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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매각 '강수' 둔 이해진…"나는 총수가 아니다" 의지 표명

이틀 연속 블록딜 시도해 800억원 규모 지분 매각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2017-08-23 09:20 송고 | 2017-08-23 11:30 최종수정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 News1 박재만 인턴기자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 News1 박재만 인턴기자

네이버의 창업자인 이해진 전 이사회 의장이 이틀 연속 시도 끝에 800억원에 달하는 지분을 매각하는데 성공하면서 본인이 네이버의 총수가 아니라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이 전 의장의 지분이 적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소유지분이 아닌 지배력 여부를 보고 총수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나마 갖고 있던 지분을 더 팔아 본인이 네이버의 총수가 아니라는 것을 더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언제든 추가 매도에 나설 수도 있다는 메시지도 함께 전달한 것이다. 

네이버는 23일 이 전 의장이 보유주식 11만주(0.33%)를 주당 74만3990원에 시간외매매(블록딜)로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일 종가(76만7000원) 대비 3% 할인된 가격으로 총 처분 규모는 818억3890만원이다. 이로써 이 전 의장의 지분은 기존 4.74%에서 4.31%로 감소했다.

관련 업계에선 이 전 의장의 갑작스러운 지분 매각에 대해 공정위의 준대기업집단 공시 외에는 다른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의장은 지난 2009년 이후, NHN엔터테인먼트와의 분할 등을 겪으면서도 줄곧 4%의 지분을 유지해왔다.

네이버 역시 "창업자 개인의 일이지만, 신사업 투자와는 큰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만큼, 공정위의 총수 지정 외에는 별다른 이슈가 없는 상황이다. 

사실 이 전 의장은 지난 2002년 코스닥 상장 당시에도 보유 지분이 8%에 불과했다. 공동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이준호 NHN엔터 의장 등 우호지분을 더하면 25%의 지분을 끌어모을 수 있었지만 본인 지분 비율은 높지 않았다.

그리고 새롬기술에 지분 매각 등을 거쳐 지난 2009년부터 4%대의 낮은 보유 지분율을 줄곧 유지해왔다. 지분이 낮아 경영권이 위태로울 것이라는 지적에도 지분을 늘리지 않았다.  

특히 이 전 의장은 지난해 7월 라인 상장 간담회 당시에도 "돈으로 지분율을 높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제가 일을 열심히 해서 경영권을 지키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이라고 밝혀 여러차례 본인이 총수가 아님을 강조한 바 있다.

이미 지난 3월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도 물러난 만큼, 본인이 네이버의 총수가 아니라는 매세지를 전달하기 위한 의지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총수가 한국식 재벌의 부정적 이미지를 상당부분 담고 있는 만큼, 본인이 극도로 총수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것을 우려했던 것 같다"며 "이틀 연속 블록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 역시 일부 지분이라도 매각해, 총수 지정을 피해보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lsh5998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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