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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학로 대표 상업극 '김수로 프로젝트' 결국 쓰러졌다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지난 3일 '회생절차' 신청 뒤늦게 알려져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7-08-18 10:41 송고 | 2017-08-18 15:03 최종수정
김수로 프로젝트 4탄 '이기동 체육관' 포스터. 영화배우 김수로(오른쪽) © News1
김수로 프로젝트 4탄 '이기동 체육관' 포스터. 영화배우 김수로(오른쪽) © News1

'김수로 프로젝트'라는 타이틀을 단 대학로 상업극을 제작해 온 아시아브릿지컨텐츠(대표 최진, 이하 아브컨)가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런 사실은 법원이 회생신청을 받아들여 채권자들에게 포괄적금지명령을 통지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공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11부(재판장 김상규 판사)는 아시아브릿지컨텐츠의 회생(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 7일 '포괄적 금지명령'을 공고했다. 포괄적 금지명령이란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압류하는 등 강제집행을 금지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파산신청과 달리 개인이나 기업이 다시 일어서 채무를 갚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아브컨은 영화배우 김수로의 이름을 딴 공연사업인 '김수로 프로젝트'가 성공하자 교육·음식료·해외사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세를 늘리다가 90억 원의 부채를 이기지 못해 회생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대국민서비스'를 보면 채권자는 기업은행 외 115명인데 이중 상당수가 공연에 출연했던 배우들이다. 채권자 명단에는 최근작인 '광염소나타', '데스트랩' 출연진과 스태프들 등의 이름이 빠져 있는 상태여서 채무액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수로 프로젝트는 연극, 음악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며 20여 편을 제작해 대학로 상업극의 큰 축을 담당했다. 2011년 10월 개막한 김수로프로젝트 1탄인 연극 '발칙한 로맨스'부터 연극 '택시드리벌' '친정엄마' '이기동체육관' 뮤지컬 '곤 투모로우' '고래고래' '커피프린스1호점' 음악극 '유럽블로그' '밀당의 탄생' 등에 이어 지난 3월 김수로가 직접 출연한 연극 '밑바닥에서'까지 이어졌다.

공연 관계자와 법조계에선 무리한 사업 확장이 회생신청의 주된 요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수로프로젝트는 세월호 참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로 공연시장 전체가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도 공격적으로 작품을 발표했다. 아브컨은 2015년부터 매년 평균 10회 공연을 올렸으며, 대학로 배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출연료가 높은 연예인 등을 대거 투입하기도 했다.

아브컨은 이 과정에서 소극장에 맞춰 기획된 작품을 중·대극장으로 옮겨 발표했다. 아브컨은 객석수를 확보하는데 성공했으나 작품의 질이 떨어지자 관객이 찾지 않아서 공연을 올릴수록 적자가 늘어났다. 공연계 한 관계자는 "아브컨은 손실이 나자 일명 '돌려막기'로 부채를 메우고자 했다"고 전했다.

'돌려막기'는 배우나 스태프들이 몇 개월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출연료와 임금을 받는 것을 뜻한다. 공연계의 고질적인 관행인 '돌려막기'는 비단 아브컨만의 문제가 아니며 공연계 종사자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제도 개선이 시급한 상태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아브컨은 보유하고 있는 공연 21개 판권을 해외에 수출해 자금흐름을 개선하고 보유 콘텐츠를 통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벌여 추가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법원은 곧 대표자 심문을 벌여 회사의 현황을 조사할 계획이며, 회생 인가까지는 최소 6개월이 걸릴 예정이다.

아시아브릿지컨텐츠가 제작한 김수로프로젝트 공연들 © News1
아시아브릿지컨텐츠가 제작한 김수로프로젝트 공연들 © News1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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