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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차세대 골퍼 최혜진 “10살때 아빠 따라가 첫 스윙”

장타 비결? 무거운 골프채 들고 스윙연습
코인노래방서 혼자 스트레스 해소하기도

(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 | 2017-07-20 18:06 송고 | 2017-07-20 18:14 최종수정
US여자오픈 골프 대회에서 아마추어로 참가해 준우승한 최혜진 선수가 20일 오전 부산 동래구 학산여자고등학교를 찾아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7.20/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US여자오픈 골프 대회에서 아마추어로 참가해 준우승한 최혜진 선수가 20일 오전 부산 동래구 학산여자고등학교를 찾아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7.20/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 무대에 오른 겁없는 여고생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US여자오픈 대회를 한바탕 뒤집었다.

반세기 만에 US여자오픈 대회에서 아마 출신으로 우승을 거머쥘 뻔한 그는 학산여고 3학년 최혜진양(18).
최 양은 이날 모교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경기 때 보여준 진지한 표정과 달리 쑥스러워하면서도 앳된 미소를 지었다. 영락없는 여고생다운 모습이었다.

이날 준우승을 거머쥐고 학교 교무실을 먼저 방문한 최 양 주위에는 교사와 교직원,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종이와 교복, 모자에 사인을 받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마추어 신분으로는 두 번째 US여자오픈 출전이었지만 최 양은 이미 국내 아마추어 가운데 무서운 실력자로 정평이 나 있었다. 
특히 오는 8월 31일 강원 춘천에서 개막하는 KLPGA 5대 메이저 투어 한화클래식에 참가해 프로전향을 공식 밝힐 것으로 예상돼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2일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CC에서 열린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에서 최혜진이 우승을 확정지은 후 동료 선수들의 물세례를 받고 있다.(KLPGA) 2017.7.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2일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CC에서 열린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에서 최혜진이 우승을 확정지은 후 동료 선수들의 물세례를 받고 있다.(KLPGA) 2017.7.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그는 지난 18일 새벽 입국한 이후 끊임없이 이어지는 인터뷰 요청과 주변의 관심에 피곤할 텐데도 의연하게 한 사람 한 사람 웃는 얼굴로 대했다.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도 수줍은 미소와 단단한 눈빛으로 어림없다는 듯 표정을 지었다.

최 양은 최종 4라운드 15번홀까지 우승후보와 공동선두를 달리면서 손에 땀을 쥐게 했지만 16번 홀에서 티샷이 해저드에 빠지면서 우승에서 멀어지게 됐다.

이를 두고 '가장 아쉬웠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평소에 더욱 신경쓰고 연습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스스로 지적하기도 했다. 다음은 최혜진 양과의 일문일답. 

US여자오픈 골프 대회에서 아마추어로 참가해 준우승한 최혜진 선수가 20일 오전 부산 동래구 학산여자고등학교를 찾아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7.20/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 골프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그때 10살이었다. 아빠를 따라서 처음으로 골프장에 가게됐다. 처음 들어섰을 때 '여긴 어디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것이 생소했다.

― 자신이 골프에 소질이 있다는 사실은 언제부터 알았나?

▶사실 스스로는 골프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소질을 발견한 것 같다. 오빠랑 나를 두고 둘 중에 골프에 입문시키려 했는데 오빠는 운동을 싫어했다. 그런데 나는 저녁마다 한두 시간씩 태권도를 배울 정도로 운동을 좋아하다보니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하게 됐다. 태권도는 골프를 하고나서부터는 자연스레 그만두게 됐다. 아버지가 워낙 골프를 좋아했다.

―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어떤 분인지 궁금한데?

▶칭찬보다는 쓴소리를 많이 하시는 편이다. 그래도 안그런 척하면서도 챙겨주신다. 그게 느껴진다. 서로 성격이 비슷하다. 밀어붙일 때는 밀어붙이기도 하고 또 금방 훌훌 털어버리는 점이 그렇다. 닮아서 오히려 부딪힐 때도 있다. 그래도 다시 또 맞춰가려고 노력한다.

― 취미 생활은 있는지 궁금하다. 평소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

▶차를 타고 이동할 때 음악 듣는 걸 좋아한다. 주로 영화나 드라마 OST, 발라드 같은 조용한 음악을 즐겨 듣는다. 시간이 날 때 노래방을 가기도 한다. 골프팀 친구들끼리 갈 때도 있지만 혼자 코인노래방에서 한시간씩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이번 LPGA투어 US 여자오픈 대회 참가하면서 우승 욕심도 있었을텐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했나?

▶US 오픈대회 참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기회다.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뒀는데 좋은 성적이 나와서 기뻤다.

― US오픈대회 경기 초반, 중반, 후반…라운드 거칠 때마다 성적이 잘 나오면서 갈수록 마음가짐이 달라졌을 것 같다. 

▶아무래도 어떤 경기든 참가하는 것 자체가 1등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성적이 잘 나오고 해서 우승욕심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승보다는 최대한 나다운 플레이로 좋은 모습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3,4라운드 때 더 잘하려고 하거나, 긴장을 해서 흔들렸던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더욱 실수를 안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 실수했지만 굴하지 않고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면서 무섭게 따라잡지 않았나.

▶아무래도 우승 경쟁을 하고 있었는데, 16번홀에서 실수가 나면서 우승이 멀어지게 됐다. 그 부분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사소한 실수로 벌어진 일이었기에 평소에 더욱 연습해야 할 것 같다. 중요한 상황이었는데 그런 실수가 나왔다는 게 나로서는 너무 아쉬웠다. 울지는 않았다.

―키에 비해서 비거리가 굉장히 좋다는 평을 듣는다. 비결이 있나?

▶어릴 때부터 스윙에 신경쓰기보다는 거리를 내려고 노력했던 게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내고 더 멀리 칠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 일단 거리가 조금이라도 더 나가면 그 다음 샷이 편해진다. 어릴 때부터 일부러 무거운 골프채를 들고 스윙연습을 하기도 하고 파워를 많이 키우려고 노력했다. 특별히 다른 비결은 없다. 가리는 것 없이 잘 먹고 훈련에 더욱 열심히 임한다. 

US여자오픈 골프 대회에서 아마추어로 참가해 준우승한 최혜진 선수가 20일 오전 부산 동래구 학산여자고등학교를 찾아 후배에게 꽃다발을 받은 후 포옹을 하고있다. 2017.7.20/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US여자오픈 골프 대회에서 아마추어로 참가해 준우승한 최혜진 선수가 20일 오전 부산 동래구 학산여자고등학교를 찾아 후배에게 꽃다발을 받은 후 포옹을 하고있다. 2017.7.20/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 고등학교 3학년이다. 대학진학도 고민중일 텐데?

▶대학을 고민중이긴 하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요즘 골프대표팀 친구들과도 진로고민에 대해 이야기는 나눈다. 다른 친구들은 연세대 또는 고려대를 가고 싶어 한다. 나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 지금의 목표가 있다면? 

▶내년 KLPGA 루키로 시합에 참가하게 되는데, 신인왕을 목표로 두고 있다. 기억에 남는 루키가 되고 싶다. 최후 목표는 박세리, 박인비 선배님처럼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 앞으로 골프선수로서 각오와 결의를 말해달라. 

▶아직 아마로 시합에 임하게 돼서 좋은 성적을 내더라도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고 두려움 없이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냐'라고 많이들 이야기한다. 프로전향하면 아마 때와 관계없이 나의 플레이 자체가 공격적이고 피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프로에 가서도 잘하는 모습으로 모두에게 인정받는 선수가 되겠다.


choah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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