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하이브리드 주행© News1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와 미세먼지 논란 이후 자동차 시장에서 여전히 높은 연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하이브리드 모델과 같은 친환경차 판매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연비에서 장점을 갖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중형, 준대형 세단까지 라인업을 늘리면서 중장거리 출퇴근용으로 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8개월만에 누적 10만대를 돌파하며 '국민차' 반열 오른 그랜저의 돌풍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뒷받침이 있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올 들어 7월까지 8147대가 판매되며 현대차 하이브리드 모델 중 최다 판매 차종에 올랐다. 이런 판매 추세라면 올해 판매 목표인 1만대는 가뿐하게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앞서 출시된 기아차의 K7 하이브리드와 동력 계통을 공유한다. K7은 중후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주행성능을 보여주지만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조금 더 역동적인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성능을 체험하기 위해 서울에서 군산을 왕복하는 500㎞ 구간을 시승했다. 고속도로 주행이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정체 구간도 많아 가속성과 정숙성, 연비 등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K7과 심장 같지만 성격은 제각각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K7 하이브리드와 엔진 등 동력 계통을 공유한다. 최고출력 159마력을 내는 2.4리터 세타2 엔진과 38마력을 내는 전기모터가 장착된 결과 리터당 16.2㎞의 공연연비를 자랑한다.  공인연비만 놓고 보면 경차인 모닝(리터당 14.7~16.0㎞)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공기 저항이 강해지는 고속주행 등 다양한 주행조건에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과 라디에이터 사이 내부에 위치한 플랩을 조절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액티브 에어플랩'이 K7과 동일하게 적용됐다.

K7과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차별화 되는 부분은 현대 스마트센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현대차의 반자율주행 시스템인 '현대 스마트센스'을 모든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다.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 부주의 운전 경보 시스템 등이 탑재됐다.

하이브리드 모델이라고 가솔린 모델과 외관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차량 후면부에 하이브리드 엠블럼과 전용 17인치 에어로 다이내믹 알로이 휠 정도가 외관상의 차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솔린 모델과 디자인 차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소비자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는 것이 현대차측의 설명이다.

내장에서도 소소한 차별화 포인트를 뒀다. 스티어링휠 앞쪽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전용 클러스터는 가솔린, 디젤 모델과 다른 디자인을 채택했다. 차문 안쪽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전용 리얼 코르크 가니쉬로 엔틱한 느낌과 친환경성을 부각했다.

◇고속주행시에도 동승자 속삭임까지 들려

그랜저는 6세대로 넘어오면서 과거 보수적이고 중후한 느낌을 버리고 젊고 감각적인 디자인과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하이브리드 모델에도 이어져 조금 더 잦은 엔진 개입으로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고속주행에서도 작은 목소리로 옆사람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정숙성을 유지했다. EV 모드는 물론 엔진이 개입하는 시점에서도 실내 정숙을 유지한다. 고속 주행시 노면음이 살짝 올라오긴 하지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풍절음 차단도 높은 수준이다.

현대 스마트센서의 운전 보조기능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운전중 다소 부주의한 상황에서도 차선을 유지하도록 스티어링 조향을 보조하면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작동시에는 정체구간에서도 앞차와의 차간 거리를 적절하게 유지해준다.

이날 시승에서는 주로 고속도로 주행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급가속을 반복한 터라 리터당 연비는 리터당 12.5㎞를 기록했다. 충분히 연비 운전을 한다면 공인연비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3683만~4113만원이다.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받으면 3540만~397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종전 모델과 비교할 때 26만원 정도 인하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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