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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걸어 당당하게 돌아온 권경원의 금의환향

(파주=뉴스1) 임성일 기자 | 2017-08-22 06:00 송고
축구국가대표 권경원이 21일 경기 파주시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국가대표 소집훈련을 하고 있다. 2017.8.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축구국가대표 권경원이 21일 경기 파주시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국가대표 소집훈련을 하고 있다. 2017.8.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월드컵 9회 연속 진출의 분수령이 될 이란(31일/홈), 우즈베키스탄(9월5일/원정)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 10차전을 앞두고 소집된 인원은 총 26명. 이들의 어깨에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비중의 경기가 다가오고 있다.

21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하던 베테랑 미드필더 염기훈(수원 삼성)은 "그럴 리 없겠지만, 만약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면 K리그는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말로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그만큼 부담스러운 일전이다.

이 중요한 경기에 신태용 감독은 2명의 '풋내기'를 발탁했다. 1명은 현재 K리그에서 가장 '핫한' 중앙수비수인 김민재(전북 현대)고 또 하나는 중국 톈진 취안젠 소속의 권경원이다. 김민재는 신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 때 선발해본 경험이 있다. 하지만 권경원은 그런 연마저도 없다. 완전 최초발탁이다. 그러나 이미 일각에서는 "진즉에 대표팀에 불러들여 봤어야할 인물"이라는 평가가 따랐던 선수다.

지난 2015년, 전북현대의 신인 권경원이 UAE 알 아흘리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해도 반응은 대단치 않았다. 그런데 곧바로 팀의 주전을 꿰차더니 그해 ACL 베스트11에 선정될 정도로 빼어난 활약상을 선보였다. 그리고 권경원은 2017 시즌을 앞두고 중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이탈리아의 명수비수 출신 칸나바로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톈진은 그의 이적료로 130억원을 책정했다. 이는 손흥민이 2015년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할 때 받은 380억원에 이은 한국인 역대 이적료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외부에서는 그만큼 가치를 인정받았는데 정작 한국 대표팀은 이번이 최초발탁이다.

21일 파주NFC에서 만난 권경원에게 소감을 묻자 "묵묵히 내가 해야 할 일을 한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는 어른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떠날 때 조용했던 분위기를 생각하면, 이쯤이면 분명 금의환향이다.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권경원은 겸손했다.

그는 "다양한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묵묵히 팀을 위해 뛰는 스타일인데 그것을 신태용 감독님이 잘 봐주신 것 같다"면서 "처음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기뻤다. 열심히 뛰다보면 은퇴하기 전까지는 (대표팀)기회가 오지 않겠는가 싶었는데 빨리 찾아왔다. 벅찬 감정이 들었다"는 말로 신인다운 소감을 피력했다.

나아가 "ACL 때 대표팀 형들과 붙어보면서 아직 나는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자신을 낮췄다. 그러나 자신감과 배짱은 겸손함과 다른 쪽에 붙어 있었다.

권경원은 "지금까지 대표팀은, 간절히 잡고 싶었지만 잘 잡히지 않던 존재였다. 이번에 드디어 기회가 왔다. 제대로 잡고 싶다"는 말로 다부진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이어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꾸준하게 경기에 출전하고 있을 때 뽑혔기 때문에 나도 경기력은 나쁘지 않다"는 말로 에둘러 자신감을 피력했다.

세계적인 스타 출신 칸나바로 감독으로부터 "(팀에서)하던 대로 하고 오라"는 덕담을 들었다는 권경원은 "처음 전북을 떠날 때에 비하면 확실히 경험이 는 것 같다"며 초짜 같지 않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확인될 길이 없는 '수비수들의 중국화 논란'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에서 가장 잘하는 수비수들이 많은 돈을 받고 중국에 가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중국행을 택했다"며 다부진 소신도 전했다.

불과 2년 사이 많은 것이 달라졌다. 수줍은 듯 말하고 겸손하게 파주의 땅을 디뎠으니 속에는 뜨거움이 느껴졌다. 뚜벅뚜벅 걸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그의 금의환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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