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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송하윤 "길에서 '설희야 너 예뻐' 소리 듣고 눈물났다"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7-07-23 11:05 송고
2017. 07. 18. 삼청동 카페, 드라마 '쌈, 마이웨이' 배우 송하윤 인터뷰. 2017.7.1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2017. 07. 18. 삼청동 카페, 드라마 '쌈, 마이웨이' 배우 송하윤 인터뷰. 2017.7.1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설희야 너 예뻐."

KBS ‘쌈마이웨이’는 이 시대 마이너 청춘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드라마였다. ‘못 먹어도 GO’를 외치는 청춘들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울고 웃었다. 그중 설희는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인물이었다. 남자친구에게 헌신하며 소소한 행복을 꿈꾸는 여자, 하지만 남자친구의 변심을 본 후 지독한 이별후유증을 겪는 설희였다.

송하윤이 만든 설희는 나긋나긋 작은 목소리에 눈물이 많았지만, 그 누구보다 강인한 여자였다. 송하윤은 말했다. 설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었다며, 때론 답답하고 진부하게 느껴질지라도 설희의 ‘사랑’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고. (인터뷰 ②에 이어)
    
Q. 송하윤의 개인 시간은 어떻게 보내나.

“드라이브 하는 것도 좋아하고, 대중교통을 타는 것도 좋아한다. 촬영이 보통 아침 스케줄이 많은데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가곤 한다. 첫차, 막차를 타고 창 밖을 보고, 사람들을 보는 등 그때의 감성을 보는 걸 좋아한다. 한번은 첫차를 타고 주변을 봤는데 전부 우리네 엄마 아빠 나이의 분들이더라. 그때 울컥했다. 많은 자식들이 ‘엄마 아빠는 스마트폰도 못 하고 세상에 뒤처진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세상을 여는 건 엄마 아빠들이었다.”

“드라이브도 좋아한다. 운전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데, 차가 막히면 막히는 대로 좋다. 차가 꽉 막힌 대로에 불빛이 빨강, 노랑이 가득하지 않나. 창문 열고 ‘메리 크리스마스!’ 소리치곤 했다. (일동 웃음) ”

2017. 07. 18. 삼청동 카페, 드라마 '쌈, 마이웨이' 배우 송하윤 인터뷰. 2017.7.1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2017. 07. 18. 삼청동 카페, 드라마 '쌈, 마이웨이' 배우 송하윤 인터뷰. 2017.7.1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Q. 엄마 아빠 이야기가 인터뷰에 많이 나온다. 극중 설희 어머니인 이정은과의 연기 호흡도 좋았다.

“정말, 정말 최고였다. 선배님이 정말 연기를 잘 하는 분이 아닌가. 현장에서 처음 뵀는데 지하철에서 반찬통 들고 나타난 모습을 보는데 그냥 연기가 나오더라. 바로 ‘엄마 이런 걸 뭐하러 가져왔어’ 하면서. 상대 배우가 주는 힘이 이렇게 어마어마하구나 느꼈다. 동만 애라 주만 모두 그랬다. 우리 모두가 그 역할에 빠져서 살았다. 이런 현장이 또 있을까 할 정도다.”

Q. 댓글 등 시청자의 반응을 체크하는 편인가.

“원래 안 본다. 핸드폰이나 인터넷 자체를 잘 안하는 편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사용한지도 얼마 안 됐다. 물론 내가 듣고 고쳐야 할 부분도 있겠지만, 반응을 보면 연기에 힘이 들어가더라. 욕을 안 먹으려고 힘이 들어갔다. ‘못하면 안돼’ 강박이 느껴지고 불안하고 몸이 경직된다. 칭찬을 받아도 좋지만, 내가 풀어지는 것 같아서 (최대한 안 보려고 한다).”

Q. 길에서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을 것 같다. 오월이 때와는 다른 분위기 아닌가.

“오월이 때는 길 지나면 주머니에 뭐가 훅 들어온다. 할머니들이 귤이나 떡 같은 것을 넣어주신 것이다. (웃음) 그 드라마를 할 때는 엄마가 엄청 좋아하셨다. 딸이 연기자인데 주변에서 누구인지 잘 모르니까 주말극을 하니까 어르신들이 많이 알아보시는 것이다. ”

“‘쌈마이웨이’를 한 후에는 어린 친구들이 많이 알아본다. 한 번은 내가 지나가는데 누가 ‘설희야 너 되게 예뻐’라고 하더라.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눈물이 났다. 그 말이 극중에 나오는 대사인데, 그 말을 해주신 것이다. 또 부산 촬영 가려고 KTX를 타서 잠이 들었는데 누가 편지를 대본에 붙여놓기도 했다. ‘내가 이분들에게 드라마로 더욱  좋은 시간을 선물해드려야겠다’싶었다. 이렇게 감동적인 순간이 있을까 싶다. 짠하고 특별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배우 송하윤이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에 임했다. 송하윤이 여인의 향기를 물씬 풍기며 청순한 미모를 뽐내고 있다. 송하윤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서 안재홍과 6년째 사내 비밀 연애를 하는 사랑꾼 백설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2017.7.1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송하윤이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에 임했다. 송하윤이 여인의 향기를 물씬 풍기며 청순한 미모를 뽐내고 있다. 송하윤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서 안재홍과 6년째 사내 비밀 연애를 하는 사랑꾼 백설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2017.7.1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Q. 송하윤의 가치관은 무엇인가.

“행복이 최우선이다. 스트레스 심했을 때 내가 스트레스 받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나? 싶었다.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한다. 또 한 번은 별로 안 힘든데 그냥 ‘힘들다’ 말했더니 그때부터 힘들어지더라. 말의 힘이 정말 무서웠다. 그때부터 삶의 기준이 바뀌었다. 행복한 마음, 예쁜 말을 하는 것이다. 내가 행복한 기운이 있어야 그것이 연기를 통해 전달이 되는 것 같다.”

Q. 배우로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연기가 딱 천직인 것 같기도 하다.

“처음엔 (연기가) 밉고 힘들 때도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돌이켜보니 내 20대에 받은 스트레스는 연기 때문이 아니라, 조급함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였다. 지금은 오롯이 연기를 너무 좋아한다. 하면 할수록 어렵고, 즐거운 것이다.”

Q. ‘쌈마이웨이’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다. 송하윤이 생각하는 청춘은 무엇인가.


“이 작품을 하면서 (청춘들에게) ‘괜찮아 잘 하고 있어’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우리 드라마를 통해 위로를 받고 응원을 해주신 것을 보면 다들 스스로 견디면서 ‘마이웨이’하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내가 지난해 가장 관심있던 단어는 ‘위로’였는데, 그 이후 ‘쌈마이웨이’를 만났다. 위로를 할 수 있어서 기뻤다.     

“설희로 살면서 너무 행복했던 것 같다. 내가 받은 위로와 응원보다 내가 받은 것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다음 작품도 열심히 준비해보겠다.”


i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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