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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나스닥 '창업판' 몰락…디레버리징 + 실적 부진

"밸류에이션, 처음으로 나스닥보다 싸질 가능성"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2017-07-24 07:26 송고 | 2017-07-24 07:27 최종수정
중국 베이징의 증권사. © AFP=뉴스1
중국 베이징의 증권사. © AFP=뉴스1

중국 정부가 투기 세력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에 대한 공포감으로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렸던 '창업판'의 밸류에이션이 처음으로 '진짜 나스닥'보다 싸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창업판(ChiNext)의 밸류에이션(주가수익비율, PER)은 36.2배로, 나스닥(34.3)과의 격차는 2010년 창업판이 생긴 이후 가장 좁아졌다. 주로 기술주로 구성된 창업판은 지난해 25% 떨어졌다. 반면 미국 나스닥은 26% 올랐다.

한때 중국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창업판이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것은 작년부터였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금융 시스템 디레버리징을 기치로 내걸고 관련 정책을 펼쳤다.

도화선은 지난 14~15일 열린 전국금융공작회의였다. 여기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금융 당국에 금융 위험을 적극적으로 방지할 것을 주문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창업판은 전국금융공작회의 직후인 17일 하루 사이에 5.1% 급락했다. 언론에서는 이날을 '검은 월요일'에 빗대기도 했다.

창업판의 밸류에이션은 지난 2015년 여름 중국 증시 폭락 사태 때도 급락하긴 했으나, 여전히 중국 증시 다른 지수의 밸류에이션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ICBC 인터내셔널리서치의 치우 지쳉은 "투자자들은 유동성 환경이 긴축되고 신규 주식 물량이 공급되면서 위험 선호 심리를 상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금융공작회의가 금융 규제 강화 및 위험 감축 정책을 우선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을 고려하면, 창업판은 아마도 계속 하락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창업판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부진한 점도 약세장을 이끌었다. 헬스케어기업 인장주식(銀江股份), IT기업 퉁화순(同花順) 등의 실적이 우려된다. 창업판에서 비중이 높았던 러스왕(樂視網)에 대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은행감독관리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역시 악재였다. 러스왕은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던 업체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014~2016년 3년간 창업판 100개 기업들이 증시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210억달러(약 23조5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 기간 이들 종목의 순이익은 총 170억달러에 불과했고,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100지수 107개 종목은 240억달러를 주식으로 조달했다. 순이익은 9050억달러, 잉여현금흐름은 9960억달러에 달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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