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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신태용 "하고 싶은 축구 잠시 접고, 일단 이란 잡는다"

(파주=뉴스1) 임성일 기자 | 2017-08-21 17:13 송고 | 2017-08-21 17:50 최종수정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1일 경기 파주시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과 관련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7.8.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1일 경기 파주시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과 관련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7.8.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월드컵 9회 연속 진출을 위한 중요한 분수령이 될 31일 이란, 9월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 10차전을 준비하는 축구대표팀이 21일 오후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완성체는 아니다. 선발된 26명 중 이날 짐을 푼 선수들은 조기소집이 가능했던 K리그 11명과 중국리그 4명 그리고 중동의 남태희 등 총 16명이다. 전부가 함께 하지는 못하나 적은 숫자는 아니고, 신태용호의 첫 단추라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이날 오후 4시 마련된 소집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태용 감독 역시 "라운드를 연기해준 K리그의 배려 덕분에 조기소집이 가능해졌다. 모든 선수들이 다 모일 수는 없으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알차게 활용해야한다"고 전한 뒤 "솔직히 말하면 지금껏 이란에게 진 빚을 시원하게 갚고 싶다. 하지만 내 욕심은 잠시 접겠다. 반드시 이길 것"이라는 말로 현실적으로 접근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다음은 신태용 감독과의 일문일답.

- 소집훈련이 시작됐다. 시간을 어떻게 쓰겠나.
▶ 선수들이 다 모이는 것은 아니기에 완벽하게 효과를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K리그의 희생 덕분에 마련된 자리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이 선수들과 함께 최대한 호흡을 맞추면서 조직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수비라인을 꾸릴 선수들은 거의 다 모여서 훈련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 훈련부터 수비 조직력을 높이는데 중점을 둘 것이고, 앞으로 훈련도 그럴 것이다.
- 이란전에 승부를 걸어야하는데, 최근 4연패 중이다.
▶ 솔직히 월드컵 최종예선이 아니라 그냥 평가전이라면, 그간의 수모를 날릴 수 있는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과 중요성을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나도 선수 시절 이란에게 당한 게 있다. 되갚고 싶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축구는 자제할 것이다. 큰 스코어로 꺾는 것보다는 어떻게든 이겨서 본선에 나가는 게 우선이다. 내 욕심은 잠시 접겠다. 꼭 이기고 싶다.

- 베테랑 선수들이 들어오면서부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 베테랑들이 팀에 줄 수 있는 긍정적 효과 중 하나다. 그런 생각들이 소집이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런 자세를 가지고 있다가 경기를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 흔들리거나 좌절하고 섭섭한 마음이 생기면 곤란하다. 처음에 품은 생각으로 끝까지 일심동체가 됐으면 한다.

- 특히 이동국은 최근 대표팀의 희생이 부족하다는 말을 했다.
▶그런 이야기를 정말 했다면 감독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 사실 우리 선수들을 보면, 자신이 가장 잘하는 줄 안다. 하지만 감독이 보는 것은 다르고 그 개인의 그날그날 컨디션도 다른 법이다. 자기는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전체 포지션에 섞였을 때는 다른 효과가 나올 수 있다. 팀은 그런 것을 다 고려해서 운영되어야한다. 이동국이 희생정신을 이야기했다면 고마운 일이다. 최고참부터 그런 자세를 갖고 있으면 '원팀'이 될 수 있다.

-연령별 대표팀과 비교해 A팀 선수들을 뽑아보니 어떤가.
▶국가대표 감독이 된 후 선수들을 뽑을 때가 가장 마음이 편했다. 사실 올림픽이나 U-20 월드컵 때는 한정된 자원 안에서 선발해야했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도 뽑아야했다. 그러나 A팀은 다르다. 최고의 선수들을 발탁할 수 있다. 지난 2014년에 임시 감독을 맡았을 때도 경험해본 적이 있다. 대표 선수들은 감독이 원하는 바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인다. 이번에도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마음이 편하다.

-뽑은 공격수 이동국-김신욱-황희찬의 컨디션이 다 좋다.
▶셋의 스타일이 각각 다르다. 똑같은 스타일의 선수들을 뽑으면 옵션이 하나로 그치지만 다른 스타일을 뽑아놓으면 옵션이 둘 셋으로 늘어난다. 그런 것을 감안해서 뽑았다. 이동국과 김신욱은 오늘부터 훈련하면서 파악할 것이다. 황희찬은 28일부터 합류하는데, 그때 어느 정도 보여줄지 기대된다.

-손흥민이나 권창훈 등 유럽파들이 잘하고 있다.
▶ 분명 좋은 컨디션이다. 다가오는 주말 경기까지 부상 없이 뛰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들이 팀에 들어온다고 무조건 경기에 나가는 것은 아니다. 냉정하게 유럽파와 국내파를 비교한 뒤 31일 당일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는 선수가 경기에 출전할 것이다. 이번에 소집된 26명은 모두 존중하고 내가 좋아하는 선수들이다. 선발 라인업이 만들어질 때까지 색안경을 벗고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지켜볼 것이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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