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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잇츠한불 "中공장 8월 가동" 청사진…현지법상 '공수표'

법적 허가절차 6개월 내외 소요…"사드여파에 더 지연"
'달팽이크림' 위생허가도 2년째 無소식…실적 계속 하락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17-08-16 07:20 송고 | 2017-08-16 08:38 최종수정
김홍창 잇츠한불 대표© News1

김홍창 잇츠한불 대표가 중국 후저우 지역 공장을 통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화장품 현지 생산·제조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은 약속으로 드러났다.
김홍창 대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공장 4개 라인을 6월30일 완공했고 올해 3분기부터 가동해 본격적으로 현지 생산한다고 밝혔다.

대표제품 '달팽이크림'을 위생허가를 받지 않고 판매할 수 있게 됐다며 2020년까지 업계 3위·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내걸었다.

그러나 중국 당국으로부터 각종 준공허가와 생산·위생허가 등을 받으려면 법적인 절차로만 6개월 내외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홍창 대표 "3분기 中현지 화장품생산"…알고 보니 공수표?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화장품 제조·생산 공장을 건설해 가동하려면 준공허가·생산·위생허가 등 3~5개 정도 필수로 받아야 해 법적인 절차만 짧게는 4개월, 지연시 1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법규정상 소방·환경 준공허가 등을 받는데 3개월 정도 걸리고 제품생산을 위한 이후 절차로 생산·위생허가 등을 받아야 하는데 이 역시 3개월 정도 걸린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장을 완공하면 중국 법규정상으로 6개월 정도 걸리고 각 지방정부와 콴시(관계)가 좋아도 적어도 4개월 정도는 걸린다"며 "생산품목에 대한 각각의 허가도 받아야 해 시간은 더 걸린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김홍창 대표는 7월 초 "지난달 30일 후저우 공장 4개 라인을 완공해 오는 3분기부터 가동해 본격적인 현지 화장품 생산·제조에 나선다"며 "따이공(보따리상) 등 비공식적 유통채널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공장을 완공한 지 3개월 내 중국으로부터 모든 허가를 받고 제품을 생산·제조하겠다고 약속한 셈이다.

이성미 잇츠한불 IR·홍보팀장도 지난달 중순 통화에서 "중국 후저우 공장에 대한 준공허가서를 8월 초 취득하고 절차를 거쳐 중순쯤부터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잇츠한불이 당초 계획대로 준공허가서 취득여부와 시험생산 기간 및 본격 공장가동 시점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이들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잇츠한불이 중국 후저우 공장에서 준공허가를 제 때 취득해 달팽이크림 생산에 돌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준공허가는 일반적으로 3개월 정도 걸렸는데 최근엔 사드이슈 영향으로 트집을 이것저것 잡아 늦어지는 현장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생산허가도 규정상으론 3개월이지만 요즘 6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가 있다고 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경색된 한·중 관계를 고려했을 때 각종 허가를 지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위생허가를 받지 못한 달팽이크림을 생산하는 공장이라는 점도 트집 잡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中후저우 공장가동·엔플라워 론칭 언제?

잇츠한불은 2015년 8월 달팽이크림 원료 달팽이점액물질(뮤신)에 대한 위생허가를 신청해 그로부터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위생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기업이 중국에 기능성화장품을 정식 수출하기 위해서는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서 발급하는 '수입기능성화장품 위생허가증'을 취득해야 한다.

잇츠한불은 위생허가 없이 달팽이크림(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 제품군을 중국에 팔기 위해 '도매수출(기업형따이공)' 채널을 활용했다. 이 채널은 국내에 사업자 법인을 세우고 컨테이너를 동원해 중국으로 밀수출하는 전문업자들을 일컫는 말로 일반적인 '따이공'(보따리상)과 구분된다.

잇츠한불은 주력제품인 달팽이크림 인기가 중국에서 예전만 못한 데다 중국 당국이 도매수출 채널을 규제하고 나서면서 지난해부터 매출·실적 모두 감소하고 있다.

잇츠한불의 연결기준 매출과 실적은 2015년 정점(매출 3096억원·영업이익 1118억원)을 찍은 후 지난해 매출 2773억원 영업이익 73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3.6% 34.4%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영업이익은 541억원 133억원으로 각각 35.1% 51.8% 급감했다. 2분기엔 영업손실 15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232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427억원으로 전년대비 51.7% 감소해 반토막 났고 당기순이익 12억원으로 92.9% 급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사드보복을 본격화한 지난 3월부터 도매수출을 밀수입으로 규정하고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관세청도 일반적인 보따리상과는 구분되고 수십억원 규모를 거래하는 업자들을 단속 중이다.

잇츠한불이 3분기부터 공장 가동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현재 어떤 절차를 밟고 있는지 확인하려 했지만 회사 측은 이를 회피했다.

유근직 잇츠스킨 전 대표가 중국 썬마그룹과 손잡고 오는 9월 론칭하려한 신규 화장품브랜드 '엔플라워(EN Flower)' 프로젝트도 흐지부지된 분위기다.

김 대표는 앞선 취재에서 "외부 환경 영향으로 엔플라워 론칭이 연기된 것이지 브랜드가 없어진 건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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