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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호프회동 주인공은 '오뚜기'…文대통령 옆 함영준 회장

일자리·상생 모범기업 꼽혀…대기업 우회압박 해석도
文 "젊은 사람들이 갓뚜기로 부른다면서요"…자리배치도 배려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2017-07-27 23:44 송고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함영준 오뚜기 회장(왼쪽 두 번째부터), 구본준 LG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2017.7.27/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함영준 오뚜기 회장(왼쪽 두 번째부터), 구본준 LG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2017.7.27/뉴스1 © News1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 간 청와대에서의 첫 공식 만남에서 중견 식품기업인 오뚜기는 유수의 대기업들 사이에서 단연 눈길을 끌었다.
이날과 28일 양일간 진행되는 기업인 간담회에 선정된 15개 기업 중 중견기업은 오뚜기가 유일하다.

청와대는 지난 23일 간담회 일정을 발표하며 "오뚜기는 상생 협력, 일자리 창출에서 모범적 기업이라 초청해서 격려하고자 했다"고 언론을 통해 '깜짝 초청장'을 보낸 바 있다.

이 때문에 주요 그룹들은 청와대로부터 '모범기업'으로 인정받은 오뚜기와 같은 날에 참석할 수 있냐는 문의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결국 분류는 그룹별 자산순위 짝수와 홀수로 이뤄졌다.

이날 간담회 식전행사 격으로 청와대 상춘재 앞뜰에서 열린 '노타이 스탠딩 호프타임'에서 일찍 도착한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옆에 섰다.
정 부회장은 테이블에서 주로 함 회장과 대화하는 등 관심을 표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함 회장이 자신이 서 있던 자리를 양보하자 정 부회장이 만류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시간에 맞춰 도착한 뒤 함 회장을 향해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뚜기(god+오뚜기)'로 부른다면서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에 아예 함 회장을 문 대통령 옆자리에 세웠다.

이어 "새 정부 경제정책에도 잘 부합하는 그런 모델기업이기도 한데, 나중에 그 노하우도 한번 말해달라"며 "결국 기업도 국민들 성원이 가장 큰 힘이니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함 회장은 "굉장히 부담스럽다"면서도 "더욱 열심히 하겠다.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비정규직 비율이 1.13%에 불과해 '비정규직 없는 기업'으로 알려진 오뚜기가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찍은 현 정부 경제철학과도 맞다는 점에서 격려한 것이다.

또한 오뚜기를 '모범기업'으로 치켜세우며 간담회에 참석한 다른 대기업들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려던 것 아니겠냐는 해석도 나왔다.

오뚜기는 현 정부의 상생협력 기조에도 맞는 기업으로 꼽힌다.

함 회장은 비공개 간담회 자리에서 이와 관련 "중소기업과의 협력관계를 30년 이상 유지하며 서로 성장해왔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에서 전했다.

상춘재 안 간담회장에서 함 회장의 자리배치에도 청와대의 각별한 관심이 엿보였다는 후문이다.

재계 순위로는 100위권 밖인 오뚜기는 이날 문 대통령 오른쪽에 앉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바로 옆자리에 착석했다. 스탠딩 호프미팅 때와는 달리 실내 간담회장은 사전에 자리가 지정된 상태였다.

오뚜기는 2008년 이후 라면값을 올리지 않았고, 비정규직 없는 기업과 1500억원대 상속세 납부 등으로 '착한 기업' 이미지가 부각돼왔다.

다만 일감 몰아주기 등 문제는 '약점'으로 꼽힌다. 2010~2015년엔 내부거래 비중이 63%에서 97~99%까지 치솟은 적도 있었다.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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