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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묘비가 표적이냐"… 수십발 총탄 흔적에 유족 분노

(화천=뉴스1) 홍성우 기자 | 2017-08-23 10:17 송고 | 2017-08-23 10:48 최종수정
최근 강원 화천지역 모 부대 사격장 인근에 있는 묘비에 수십발의 총탄 흔적이 발견됐다. © News1 홍성우 기자
최근 강원 화천지역 모 부대 사격장 인근에 있는 묘비에 수십발의 총탄 흔적이 발견됐다. © News1 홍성우 기자
최근 강원 화천지역 군부대 사격장 인근에서 조상을 모신 묘비에 수 십 발의 총탄흔적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가로 45cm, 세로 90cm의 묘비에는 모두 16발의 총을 맞은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묘비와 사격장 거리는 직선거리로 약 400m. 개인화기 K2의 유효 사거리 460m 반경 내에 위치하고 있어 사격장에서 총알이 날아 왔을 가능성이 높다.
     
묘비의 총탄 흔적을 처음 발견한 주민 이정춘씨(57)는 “약 4~5년 전쯤 이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딱 보는 순간 ‘누가 총을 쐈나’라고 생각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상석엔 총탄 흔적이 없고 묘비에만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조준사격 가능성이 높다”며 “이 같은 짓은 고인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빨간색 동그라미가 묘비가 있는 곳으로 추측되는 곳이다 © News1 홍성우 기자
빨간색 동그라미가 묘비가 있는 곳으로 추측되는 곳이다 © News1 홍성우 기자
  
실제 인근 사격장을 찾아 확인해 본 결과 사격장에서는 숲이 우거져 묘비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7사로와 8사로 사격위치에서는 총구 각도를 살짝만 틀어도 묘비쪽을 향했다.
     
부대 관계자는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과 겨울엔 묘비가 보일 수도 있지만 조준사격보단 묘비 방향으로 도비탄이 날아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총탄 흔적 묘비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부대는 ‘유족들에게 깊은 유감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인근에 사는 묘 주인을 찾아 ‘총탄 흔적 묘비’를 확인시켜 주고 교체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부대 관계자가 묘 주인을 찾아 총탄 흔적 묘비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부대는 묘를 교체해 주기로 했다. © News1 홍성우 기자
부대 관계자가 묘 주인을 찾아 총탄 흔적 묘비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부대는 묘를 교체해 주기로 했다. © News1 홍성우 기자
묘비 주인 김모씨(87)씨는 고령으로 몸이 불편해 그 동안 할머니 묘 관리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8명이 사격을 할 수 있는 규모의 사격장은 현재 묘비쪽과 가까운 7사로와 8사로가 폐쇄됐고 총알이 묘비쪽으로 날아가지 못하도록 방음벽이 설치돼 있다.
     
군 부대 관계자는 “민원이 발생해 지난해 8월 방음벽 설치와 7,8사로와 250m 표적 폐쇄 등의 조치를 했다”면서 “현재는 도비탄 우려가 없다"고 말했다.
     
도비탄 우려가 없다고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사격장으로부터 무방비 노출돼 있어 불안에 떨고 있다.
     
묘 주변에서 장뇌삼을 재배하는 김모씨(42)는 “방음벽이 설치됐지만 언제 이곳으로 총알이 튈지 몰라 불안하다”며 “인부들이 무서워 이곳으로 일하러 오는 것을 꺼려 한다”고 토로했다.
부대 관계자가 총탄 흔적 묘비에서 사격장 위치를 가리키고 있다. © News1 홍성우 기자
부대 관계자가 총탄 흔적 묘비에서 사격장 위치를 가리키고 있다. © News1 홍성우 기자



hsw012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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