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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들은 '거리'로 대화를 한다

[펫스쿨] 동물들의 기본 대화법①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2017-08-20 09:00 송고
알파카의 번식 할때 접촉.© News1
알파카의 번식 할때 접촉.© News1

사람들이 망각하기 쉬운 ‘거리의 대화’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일반적인 생각으로 반려견들의 대화법을 생각 해 볼 때 짖음, 또는 끙끙대는 소리로 생각하기 쉽다. 조금 진보한 생각은 보디랭귀지 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 전에 반려견들은 ‘거리’로 대화를 한다. 일반적이지 않은 생각이지만 틀림없이 개들은 거리로 대화를 시도한다. 개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들이 그렇다고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말로 하는 대화법을 사용하면서 이외의 대화법을 상실해 왔는데,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지만 은연중 대화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도 한다. 싫어하는 상황에서는 시선을 피하던지, 고개를 돌린다든지, 좋아하는 것엔 시선을 계속 응시하던지 행동을 한다. 즉 정신적인 거리감이 다름을 의미한다.

학자들 중에는 사람들 간의 거리와 시선처리가 대화의 80%정도를 차지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연인 사이의 남녀관계는 비언어적으로 표현을 하며 소통하는 걸 볼 수 있다. 꼭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둘 만의 커뮤니케이션이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뿐 아니라 모든 동물사이에서도 통하는 공통된 언어가 거리에 있다.

동물들은 기본적으로 접촉(몸이 스치는 가까운 거리를 유지할 때)을 할 때에는 부모자식 관계이거나 싸움, 번식을 할 때 밖에 없다. 예외적으로 반려견들은 싸움이 막 일어나기 직전에 싸움을 말리는 행동을 하는 ‘컷 오프 시그널’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싸움이 일어나 한쪽이 지는 상황이 벌어지면 모두 달려들어 약한 상대를 같이 공격해 빨리 싸움이 끝나게 하여 평화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 외엔 추울 때를 제외하고는 동물들은 서로 접촉을 하는 일은 없다.

동물들이 다투는 상황을 보면 대개 거리관계 설정에 실패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겁이 많은 강아지에게 너무 많이 다가갔을 때 달려들어 무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동물이든 적정한 거리를 유지해주면 적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사람에게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동물들은 신뢰관계가 만들어 진 것으로 그 만큼 거리관계가 가까워졌다고 보면 된다.



거리의 종류는 다양한데 물리적인 거리, 몸의 방향, 시선, 냄새 등도 포함된다. 냄새로 거리를 좁히는 방법으로는 입양을 데려 오기 전부터 체취가 묻어 있는 수건을 한 동안 맡게 해준 다음 입양을 진행하게 되면 많이 반가워하는 강아지가 되는데 그 이유는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혹은 익숙한 냄새에 반가워하는 것으로 거리를 좁힌 것이다.

그리고 동물들은 움직이는 속도에 크게 반응하는데 빠르게 움직이는 것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거리로 느끼고, 천천히 움직이는 것에 대해서는 공격적이지 않다는 인상을 받는다.

움직이는 방향, 또는 행동에 따라서도 정신적인 거리는 달라질 수 있다. 방향이 반려견에게 직선이면 왠지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고, 겁이 많은 반려견은 겁을 먹을 수 있다. 그리고 행동이나 제스처가 클 때도 같은 반응을 야기할 수 있다.

멀지만 부담되는 시선과 방향.© News1
멀지만 부담되는 시선과 방향.© News1
가깝지만 부담없는 시선과 방향.© News1
가깝지만 부담없는 시선과 방향.© News1

또 사람이 미소 짖는 모습으로 강아지들에게 다가가는 것도 미소를 학습하지 않은 야생견들에게는 공격신호가 되어 달려들 수도 있다. 개들끼리는 서로 미소 짖거나 쓰다듬는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흔히들 실수하는 행동으로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성큼 성큼 다가가서 허리를 숙여 강아지를 만지는 경우이다. 처음 보는 반려견에게 다가갈 때에는 옆으로 거리를 좁혀 가거나 손을 내밀어 냄새정보를 주면서 천천히 다가가는 방식으로 거리를 유지하는 게 정석이다.

이처럼 동물들은 보디랭귀지 이전에 거리로 대화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심리적, 정신적인 측면을 배려하여 거리의 대화를 시도한다면 더 빠른 시간 안에 동물과 신뢰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한준우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애완동물학부 교수. (네발 달린 친구들 클리커 트레이닝 대표, 딩고(DINGO) 코리아 대표,,알파카월드 동물행동심리연구센터 지도교수)©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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