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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알쓸신잡' PD "시즌2는 세계여행? '열공'해야겠네요"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7-08-15 13:05 송고 | 2017-08-15 13:20 최종수정
© News1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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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은 예능계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한 프로그램이다. 육아, 가족 등 관찰 예능이 TV를 가득 채운 사이, 정치·경제, 미식, 문학, 뇌 과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인 작가 유시민,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소설가 김영하,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 정재승이 출연해 ‘지식’을 논했다. 분야와 한계를 넘나드는 ‘지식수다’는 새로운 것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이라는 다소 ‘겸손’한 타이틀을 달았지만, 시청자들은 ‘알아두면 쓸모있는’ 예능으로 받아들였다. 자극적이며 순식간에 ‘휘발’되는 류의 소재를 넘어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볼 이야기들이 가득했기 때문.
제작진은 웃음과 거리가 있는 소재에 예능인 출연자가 없다는 점에서 시청률은 ‘반신반의’했지만 ‘알쓸신잡’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7.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제 시청자들은 쓸모 있는 ‘알쓸신잡’의 시즌2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는 상황. 종영 후 ‘알쓸신잡’을 연출한 양정우 PD를 만났다.  [인터뷰①]에 이어→
    
© News1 /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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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유희열과 네 박사의 케미스트리가 좋다. 이들을 어떻게 한 자리에 모이게 했나.

“설득의 과정이 길었다. 프로그램이 출발할 때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되리라는 보장도 없었다. 또 이분들이 예능을 낯설어 하기도 했고, 워낙 본업이 바쁜 분들이다. 현재 출연 중인 방송도 있고, 출판 계획 등 앞으로의 스케줄이 가득 해서 그 사이에 ‘알쓸신잡’을 끼워넣기가 힘들었다. 프로그램 취지는 마음에 들어도 여건상 선뜻 출연을 결정하긴 어려워하셔서 몇 차례 만나서 설득했다. ‘삼고초려’했다. (웃음)”

Q. 몇 번 함께 여행을 하면서 출연자들의 ‘의외의’ 모습들이 눈에 띄더라.
“출연자들이 각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또 다른 출연자와 함께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제작진도 어떤 반응이 나올지 모르지만 일단 다 같이 만나보자고 모였다. 그런데 갑자기 황교익 선생님과 유시민 작가님이 낚시로 친해지시더니 일종의 ‘케미스트리’가 나오더라. 첫 만남에서 ‘괜찮은 방송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Q. 단체 여행이 아니라 한 지역에 가서 각자 여행을 한 다음 만나는 형식이 흥미로웠다.

“제일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다. 따로 다니면 분명 분량은 줄어들 거고, 따로 여행했는데 수다가 제대로 될까 싶었다. 그런데 네 분의 관심사와 특성이 너무 다르고 뚜렷해서 일부러 한데 모으는 것이 더욱 억지 같더라.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위해서 개별 여행을 하이라이트처럼 보여드리고 대화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갔다.”

© News1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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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수많은 지식과 정보가 쏟아지는 대화다. 분명 전문가들의 대화이기는 하지만, 팩트체크가 필요했을 것 같다.

“맞다.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사실관계가 틀리면 안 된다. 내부적으로도 팩트 체크를 해야 했다. 여러 명의 작가와 자문 선생님들에게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다. 또 네 박사님들도 녹화가 끝난 후에 자신이 했던 이야기들의 자료를 보내주기도 했다.”

Q. 후반작업이 긴 예능으로 기억될 것 같다.

“다른 예능은 촬영 전과 촬영 중간에 제일 할 일이 많다. 준비도 엄청 많이 해야 한다. 그와 달리 ‘알쓸신잡’은 현장에서 PD들이 할 일이 없다. 선생님 말 열심히 듣고 있다가 잘 정리해서 내보내는 것이고, 중간에 궁금한 것이 있으면 (유)희열이 형에게 ‘아까 그 이야기 자세히 물어봐달라’고 부탁하는 정도다. (웃음) 그런데 후반작업이 어마어마했다. 기존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스타일로 편집도 하고, 자료 확인하고, 자막 검수 작업까지 했다.”

Q. 유희열이 있어서 제작진이 조금은 마음을 놓고 현장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을 정말 좋아한 분이다. 유희열이 없었다면 선생님들도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을 것이다. 유희열이 큰 도움을 줬다. 처음에는 MC 역할을 두고 싶지 않았다. 대화가 예상하지 못한 지점까지 막 뻗어나가길 바랐는데, 기획이 진행될수록 평범한 눈높이가 필요했다. 박사님들 기준에서는 ‘당연히 다 아는’ 이야기가 생략된 대화를 나눴는데, 보통의 사람들과는 기준이 다르지 않나. 그 중간 지점을 잡아주는 역할이 유희열이었다. 시청자 대표의 역할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유희열은 ‘음악인 대표’ 아니었냐고 반문하지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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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행지가 연고인 유명인들이 출연할 법도 한데, 게스트가 없다.

“게스트 출연은 재미있는 요소이기는 하지만, 프로그램을 평범하게, 뻔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박사님들끼리 모여서 한 이야기 중에 ‘우리들이 나오면 콘텐츠가 부족할 일은 없다’는 말이 있었다. (웃음) 정말 그랬다. 폭 넓은 대화가 엄청 나지 않나. 초반에는 네 박사님과 다른 분야의 전문가를 초대할까 생각도 했는데, 한 번 녹화를 해보니 이분들만으로도 이야기들이 많았다. 게스트가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Q. 대화의 ‘양’도 방대했던 것 같다.

“박사님들이 정말 한 없이 긴 대화를 나누다가 끝난다. 정말 아침 6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20시간 넘게 대화를 나눈 것 같다.  새벽까지 촬영하고 또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동네를 돌아다니신다. 오히려 제작진은 다 힘들어서 뻗어있곤 했다. (웃음)”

Q. 시즌2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인가.

“저희도 너무 하고 싶고, 선생님들도 시즌2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선생님들의 본업 스케줄이 있어서 이 부분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욕이 있다고 해서 진행할 수는 없는 것이다.”

Q. 시즌2에서는 ‘세계여행 편’을 하자는 의견도 있더라.

“‘세계편’을 한다면 준비기간이 정말 길게 필요할 것 같다. 국내는 워낙 자료도 풍부했고, 방송 후에 더할 자료가 있었지만, 세계판은 더 광범위하지 않나. 해외 각 지역마다 전문가도 필요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제작진도 엄청 열심히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좋은 국내 여행지도 많지 않나. 많은 아이디어를 고민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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