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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1★스타]'품위녀' 인생연기 펼친 김희선X김선아의 품격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7-08-20 10:26 송고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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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있는 그녀'에서 김희선과 김선아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우리는 이토록 '품위있는 그녀'에 열광할 수 있었을까.

지난 19일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연출 김윤철) 최종회는 그동안 숨겨져 있던 박복자(김선아 분)를 죽인 범인이 안운규(이건우 분)로 밝혀지며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했다. 또한 삶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강렬한 끝 인사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우아진(김희선 분)은 사건 당일 딸 안지후(이채미 분)가 쓴 영어일기와 안운규가 미국에 가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박복자를 죽인 진범이 안태동의 장남 안재구(한재영 분)의 아들 안운규였음을 직감했다. 안재구는 아들을 대신해 거짓 자백을 했던 것.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전개였다.  

여기에 우아진과 박복자의 첫 만남이 공개돼 박복자가 우아진을 동경하게 된 이유를 짐작케 했다. 두 사람은 과거에 호텔 스위트룸 투숙객과 메이드로 만났고 사회적인 위치가 다름에도 자신을 인격적으로 대해 준 우아진의 남다른 인품에 반했다. 비록 박복자는 그토록 원하던 우아진처럼 되지 못하고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일깨우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품위있는 그녀'는 우리나라 부유층과 불륜, 가정폭력 등 보편적으로 자주 다루는 소재들임에도 그들의 방식대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며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드라마들이 수없이 반복한 자극적 소재였음에도, 상류층의 속살을 드러내며 눈길을 사로 잡았고, 신분과 계층을 과감하게 터치하며 호평을 받았다. 더불어 미스터리를 더해 끝까지 긴장감 넘치는 재미를 선사한 점이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 News1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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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단연 배우들의 열연이 큰 역할을 했다. 속내를 숨기고 점잖은 체하는 인물들의 내면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던 것은, 김희선과 김선아 두 배우가 있어서 가능했다.

김희선은 그야말로 '인생캐'(인생캐릭터)를 만나 또 한 번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는 비주얼, 재력, 인품 등 모든 걸 다 가진 여자 우아진으로 안방극장을 울리는 깊은 감정연기를 선보였다. 남편의 불륜을 안 후 송두리째 달라진 자신의 인생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은 물론, 이를 극복하는 전개까지 김희선이 연기한 우아진은 시청자들을 끝까지 몰입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이끈 인물이었다.  

김희선은 '대표 미녀'로 꼽혔다. '컴퓨터 미인'이라는 수식어처럼, 그린 듯 완벽한 외모로 데뷔부터 스타덤에 오른 배우였다. '미스터큐' '토마토' 등 90년대를 그리는 추억의 드라마 속에는 언제나 그가 있었다. 이후 결혼과 공백, 김희선은 다시 한 번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도전했다.

SBS '신의'와 MBC '앵그리맘'에 이어 JTBC '품위있는 그녀'는 그를 과거에 머무르는 왕년의 스타가 아닌, 현재 가장 '완벽한' 행보를 보이는 여배우로 만들었다.  여전히 김희선은 아름다웠고, 세월의 시간을 더해 더욱 무르익은 연기력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화제성과 연기력 모두를 잡은 성과였다. 

 김선아 역시 마찬가지. '투톱' 체제의 '품위녀'에서 그는 김희선과 함께 드라마의 중심축을 담당했다. 욕망으로 덧칠된 사건의 시작과 끝을 맡은, 미스터리한 그녀였다.  

김선아는 ‘박복자’의 유년시절부터 방황하던 과거 그리고 회장사모님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매끄럽게 표현했다. 1시간 안에 캐릭터의 서사를 유려하게 그려내며, 자칫 ‘악녀’로만 비칠 수 있던 인물을 보는 이로 하여금 한편으로는 공감할 수 있게 하며 극에 더욱 몰입케했다.  

시청자로 하여금 박복자에 대한 분노를 일으키다가도 연민을 자아내는 등 그야말로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아우라를 뿜어냈다.  자신의 인생 캐릭터를 만든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윤철 PD와 재회한 '품위녀'에서 또 한 번 김선아는 필모그라피를 더욱 빛내는 캐릭터를 추가한 것. 

김희선과 김선아. '품위녀'에서 빛난 두 사람의 존재감은 많은 의미를 가진다. 과거의 스타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꾸준히 빛날 수 있는 좋은 선례가 됐다.  고소영, 이영애 등 왕년의 스타들의 부진이 아쉬움을 남겼던 가운데 김희선 김선아의 성공은 동료 선후배 배우들, 그리고 드라마를 '만드는' 이들에게도 '언니는 살아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더불어 시청자에게도 오랜만에 '연기'를 보는 재미를 느끼게 만들어줬다. 김희선 김선아가 있어, 매회 감탄을 거듭하며 이들의 '품위있는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던 즐거운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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