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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하루 32명 죽인' 경찰에 "좋다…매일 이랬으면"

'취임 이래 최대' 유혈 단속에 칭찬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17-08-16 21:59 송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 AFP=뉴스1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 AFP=뉴스1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하룻밤 새 32명의 마약 용의자를 사살한 현지 경찰 작전을 치켜세웠다.

AFP통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16일 '마약과 전쟁'을 지지하는 현지 반(反)범죄 단체를 대상으로 연설하며 "최근 불라칸에서 벌어진 대규모 작전 중 죽은 그 32명은 잘됐다(good)"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이렇게 매일 32명을 죽인다면 이 나라를 축내는 것들(마약과 범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필리핀 경찰은 지난 14일 수도 마닐라 북부의 불라칸에서 대대적인 마약 사범 단속을 벌였다. 그 결과 109명이 체포됐으며 총 32명이 숨졌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래 하루 동안 이만큼이나 많은 사람이 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불라칸 경찰청장인 로메오 카라맛은 이번 작전에 '의도된 잔인함'이 있음을 시인했다.

그는 마닐라 기자회견에서 "우린 마약 사범들이 충격을 받고 경외심을 갖기를 바랐다"며 이번 작전으로 인해 "다른 마약 사범들은 불법 거래를 지속하기 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카라맛 청장은 경찰이 용의자를 사살한 것에 대해 어디까지나 자기 방어이며 정당방위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무장 상태로 저항했으며 근거지에서는 총기와 수류탄이 발견됐다.

즉 "어디에도 잘못된 점이 없다"는 해명이다.

그러나 카라맛 청장은 AFP와 인터뷰에서 '경찰이 자기 방어권을 행사한 것이라면, 어째서 경찰 측 사상자는 전혀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지 말라"고 답했다.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과 전쟁에 왕도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마약을 단속해야 하는 경찰이 오히려 마약 불법 거래의 온상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힘줘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내 편이 되어야 할 경찰이 오히려 다른 편이라는 것을 취임 전까지만 해도 알지 못했다"며 "마약 밀수로부터 우리를 지켜야 하는 바로 그 기관이 마약을 수입하는 곳임도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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