문을 발표하고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에 따라 (해당 교사를)엄중 징계하겠다"고 말했다.

또 성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설대책기구를 운영하고 사전예방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부산교육청도 사건이 경찰에 접수되고 수사에 착수한지 약 보름이 지나 일선학교에 재직하는 교장과 교감 등 관리자 성폭력예방 연수를 실시했다.

각 일선학교에서 교장과 교감이 교육청에서 받은 연수 내용을 학교 전체 교사들에게 어떻게 전달했는지도 처음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교육청에서 연수를 받은 교장과 교감이 학교 교직원 전체를 상대로 성폭력예방연수 내용을 전달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실제 어떻게 운영하는지는 학교 자율적 운영에 맡겨두었던 셈이다.

학교 일선 현장에서 이뤄지는 성범죄와 성폭력 예방에 대한 관리감독이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것이다. 

부산교육청은 오는 2018년부터 성교육이나 성폭력 예방 연수를 원격으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 근무하는 부산지역의 모든 교사와 교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 교직원들이 항상 성범죄 예방 수칙과 성폭력 발생시 대처해야하는 절차를 상시 볼 수 있도록 리플릿 제작해서 책상 밑에 꽂아두도록 조치하고 내년부터는 원격 성범죄 및 예방수칙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전시성 교육보다 성역할 프레임을 깨는 올바른 성교육이 먼저 시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변신원 한국양성평등교육원 교수는 "교사가 성문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학교장 연수를 받는다는 건 예방교육차원에서 의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학교장이 가지고 있는 성별고정관념이 아주 높기 때문에 무엇을 전달해야하는지 제대로 모른 채 일선 교사들에게 전시성 교육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성교육 시간이 길지도 않아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관점을 충분히 바꿀만큼 전체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하지는 않는다며 "주체자로서 얼마나 역량을 발휘 할 수 있을 만한 연수인지도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변 교수는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성폭력을 모두가 공통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만큼 성 감수성과 인식이 공유되어야 한다"며 "여교사가 초등학생과 성관계를 가진 경우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폭력범죄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성 가치가 혼재된 상황에서 바로 잡아줄 새로운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가진 힘을 아무 의식없이 행했을때 약자에 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예방하는 것은 복잡한 메시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choah4586@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