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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경제 패러다임 전환"…기업들 "일자리·상생 노력"(종합)

2시간10분여간 진행…1차 간담회보다 25분여 줄어

(서울=뉴스1) 김현 기자, 서미선 기자 | 2017-07-28 22:51 송고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기업인들과 칵테일 타임 간담회를 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2017.7.2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기업인들과 칵테일 타임 간담회를 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2017.7.2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간 28일 열린 2차 간담회가 2시간10여분만에 마무리됐다.
전날(27일) 2시간35분여간 진행된 1차 간담회보다는 약 25분 정도가 줄어들었지만 애초 예상보다는 1시간 가까이 초과된 것으로 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들이 얼마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께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기업인 7명과 맥주 칵테일을 기울이는 '칵테일 미팅'으로 대화를 나눴다. 전날 1차 간담회는 상춘재 앞뜰에서 '호프 미팅'을 했지만 이날 날씨 관계로 간담회 장소를 실내로 바꾸면서 '칵테일 미팅'으로 콘셉트를 바꿨다.

이날 간담회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참여했고, 청와대에선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 반장식 일자리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등이 함께 했다.
청와대는 전날에 이어 2차 간담회도 진정한 소통의 자리로 만들기 위해 기업인들을 최대한 예우하는 것은 물론 파격적인 형식으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청와대가 '노타이' 정장 등 간소한 복장을 권했던 만큼 참석자들은 대부분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참석했다.

◇'칵테일 미팅'서 기업인 취미부터 산업 동향까지 대화

문 대통령은 '칵테일 미팅'에서 "어제 대화도 상당히 편안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편안하게,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만, 전날 1차 간담회에서 "건강하십시오", "더불어잘사는 경제를 위하여" 등의 건배사를 했던 것과 달리 이날엔 별다른 건배사를 하지 않고 "다들 건강하시고 사업들 잘되시길 바란다"는 말로 칵테일 한 잔을 권하는데 그쳤다. 

'칵테일 미팅'에선 평창올림픽이 주된 화두가 된 가운데 걷기, 배구, 테니스 등 가벼운 얘기부터 일자리 창출 문제와 반도체 산업, 최근 어려움을 겪는 조선 산업 등 다소 무거운 주제까지 다양한 대화가 오고갔다.

문 대통령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기업인들에게 '맞춤형' 질문을 던지며 각 기업과 경제계 동향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스키협회장직을 맡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및 평창동계올림픽의 공식 주관사인 KT의 황창규 회장과 메달 획득 가능성, 5G 상용화 등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사회적 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삼성은 워낙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으니 잘 되시리라고 생각한다"고 격려했고, "항상 삼성이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어주셔서 아주 감사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으로부터 조선산업의 어려움을 청취한 뒤 "조선산업 힘내라고 박수 한 번 칠까요?"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허창수 GS 회장과는 허 회장의 취미인 '걷기', 배구연맹 총재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는 '배구', '테니스'를 잘 치는 것으로 알려진 최태원 회장과는 테니스를 주제로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대화와 함께 곁들어진 칵테일의 제조엔 전날 제공된 소상공 수제맥주 업체인 '세븐브로이'의 맥주가 사용됐다. 청와대는 칵테일 전문가를 섭외해 해장용 술인 '레드아이'(맥주+토마토주스)와 여름용 술인 '맥주 샹그리아'(맥주+샹그리아 시럽 등) 두 종류를 냈다.

특히 임종석 실장은 전날에 이어 '일일 바텐더'를 자처, 참석자들에게 두 가지 맥주칵테일을 직접 소개해 박수를 받았다. 안주는 '방랑식객'으로 알려진 자연요리연구가 임지호 셰프가 전날에 이어 만들었으며 '조화의 과정'을 의미하는 황태절임과 호두·아몬드·땅콩 뭉침, 치즈 얹은 수박 등을 내놨다.

◇1시간50분 '공식만찬'…일자리 창출·대중소기업 상생방안 논의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20여분간 '칵테일 미팅'이 끝난 뒤 본관 안 인왕실로 자리를 옮겨 경제 현안을 놓고 본격적인 간담회를 겸한 저녁식사를 진행했다.

식사로는 콩나물 밥과 오이 냉채가 나왔고 황태포 사이에 묵은지를 넣고 대추들기름을 올린 찜, 부추김치, 장조림과 황태조림이 함께 제공됐다. 항암효과와 항산화 작용을 하는 황태로 눈과 마음이 맑아지길 바라는 셰프의 마음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만찬에선 본격적으로 일자리 창출과 대중소기업 상생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관심이 모아졌던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문제나 법인세 등 증세 문제,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공식만찬 인사말을 통해 새 정부의 경제패러다임이 '사람 중심 경제'를 목표로 일자리 중심, 소득주도, 공정경제, 혁신성장이라는 점을 강조, "새 정부의 경제패러다임 전환이 경제와 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경제를 살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패러다임의 전환과 관련해 "우리나라만 특별하거나 독단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흐름과 함께 가는 것"이라면서 "새 정부의 경제철학을 기업인들이 공유하기를 요청하며 그 목표를 이루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기업인들은 일자리 창출과 대중소기업 상생에 대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하면서도 각 기업과 관련한 분야에 대한 규제 개혁과 지원을 당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고, 황창규 KT회장은 4차 산업 관련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센터를 대기업과 정부가 공동으로 지원할 것을 건의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 산업 관련 이공계 인력양성, 반도체 소재 장비 중소중견기업 육성 등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40% 이상 인력 여성 인재 채용 및 지난 10년간 정규직을 가장 많이 늘려온 점 등을 소개하면서 서비스 산업 육성 대책을 적극 건의하는가 하면 향후 3년간 정규직 전환에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일자리 창출과 세금을 많이 낸 기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요청하면서 GS리테일 가맹점주에 대한 최저수익보장제 확대를 약속했다. 허 회장은 "(그간) 일자리 창출과 세금을 많이 내도록 노력해왔고, 또 기업은 앞으로도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조선산업 인력 양성 및 해양기자재 개발 등을 위한 정부 지원을 건의했고,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인들의 지원 요청 및 건의에 대해 그 자리에서 정부에 지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기업' 지원 요구엔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관계법안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보라"고 당부했고, 조선산업 지원 요청엔 공공발주를 통한 자체 수요 증대 방안 및 중소업체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방안 검토를 지시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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