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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원칙' 버린 피자에땅…가맹점주 블랙리스트까지 만들어

"가맹점주 활동 방해…가맹본사 협상력 강화 목적"
치즈통행세·납품 가격으로 '갑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17-07-21 07:20 송고 | 2017-07-21 09:24 최종수정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민변민생경제위원회·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전국네트워크 회원들이 20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앞에서 피자에땅 공재기·공동관 공동대표를 업무방해,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 2017.7.2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민변민생경제위원회·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전국네트워크 회원들이 20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앞에서 피자에땅 공재기·공동관 공동대표를 업무방해,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 2017.7.2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피자 프랜차이즈 '피자에땅'이 가맹점주와의 협상력 강화를 위해 가맹점주협의회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맹점주협의회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가맹본사는 양보해야 할 부분이 늘어난다.
일각에서는 피자에땅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와 상생할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피자에땅은 '치즈 통행세'와 '납품 가격' 등으로 가맹점주와 갈등을 겪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피자에땅이 본사 지침을 가맹점주에게 강요하고 있다"며 "가맹본부의 갑(甲)질"이라고 꼬집었다.

◇"가맹점주 모임 안 돼"…블랙리스트 만든 피자에땅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와 참여연대는 지난 20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자에땅을 운영하는 공재기 대표이사와 전·현직 임직원 7명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업무방해·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가맹점주협의회는 피자에땅 본사 임직원들이 협의회 총회가 열리는 대전과 서울 용산·수원 등에서 가맹점주의 참석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총회장 입구에서 가맹점주의 사진을 무단으로 촬영하고 점포명·성명 등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가맹점주의 총회 참석을 막았다.

시민단체들은 이에 대해 "법적으로 보장된 협의회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도록 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실제 가맹법 14조 2항에 따르면 가맹점은 협의회를 구성할 수 있으며 가맹본부는 이에 대해 불이익을 주면 안 된다.

피자에땅 가맹본부는 가맹계약을 무기로 가맹점주를 압박하기도 했다. 실제 가맹점주협의회 활동을 주도한 협의회 회장과 부회장 등에 대해서는 가맹계약을 아예 해지했다.

강성원 피장에땅 가맹점협의회장은 "가맹점주들은 가맹계약 연장을 위해 본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가맹 계약 파기는 가맹점주 입장에서 죽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자에땅 본사 관계자는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답변을 꺼렸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피자에땅 "본사 지침 따라야"…상생 원칙 어겨

가맹점주협의회는 피자에땅이 가맹점주와 대화할 의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가맹본부는 가맹점주의 협상력이 약할수록 치즈통행세와 납품가격 등에서 유리하다.

실제 피자에땅은 그동안 대표의 가족이 운영하는 납품업체를 통해 가맹점에 식자재를 공급했다. 가맹점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물류회사 올담에프엑스는 공재기 대표의 부인이 맡고 있다. 박스포장 업체인 견지포장은 아들이 운영하고 도우(빵)를 납품하는 헤스텍는 딸이 대표로 있다. 이들 회사와 피자에땅 매입(64억원)·매출(51억원) 거래액은 115억원에 달한다.

피자에땅은 "물류배송 시스템을 정비·개선한 것"이라고 부인했지만 한 가맹점주는 "중간에 마진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원재료 납품가도 문제가 됐다. 현재 피자에땅의 치즈공급가는 8만9430원(10㎏ 기준)이다. 지난 5일 기존 9만5000원에서 6.2% 인하한 가격이다.

그러나 '갑질' 논란을 겪은 미스터피자(8만7395원·10㎏ 기준)보다도 2.3% 비싸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식자재 업체에서 더 싸게 살 수도 있다. 식자재업체에 따르면 모차렐라 100% 피자 치즈는 2.5㎏이 2만2000원 수준이다. 10㎏ 기준으로 해도 8만8000원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피자에땅 가맹점주는 "본사에서 납품 물품에 대한 압박이 심하다"며 "밖에서 구매할 수 있는 완제품들도 소매가보다 20~30% 비싸다"고 토로했다.

김태훈 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피자에땅의 납품가격 강요 등에 대한 문제가 있다"며 "가맹본사가 이득을 얻기 위해 가맹점주를 압박하는 등 상생 원칙을 어겼다"고 말했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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