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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김군자 할머니 빈소 찾은 정현백 여가부 장관

"피해자들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기념사업 추진"
문재인 대통령·이낙연 국무총리 등도 화환 보내 애도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오장환 기자 | 2017-07-23 19:56 송고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2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군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헌화를 하고 있다. 2017.7.23/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2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군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헌화를 하고 있다. 2017.7.23/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23일 타계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5시15분쯤 검은 정장 차림으로 조용히 빈소를 찾아 김군자 할머니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비슷한 시각에 도착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0)를 부축해 함께 조문하고 위로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20여분간 장례식장에 머물며 이용수 할머니,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 등과 대화를 나눴다.

정 장관은 "올해 들어 피해 할머님이 벌써 세 번째로 돌아가신 것이어서 정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여가부는 김군자 할머니를 포함한 모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기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10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을 방문해 김군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대화를 하고 있다. 2017.7.10/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10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을 방문해 김군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대화를 하고 있다. 2017.7.10/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김군자 할머니와 정 장관은 불과 13일 전 만나 손을 꼭 붙잡고 이야기를 나눴던 인연이 있다. 정 장관이 지난 10일 취임 후 첫 현장행보로 '위안부' 피해자 10명이 거주하는 나눔의 집을 찾았을 때 김군자 할머니는 "저희가 이렇게 있으면서도 아직 명예회복을 못 했다"며 "장관께서 이번에 꼭 저희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정 장관은 "앞으로 정부는 할머니들 입장에서 '위안부' 문제를 최우선으로 챙기겠다"고 말했지만 김군자 할머니는 명예회복을 직접 지켜보지 못하고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됐다. 정 장관은 빈소에 있는 내내 침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배우 유지태가 2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군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빈소를 방문해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17.7.23/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배우 유지태가 2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군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빈소를 방문해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17.7.23/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이날 빈소에는 정 장관 외에도 정치·문화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위안부' 피해자들 삶을 그린 영화 '귀향'의 조정래 감독과, 영화배우 유지태, 남경필 경기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도 빈소를 찾아 김군자 할머니의 죽음을 기렸다.

남 지사는 "할머니께서는 평소 돈이 뭐 필요하냐. 일본의 아베 총리 같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진심 어린 사과면 족하다고 하셨다"며 "일본의 반성과 사과를 통해 양국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문재인 정부가 대화와 협상을 잘 이끌어 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도 "일본과 제대로 된 합의를 통해 살아계신 또 돌아가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드리고 일본이 다시 군국주의의 이름으로 세계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정세균 국회의장,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등 정관계 인사들은 화환을 통해 김 할머니의 죽음을 기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중으로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2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군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의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2017.7.23/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2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군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의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2017.7.23/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김군자 할머니는 고령으로 인한 고혈압과 만성 기관지천식 등으로 건강이 악화해 이날 오전 7시51분쯤 만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26년 강원 평창에서 태어나 10살 때 아버지를, 14살 때 어머니를 여의었던 김군자 할머니는 1942년 16살 때 중국 지린성 훈춘의 위안소로 강제 동원됐다. 모진 고초를 겪은 끝에 1945년 해방 후 조국으로 돌아왔다.

김군자 할머니는 "하루에 40여명을 상대로 성 노리개가 되어야 했고 죽지 않을 만큼 맞아서 고막이 터졌다"고 위안소 생활을 기억했다. 할머니는 2007년 2월 미국 하원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청문회에 참석해 끔찍했던 과거사를 증언했다.

김군자 할머니는 생전 정부 보상금 등을 모아 자신처럼 부모 없는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써달라며 아름다운재단에 1억원을, 퇴촌 성당에 1억5천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김군자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국내 36명, 국외 1명 등 총 37명으로 줄었다. 지금까지 세상을 떠난 정부등록 피해자는 202명이다.

故 김군자 할머니© News1
故 김군자 할머니© News1



d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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