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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고민 너무 깊었나…회담 제안에 '침묵' 일관 속내는?

남북대화 재개 계산 못 끝낸 듯…당분간 관망
한국이 '운전대' 불만…조만간 역제안 가능성도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7-07-21 13:14 송고
 (노동신문) 2017.7.1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노동신문) 2017.7.1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북한이 우리 정부가 제안한 군사회담 개최일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그 의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무응답'에 대해 '몸값을 올리려는 전략'이라는 관측과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관측이 엇갈린다.

일단 북한이 정부의 회담 제안에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것은 그만큼 이번 제안을 두고 북한의 고민이 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들도 정부의 회담 제안 이후 닷새가 지난 21일까지 관련 소식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는 회담뿐 아니라 그간 막혔던 남북 대화를 이 시점에서 재개하는 것이 유리한지 계산을 마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군사분계선(MDL) 상 적대행위 중단을 논의하기 위한 군사회담은 북한이 충분히 호응해올 만한 제안이었다. 확성기 방송이나 대북 전단 살포 등은 북한의 체제와 '최고 존엄' 모독으로 간주돼 북한에서 먼저 우리 측에 요구한 사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음달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예정돼 있는 데다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4형' 시험발사에 대한 대북 추가 제재를 준비하고 있어 좀 더 상황을 관망하자는 고민도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화를 거부할 수는 없겠지만 을지훈련 이후 관계가 다시 경색될 수밖에 없으니 굳이 지금 판을 열었다가 깨는 것보다 8월 중순까지 한국 정부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자는 계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대화를 재개하더라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대화 시점과 의제, 방식을 선택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 정부가 운전하는 대로 내버려 두지 않고 자신들이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미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도 6·15와 10·4 공동선언을 이행하라고 정부에 요구해 왔고 실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대화에 나설 것"이라며 "다만 한국 정부가 원하는 대로 끌려가기 싫어 대답하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북한이 조만간 새 의제로 역제안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그간 우리 정부에 요구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라는 점에서 한미 군사훈련 중지나 5·24조치 해제 등 정부가 정한 의제 범위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여 회담 성사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한편 국방부와 통일부는 북한이 군사회담 개최일인 21일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과 관련, 입장 발표를 통해 호응을 촉구하면서도 추가 제안은 없다고 밝혔다. 


letit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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