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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갈등으로 생긴 중동의 '잃어버린 세대'

美 워싱턴대 연구 "자살·살인·폭력 급증"
해소 위한 정신과 의사 등 전문가 '태부족'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2017-08-08 14:15 송고 | 2017-08-08 14:38 최종수정
이라크 북부 도시 탈아파르에서 전쟁을 피해 도망친 청년들이 난민캠프에서 축구 경기를 보고 있다. © AFP=뉴스1
이라크 북부 도시 탈아파르에서 전쟁을 피해 도망친 청년들이 난민캠프에서 축구 경기를 보고 있다. © AFP=뉴스1

전쟁과 갈등으로 얼룩진 중동 지역에서 자살과 살인율이 급등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남성들 사이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미국 워싱턴대학 '보건 계측·평가 연구소'(IHME)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난 2015년 동지중해 지역에서 자살, 살인 또는 성폭력이나 전쟁으로 인해 숨진 사망자가 20만 8179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그간 나온 관련 보고서 15개를 종합한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학술지 '국제 공중보건 저널'에 게재했다.
연구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22개국 6억명 인구 가운데 전쟁 때문에 숨진 사람은 14만 4000명이다.

특히 지난 25년동안 동지중해 국가에서의 자살 또는 개인간 폭력 발생률은 전 세계 다른 지역을 훨씬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조사된 중동 지역 자살 및 개인간 폭력 건수는 각각 약 3만건, 3만 5000건이었다. 지난 25년간 자살률만 100%, 개인간 폭력률은 152%가 상승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중동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같은 기간 자살률과 개인간 폭력률은 각각 19%, 12%가 늘어난 수준이었다.

이 지역에선 우울·불안증이나 양극성 장애, 조현병 발병률도 폭등했다.

연구를 이끈 알리 모크다드 박사는 "(중동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고질적인 폭력 사태 때문에 아동, 청년층 사이에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가 생겨났다"고 설명하며 "우리가 이 지역에 안정을 되찾기 위한 방법을 찾지 못하는 한 중동의 미래는 암울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잃어버린 세대'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전문가나 의료진이 현지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구진에 따르면 리비아, 수단, 예멘 등지에는 인구 10만명당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 비중은 0.5%에 불과했다. 유럽 국가 인구 10만명당 정신과 의사 비중이 9~40%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l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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