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내가 하나님' …여신도 폭행·암매장한 사이비교주·일가족 검거

"심판한다"… 6시간 동안 효자손·가죽혁대 폭행
범행가담 피해자 동생 2명이 탈출 경찰에 신고

(부산ㆍ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 2017-08-04 16:05 송고 | 2017-08-04 17:38 최종수정
경찰이 경북 봉화군에 있는 한 야산에 암매장된 피해자 시신을 발굴하고 있다.(부산지방경찰청 제공) © News1
경찰이 경북 봉화군에 있는 한 야산에 암매장된 피해자 시신을 발굴하고 있다.(부산지방경찰청 제공) © News1

'하나님'인 자신에게 순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신도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야산에 시신을 매장한 사이비 교주와 그의 일가족이 모두 경찰이 붙잡혔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4일 살해, 시신유기 등의 혐의로 교주 A씨(40)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A씨를 도와 시신을 야산에 함께 암매장한 A씨의 부친 B씨(64)와 모친 C씨(62), A씨의 아내 D씨(50), 피해자의 친남동생 E씨(56), 친여동생 F씨(48) 등 5명이 함께 입건했다.

A씨는 지난 4월 11일 오후 3시쯤 경북 영주시에 있는 한 원룸에서 피해자 G씨(57·여)를 효자손과 가죽혁대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야산에 파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피해자 G씨가 폭행을 당하다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온몸에 물을 뿌리고 재차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계속된 폭행은 6시간 동안 이어졌고 결국 G씨가 숨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는 피해자 G씨가 숨지자 G씨의 남동생과 여동생에게 연락해 "G씨가 심판을 받아서 죽었다"고 말하고는 시신의 얼굴을 확인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A씨는 이날 오후 10시쯤 자신의 아내와 신도였던 G씨의 친동생 2명과 함께 시신을 승용차에 싣고 경북 봉화군에 있는 한 야산에 올라가 땅을 파서 묻었다.

이후 교주 A씨는 신도들과 함께 숨진 G씨를 다시 살려내기 위한 기도를 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스스로 자신을 '하나님'이라 부르고 예배를 보는 동안 신도들의 자세가 바르지 않거나 묻는 말에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수시로 폭행을 일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는 신도들에게 자신을 '주님'이라고 부르도록 하고 자신의 말을 거역하거나 예배할 때 자세를 바르게하지 않을 때면 여신도들을 상대로 어김없이 폭행을 시작했다. 

또 신도들을 하루 2~4시간씩만 재우면서 나머지 시간동안 예배를 보게 만들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여신도들은 G씨가 숨지기 전부터 G씨와 같은 이유로 번갈아가면서 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숨진 피해자 G씨의 여동생은 2016년 6월부터 교주 A씨와 A씨의 아내, 피해자 G씨와 같은 원룸에서 함께 지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G씨의 여동생은 2015년 A씨와 연을 맺고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자신들의 심리를 꿰뚫는 듯한 말을 하자 점차 빠져들었다. 이후 G씨와 G씨의 남동생도 엮이면서 정신적으로 속박을 당했고 A씨를 맹신하기에 이르렀다. 

또 A씨가 원룸에서 함께 거주하는 동안 실제 사람을 살해하는 방법을 신도들 앞에서 시연하고 가족에게 저주와 협박을 자주 퍼부어 점차 정신적으로 자유의지를 잃어간 것 같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원룸에서 합숙생활을 하는 동안 외출이나 개인연락도 통제 당했고 감금과 다름없는 생활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이후 숨진 G씨의 친동생들은 A씨가 원룸을 따로 구해 나가면서 감시가 소홀해지자 부산으로 도망쳐 경찰에 신고했다. 

특히 G씨의 여동생과 남동생은 G씨를 함께 야산에 유기한 이후부터 죄책감에 시달렸고 끝내 A씨로부터 도망쳐 경찰서에 상담을 요청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하다 야산에서 발견된 G씨의 시신 사진을 보여주자 그제야 인정하고 자백했다. 

경찰은 지난 7월 30일 경북 봉화군 야산에서 발견된 G씨의 시신을 거둬 부검을 실시한 결과 뇌출혈 흔적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G씨의 등과 허벅지에도 외력에 의해 손상된 자국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어려웃 이웃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G씨 등 삼남매를 상대로 2억여원에 달하는 돈을 뜯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choah4586@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