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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 이란은 최종예선에서 단 1실점도 없었다

이란, 6승2무 8골0실점… 한국은 11골10실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7-08-24 10:05 송고 | 2017-08-24 11:36 최종수정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이란 축구대표팀은 철저한 실리축구를 구사한다. 그들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아직까지 실점이 없다.  © News1 박정호 기자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이란 축구대표팀은 철저한 실리축구를 구사한다. 그들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아직까지 실점이 없다.  © News1 박정호 기자

한동안 침체됐던 축구대표팀 분위기가 제법 밝아졌다. 신태용 신임 감독이 부임하고 신구가 조화된 새로운 대표팀이 꾸려지면서 가라앉아 있던 공기가 많이 따뜻해진 모양새다. 21일부터 파주NFC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집훈련을 지켜보면, 대표팀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는 느낌이 충분히 전해진다.

고무적인 일이다. 가까운 기억 속에 축구대표팀이 신바람을 낸 적이 없었다. 전임 감독은 쫓겨나듯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선수단 내부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성적이 나빴는데 분위기가 좋았을 리 없다.

'이러다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는 것 아냐?'라는 불안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마지막 남은 2경기 상대가 A조에서 가장 강하다는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이니 호들갑은 아니었다. 대표팀  분위기는 어두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새 선장과 함께 최소 '의기소침'은 벗어난 모양새다. 다시 해보자는 흐름이고 나아가 할 수 있다는 의욕도 생기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다른 측면에서의 조절도 필요하다. 마냥 '잘 될거야'도 위험하다. 초를 치자는 의도가 아니다. 자신감은 갖되 단 1%의 자만심은 절대 없어야할 때다. 우리가 상대할 이란은, 강팀이다.

오는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한국과 이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은 양 팀 간의 통산 30번째 A매치다. 지금까지 맞대결 전적은 9승7무13패, 이란의 우위다. 한국이 아시아 국가에게 밀리고 있다. 과거에는 나름 팽팽했다. 그런데 최근 격차가 벌어졌다. 

한국이 이란에게 마지막으로 승리한 경기는 지난 2011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8강에서 윤빛가람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던 것이다. 그 뒤로는 4연패 중이다. 지난해 10월 테헤란에서 펼쳐진 최종예선을 포함, 모두 스코어는 0-1이었다. 박빙이었으나 이란이 2% 앞섰다는 뜻이다. 매번 한국은 '잘 싸웠으나 졌다'로 끝났지만 이란은 잘 싸우고 결과도 챙겼다.

이란은 경제적인 축구, 실리축구에 능하다. 특히 케이로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란은 더더욱 그렇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막강화력의 아르헨티나까지도 쩔쩔매게 만들었던 조직력은 케이로스 감독의 기본 철학이다.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이란의 색채는 다르지 않다. 8차전까지 6승2무 무패행진을 달리며 승점 20점을 확보, 러시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내용에 눈길이 간다. 이란은 8경기에서 딱 8골을 넣었다. 중요한 것은 실점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객관적 열세를 인정하고 웅크려 있던 약체 중국과 시리아만 이란과 0-0으로 비겼을 뿐 다른 나라들은 0-1, 0-2 패배를 받아들여야했다.

이란은 자신들이 1골만 넣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팀이다. 앞서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침대축구'를 포함해 이기는 결과로 경기를 끝내는 방법도 잘 알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란에게는 절대 선제골을 내주면 안 된다"고 말한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란전은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한 경기다. 이기는 조건은 간단하다. '상대보다 더 많은 골'을 넣어야한다. 아주 단순해 보이는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게 녹록지 않다. 이란은 최종예선에서 1실점도 없었다. 반면 한국은 4승1무3패라는 성적을 쌓는 동안 10골이나 허용했다. 카타르와 함께 최다실점 불명예다.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은 채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이란을 상대로 반드시 골을 넣고 가급적 실점하지 않는 내용으로 꺾어야하는 신태용호다. 다시 환기시켜야할 때다. 꽤 어려운 상대와의 대결이 다가오고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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