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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젠, 美브로드연구소 제치고 몬산토에 '유전자가위' 수출

김종문 대표 "우리 기술 인정받았다"
옥수수·콩 등 농작물 품종개량에 활용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2017-08-17 11:18 송고
김종문 툴젠 대표. /뉴스1 © News1
김종문 툴젠 대표. /뉴스1 © News1


국내 바이오벤처 툴젠(대표 김종문)이 세계 최대 종자기업 미국 몬산토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 특허기술을 수출한다. 미국 브로드 연구소가 개발한 유전자가위 기술과의 수출 경쟁에서 국산 기술이 채택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17일 김종문 툴젠 대표이사는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15일(현지시간) 밤, 툴젠의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세계적인 대량생산 종자기업 몬산토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우리 기술이 다른 미국 기술 후보보다 더 좋은 결과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유전자교정 기술의 핵심도구로 세포 내 특정 유전정보를 선택적으로 교정할 수 있어 생명 과학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희귀난치병 치료뿐 아니라 동식물 육종에 이르기까지 적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 특히 농업 분야에서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품종개발을 가능케 해 미래 먹거리 사업의 주요 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전자가위는 1세대 징크핑거, 2세대 탈렌(TALEN)을 거쳐 현재 3세대 크리스퍼(CRISPR Cas9) 기술이 주류를 이룬다. 툴젠이 개발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살아있는 세포에서 유전체 특정 위치를 잘라 유전정보를 교정하는 바이오 기술이다.

이러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툴젠을 포함해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하버드대학교가 공동설립한 브로드연구소 그리고 UC버클리대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브로드연구소의 기술은 올 초 몬산토에 수출된 바 있지만 원천기술이 아닌 주변기술만 해당된 것이다. 이번에 툴젠이 수출한 것은 원천기술로 종자의 상품화까지 아우를 수 있어 상당한 수익모델이 기대된다.

특히 브로드연구소와의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몬산토는 수입 원천기술을 선택하기 위해 약 1년반동안 브로드연구소 기술과 툴젠의 기술을 비교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몬산토는 현재 전세계 종자시장의 43%를 점유하고 있는 최대 농업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규모는 150억달러(약 18조원)에 달한다. 세계시장에서 소비하고 있는 곡물 품종 중 40% 이상이 몬산토가 개발했거나 보유하고 있는 종자특허다.

몬산토는 이번 계약에 따라 툴젠에 선급금 및 식물 종자 개발에 대한 단계별 마일스톤(수수료),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지급하게 된다. 금액 규모는 양사 합의에 따라 비공개이다. 몬산토는 툴젠의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옥수수와 콩, 면화 등 주요 작물의 품종 개량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종문 대표는 "앞으로 툴젠의 유전자가위 기술 도입으로 양질의 먹거리가 생산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몬산토뿐 아니라 여러 글로벌 파트너들과도 협력해 기술 경쟁력을 키워 나가겠다"고 전했다.

툴젠은 현재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손과 발 근육이 위축되는 유전자 변이 희귀질환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와 '혈우병 유전자교형 치료제' 등도 개발 중이다.

한편 툴젠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특허는 현재 미국, 유럽, 일본을 비롯한 세계 10개국에 출원돼 심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호주에는 지난해 등록됐다.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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