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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미술관에 '똥'을 싸 놓았나

김종영미술관, 1980년대생 젊은작가 3인 창작지원작가전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2017-07-20 16:08 송고 | 2017-07-20 17:19 최종수정
고상현 'Feces' 설치전경. 2017.7.20/© News1 김아미 기자

미술관 바닥에 '분변'(糞便) 더미가 놓였다. 종이를 갈아 안료에 섞어 빚은 것으로, 각종 동물들의 똥을 표현한 작품이다. 사실적인 묘사 덕분에 실제 냄새가 나는 듯한 착각을 준다. 고상현 작가의 작품 '똥'(Feces)이다.

이 작품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이 올해 공모를 통해 선정한 젊은 작가 3인의 전시 '2017 창작지원작가전'에 출품됐다. 모양과 색깔은 제각각이나 결국엔 '똥'이라는 하나의 속성으로 귀결되는 인간 존재들과, 그들이 이룬 사회에 관한 젊은 작가의 사유가 이같은 작업으로 이어졌다.

20일 미술관에서 만난 고상현 작가는 "자연에서는 동물들이 영역표시를 위해 여기저기 흩어져 똥을 싼다"며"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이 옹달샘처럼 (똥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종영미술관은 올해 창작지원작가전에서 고상현(29), 임정수(29), 임지윤(36) 작가를 소개했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한 고상현 작가를 비롯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예술사를 전공하고 현재 미술원 전문사에 재학중인 임정수 작가, 홍익대학교 회화과와 프랑스 파리 에콜데보자르(국립고등미술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파리에서 작업 중인 임지윤 작가까지, 우연찮게도 이른바 '주류' 미술 교육기관 출신의 1980년대생 작가들이다.
임정수 '벽, 땅, 옆' 전시 전경. (김종영미술관 제공) © News1

임정수 작가는 '벽, 땅, 옆'이라는 제목의 설치 작업을 선보였다. 마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싸구려 울타리 혹은 가림막, 이불과 같은 천이 주요 재료다. 작가는 "울타리나 이불은 사람으로 하여금 가리거나 덮는 등의 행위를 일으키는 물체"라며 "재료의 물성 자체가 신체와 연관되며 특정한 상황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공산품에는 고유의 기능과는 별개로 특정한 형태와 장식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재료들이 때와 장소, 혹은 목적에 따라 어떻게 장식되는지를 보여주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임지윤 작가 역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인 색지들을 찢고 뭉쳐서 만든 조각 작품을 걸었다. 임 작가는 신체의 일부나 몸짓을 과장해 추상적인 형태로 만들고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해 왔다. 이처럼 신체에 관심을 둔 작업은 정형외과 의사인 아버지의 영향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병원에 대한 기억이 남다르다는 작가는 "잘린 신체들에서 '영원할 수 없는 몸'을 봤다"고 했다.

임 작가는 "영원하지 않은 몸에서 '생명'을 걷어내고 하나의 조형물로 간주한 게 이전 작업이었다면, 이번에는 평면 속에서 갇혀있는 드로잉이 3차원의 공간에서 활보하도록 생명력을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종영미술관은 일생을 미술교육에 헌신한 우성 김종영의 뜻을 기리기 위해 2009년부터 매해 공모를 통해 촉망받는 젊은 작가들을 선정해 '창작지원작가전'을 개최하고 있다.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원숙함보다는 새로운 가능성에 방점을 두고 작가를 선정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27일까지.
임지윤 'Balaguage' 설치전경. (김종영미술관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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