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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물러나라"…KBS·MBC, 5년만의 '동시 총파업'

내달 4일 동시 총파업 유력…KBS 기자·PD 1130명 제작거부
MBC 노조, 9월 1일 또는 4일 총파업 저울질…4일 유력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주성호 기자 | 2017-08-30 10:39 송고 | 2017-08-30 11:35 최종수정
지난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에서 열린 KBS 기자협회 '고대영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출정식'에서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 © News1 성동훈 기자
지난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에서 열린 KBS 기자협회 '고대영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출정식'에서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 © News1 성동훈 기자

지상파 양대 공영방송인 KBS와 MBC가 오는 9월 초 '동시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에 맞서 언론사들의 파업이 봇물을 이뤘던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MBC의 경우, 총파업일이 미정이지만 내달 4일 KBS와 MBC가 동시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KBS는 기자에 이어 PD까지 제작거부에 나서 총 1130명에 달하는 제작인력이 업무를 중단, 방송 파행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KBS 양대노조, 9월 4일·7일 전면 총파업 돌입

KBS PD협회 회원 660여명은 30일 오전 7시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앞서 제작거부에 돌입한 기자까지 포함하면 총 1130명이 제작거부에 동참했다. KBS 기자협회는 지난 28일 0시부터 야근자 등 모든 주말 당직자가 업무를 중단하고 근무 장소에서 철수했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KBS 기자들은 하루 뒤인 29일 0시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지난 29일 기준으로 서울 기자 295명, 지역 기자 175명 등 총 470명이 동참했다. 

KBS 기자협회는 지난 29일 KBS 대전총국에서 전국기자·촬영기자 협회, KBS기자협회 합동 출정식을 가졌다. KBS 기자협회 관계자는 "KBS기자들이 대전에서 전체 출정식을 갖는 것은 고대영 사장과 더불어 KBS 보도를 망친 주범인 정지환 전 보도국장이 총국장으로 영전한 곳이기 때문"이라며 "대전총국 기자들은 13일째 총국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보직자들도 가세했다. KBS PD 간부 88명은 "29일 오전 6시부터 보직을 사퇴한다"며 "방송적폐에 불과한 고대영 사장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는 도저히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온전히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영방송의 미래를 위해 떨쳐 일어난 선후배 여러분의 앞에 간부 PD들이 당당하게 서겠다"고 밝혔다. 
기자들도 보직사퇴가 잇따르고 있다. 일요진단 김진석 앵커가 제작 거부에 동참하기 위해 지난 27일 방송을 끝으로 하차했다. 김종명 KBS 순천방송국장도 25일 보직을 사퇴하고 제작거부에 동참했다. KBS 30기(14년차) 이상 기자 118명 일동도 고대영 사장의 보직 거부에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는 오는 9월 4일 0시, KBS노동조합(KBS노조)는 7일 0시부터 노조원 전면 총파업를 결의했다. 앞서 양대 노조는 지난해 11월 실시된 투표로 85.5%(투표인원 대비)의 찬성률을 기록, 총파업을 가결한 바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총파업 결의문을 통해 "이번 총파업은 끝장 투쟁이다. 마지막 싸움"이라며 "거짓과 가짜, 억압과 굴종의 9년을 끊어버리는 최후의 결전이다. 승리하기 전에는 우린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MBC 노조, 파업찬성 93.2%..투표율 95.7%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과 김장겸 MBC 사장 등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는 MBC노동조합도 압도적인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6일간 전국 18개 지부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재적인원 1785명 중 1682명이 투표에 참여, 1568명이 파업에 찬성했다.

MBC노조에 따르면 총원대비 투표율은 95.7%이며, 투표인원 대비 찬성률은 93.2%에 달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총파업 투표 찬성률은 노동조합 역사상 최고 기록"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 파업 당시에는 찬성률 72.7%, 2011년에는 71.2%, 2016년에는 85.42%를 기록했다.

지난 24일 오전 사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 조합원들이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는 총파업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 News1 성동훈 기자
지난 24일 오전 사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 조합원들이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는 총파업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 News1 성동훈 기자

MBC노조는 9월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MBC 총파업은 2012년 이후 5년만이다. 노조 측은 현재 총파업 일정을 9월 1일과 4일을 놓고 저울질 중인데 4일이 유력한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30일 상암사옥에서 총파업 투표 관련한 사항을 공식 발표하면서 일정도 공개할 예정"이라며 "방송 파행은 제작 종사자들에게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이번 파업은 전례없이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진이 소속 기자들의 성향과 회사 충성도 등에 따라 등급을 매긴 이른바 'MBC판 블랙리스트'가 도화선이 됐다. 

지난 9일 MBC 영상기자회가 가장 먼저 현장 출입처 취재를 거부한다고 성명을 발표했으며 보도국 소속기자 80여명도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주요 예능프로그램과 라디오방송 PD들도 잇따라 제작거부에 동참하면서 방송 결방이 불가피하게 됐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제작거부에 동참한 조합원은 300명 이상이다.

MBC 사측은 투표가 진행 중이던 전날 오후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입장문에서 "이번 파업은 사실상 정치권력이 주도하는 파업"이라며 파업 결의 중단을 촉구했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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