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여름이 싫어요"…휴가철 늘어나는 유기동물들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17-08-23 10:40 송고
지난달 30일 경기도 안성시 사설 유기견 보호소에 살고 있는 개들의 모습.2017.7.30/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지난달 30일 경기도 안성시 사설 유기견 보호소에 살고 있는 개들의 모습.2017.7.30/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8월 초 휴가를 맞아 강원도로 여행을 갔던 이은솔씨(29·서울 동작구)는 거리를 떠돌던 개들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처음엔 인근 식당에서 키우는 개라고 생각했지만 하루 종일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개는 며칠 뒤 유기동물보호소로 옮겨졌다.     
이처럼 한때는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했을 반려동물들이 휴가철 유기동물로 전락하고 있다.    

23일 유기동물 통계사이트 포인핸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현재(22일 기준)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유기동물은 총 6만3132마리다. 이 가운데 6월 9728마리, 7월 1만1042마리, 8월 7376마리(22일 현재)로 유기동물의 약 45%가 여름에 발생했다.    

유기동물이 여름에 집중 발생하는 현상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유기동물 총 8만9732마리 중 29.9%(2만6894마리)가 6~8월에 집중됐다.     

문제는 이런 유기동물들이 가족을 찾지 못하고 죽음을 맞는 것이다. 이렇게 버려진 동물들은 거리에서 붙잡혀 유기동물보호소에 입소한 뒤 공고기간(10일·서울은 15일)을 거친다. 이 기간이 지나면 보호소 측은 안락사를 시켜도 문제가 없다. 실제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9.9%의 유기동물이 안락사 당했고 25%는 자연사했다. 원 보호자를 찾은 유기동물은 15.2%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유기동물이 주로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 힘들다고 느낀 보호자들이 휴가 때 여행을 가면서 버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많은 유기동물들이 시외 도로나 피서지에서 발견된다.     

박소연 케어 대표는 "사람들이 장기간 집을 비우는 여름휴가철과 명절을 전후로 유기동물이 많이 발생한다"며 "유기뿐만 아니라 함께 여행을 갔다가 목줄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문이 갑자기 열리는 사고로 잃어버리는 동물들도 많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일반적으로 보면 동물과잉번식이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는 누구나 헐값 또는 무료로 동물을 데리고 와 키울 수 있다"며 "책임감 있게 키울 수 있는 교육시스템도 마련돼 있지 않고, 동물을 유기했을 경우 처벌 수위도 낮아 문제해결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소유한 동물을 의도적으로 유기했을 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학대행위에 대해서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 대표는 "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과태료가 오르긴 하지만 유기동물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과태료가 아닌 벌금으로 변경해야 한다"면서 "유기도 동물학대인데 과태료를 부과하는 건 너무 약한 처벌"이라고 덧붙였다.


lgirim@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