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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본부장, 끝내 울음 터트려…퇴진요구로 '아수라장'

(종합)"처절하게 반성…시스템에 좌우되도록 만들겠다"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2017-08-10 16:32 송고 | 2017-08-10 16:39 최종수정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의 정책간담회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황우석 사태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기 전 생각에 잠겨 있다. © News1 이재명 기자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의 정책간담회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황우석 사태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기 전 생각에 잠겨 있다. © News1 이재명 기자


참여정부 시절 '희대의 사기극'으로 과학기술계를 발칵 뒤집은 황우석 사태에 연루돼 불명예 퇴진했다 11년만에 공직으로 복귀한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공식석상에서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처절하게 사죄드린다고 입장을 표명했지만 행사장 밖에서 시위 중인 공공연구노조의 퇴진요구에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박기영 과기혁신본부장은 10일 오후 2시30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에서 "황우석 박사와 관련해 제가 몸둘 바를 모를 정도로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며 "국민들께 정말 많이 어려움을 드려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사람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작동되도록 만들겠다"며 "이것이 저의 처절한 반성이니 받아주시길 바란다"고 마지막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날 정책간담회는 채영복 전 과학기술부 장관, 이상목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등 관료와 시민단체, 정부 출연연구기관 등 과기계 원로들이 모인 자리로 박 본부장은 황우석 사태에 연루된 문제로 제기된 자질논란에 대해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사죄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1시간 넘게 진행된 간담회가 끝난 이후, 일부 원로 과학자들의 위로를 받다 결국 그간 참아온 눈물을 터트렸다. 

이후 감정을 수습하고 행사장 밖으로 나섰지만 간담회장 밖에서 "박기영은 사퇴하라"며 '피켓시위'를 벌이던 공공노조 관계자들이 "왜 사퇴하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몰려든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의 정책간담회을 마치고 취재진에 둘러 쌓여 퇴장하고 있다.  © News1 이재명 기자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의 정책간담회을 마치고 취재진에 둘러 쌓여 퇴장하고 있다.  © News1 이재명 기자


이날 박 본부장은 정책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황우석 사태에 대해 "당시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었다"며 "그때 조용히 물러나는 것으로 매맞는 것을 대신했다"고 말했다. 

그는 황우석 사태에 대해 "너무 답답했고 마음의 짐으로 안고 있었다"며 "사과의 글도 썼지만 어느 곳에도 밝히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황우석 사태는 과학기술인들에게 큰 좌절을 느끼게 하는 일이었고 당시 청와대에서 관련 보좌관으로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사죄한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황우석 박사의 사이언스 논문의 공동저자로 들어가게 된 것은 제가 신중하지 못했다"며 "그때 신중했어야 한다"고 거듭 사죄했다. 이어 "후회와 함께 그렇지 못한 점 깊게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의 임명과 관련해 많은 우려가 있는 것을 안다. 많은 지적들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더욱 더 의견을 수렴해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국가 연구개발(R&D) 혁신 체계, 컨트롤타워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본부장은 참여정부때 국가 연구개발(R&D) 혁신과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박 본부장은 "참여정부 시절 과학기술보좌관을 맡았고 10년 만에 과학기술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 부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돼 막중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운을 뗐다. 

또 "참여정부 시절 과학기술중심사회라는 기치 아래 R&D 혁신 체계를 기획하고 과기부를 부총리로 격상시키고 혁신생태계를 만들어 과기계와 산업계에 호응을 얻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지난 9년간 기술경쟁력이 많이 떨어졌고 현장 연구자들 많이 실망하고 있다"며 "그만큼 지난 9년이 더 아쉽고 구국의 심정으로 과학기술 경쟁력을 분석해서 최근 책도 냈다"고 말했다. 

또 "이를 계속 발전적으로 이어 나가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경쟁력으로 갖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며 "과학기술계는 능력은 갖추고 있는데 이에 대한 지원체계와 이를 지원하는 컨트를타워를 잘 만들어내면 충분히 앞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혁신체계, 컨트롤타워를 만들어가고 싶다"며 "과학자들의 노력이 국가의 지식성장,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체계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당시) 꿈만 꾸고 제대로 못했다"며 "이제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국민에게 보답하고 싶은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저를 향한 많은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저의 부덕도 알고 있다"며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국민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길 간청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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