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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손오공에 일감몰아받는 '초이락'…오너家와 165억 부동산거래

초이락, 오너 지분 100% 보유…경영 투명성 의문
손오공-초이락 거래 유지…경영구조 우려 부각돼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2017-07-24 07:20 송고 | 2017-07-25 09:55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완구회사 손오공으로부터 수년째 '일감'을 몰아받는 초이락컨텐츠팩토리(초이락)가 오너가와 165억원 규모의 부동산 거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이락은 손오공의 창업주인 최신규 前 회장이 세운 회사로 손오공은 이 회사에 제품의 개발·제조를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최 전 회장은 손오공의 지분 일부를 '바비인형'으로 잘 알려진 마텔사에 매각해 경영권을 넘겼지만 '5% 주요 주주' 의무 공시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상당 지분은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사 초이락은 오너가를 대상으로 한 부동산 거래로 이사회 투명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손오공은 지분을 통해 초이락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근거가 없어 경영구조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오너家 소유 부동산…초이락이 사옥으로 매입

<뉴스1>이 24일 서울 구로구 온수동 11-1번지에 위치한 초이락빌딩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초이락은 2016년 5월 최 전 회장의 부인인 이모씨로부터 164억5000만원에 현재 초이락빌딩 건물과 토지 3곳을 사들였다. 건물은 지하 2층에서 지상 6층에 걸친 연면적 4480㎡ 규모다.

초이락의 이 건물 매입 배경을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온다.
빌딩매매가 전문인 한 부동산중개법인 관계자는 "사옥으로 계속 사용한다면 괜찮겠지만 추후 빌딩을 매도할 경우 매수자를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개 기업들은 상권이 발달한 오피스 밀집 지역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 일대 빌딩은 매매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수역 일대 한 부동산중개인은 "지난 10년간 빌딩 매매는 거의 없다시피했다"고 말했다.

이모씨는 토지와 건물을 초이락에 팔아 상당한 차익을 남겼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이씨는 1997년부터 2006년에 걸쳐 해당 토지를 매입했다. 초이락빌딩은 이씨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건물에 대해 2014년 소유권보존 신청을 하면서 소유자임이 드러났다.

개별공시지가 기준으로 이씨가 땅을 매입한 시점인 1997년 이후 초이락에 팔 때까지 20년간 이곳 땅값은 3.1배 뛰었다.

◇초이락 '경영 투명성'에 의문 제기…손오공에 영향

이 때문에 '초이락-손오공-오너일가'로 요약되는 공통 분모가 매입 배경이 됐을 것이란 의혹이 불거질 수 있다.

초이락은 최 전 회장이 손오공의 적자가 누적되자 2007년 설립한 회사다. 손오공의 대표 완구인 '터닝메카드'의 제작과 생산은 초이락이 맡고 유통은 손오공이 담당하는 식으로 이분화했다.

이를 두고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최 전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해 사실상 개인회사로 운영되는 초이락을 통해서 손오공이 매출을 낼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당시 현대증권은 "손오공이 초이락과 관계 정립에 대해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상장사인 손오공이 초이락 때문에 사업 이익을 온전하게 누리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다.

이러한 우려는 최 전 회장이 지난해 손오공 지분을 글로벌 완구업체 마텔에 매각해 경영권을 넘기면서 더욱 확대됐다. 손오공이 그 후에도 제품의 개발·제조를 초이락에 의존하면서다. 올 1분기 손오공은 초이락으로부터 150억원어치 제품을 매입했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매출(231억원)의 65%에 이르는 규모다.

실제 손오공의 측면지원을 담당한 초이락은 더욱 성장하고 정작 손오공이 역성장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초이락의 지난해 매출액은 1784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뛰었다. 반면 손오공의 지난해 매출액 1293억원으로 3% 감소했다.

손오공은 초이락의 주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아 지분을 통해 초이락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근거도 없다. 초이락의 지분은 최 전 회장의 아들 최종일 대표 45%, 부인인 이씨가 10%, 딸 최율하와 최율이가 각각 25%, 20%를 갖고 있다.

반면 최 전 회장은 손오공에 미칠 영향은 크다. 최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말 마텔에 지분 12% 매각했지만 나머지 4.9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5% 주요주주' 공시 의무만 없을 뿐, 사실상 주요주주인 셈이다. 손오공의 대표적 히트작인 터닝메카드의 국내 판권은 손오공이 갖고 있지만 기획·생산은 여전히 초이락이 맡고 있다는 점에서 최 전 회장 일가의 영향력은 남아 있다고 볼수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초이락이 상법에 따라 회사 내부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부동산 거래가 이사회의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승인이 이뤄졌는지 여부는 구체적으로 이사회 결정과정을 살펴봐야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뉴스1은 초이락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회사 측은 "답변 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계속 전화하는 것은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말한 뒤 연락을 끊었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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