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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130만명 사용 말聯 화력발전 완공 눈앞…"신기술로 원가절감"

[高부가 해외건설 현장④ 1000㎹ 석탄화력발전소 현장
현재 공정률 99%…1조3천억 규모로 공사기간 5개월 단축

(말레이시아(만중)=뉴스1) 김종윤 기자 | 2017-07-24 07:30 송고
편집자주 저가수주 현장의 손실로 해외건설시장에서 한동안 힘을 쓰지 못했던 국내 건설사가 체질 개선에 나섰다. 최근 기획부터, 시공, 금융조달, 운영까지 아우르는 종합 디벨로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올해 예상되는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10조달러. 지난해보다 3.8% 성장한 수준이다. 대형건설업계가 위기의 국내 건설부동산시장을 대체하기 위해 해외건설시장을 어떻게 공략하고 있는지, 커지는 세계건설시장에 발맞춰 기술력을 갖춘 현장들을 찾아가본다.<편집자주>
대림산업이 시공하는 '말레이시아 TNB 패스트 트랙 3A' 화력발전소 현장/사진제공=대림산업© News1
대림산업이 시공하는 '말레이시아 TNB 패스트 트랙 3A' 화력발전소 현장/사진제공=대림산업© News1

"대림산업은 이미 해외에서 상당한 발전소 시공 경력이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당사가 처음 시도한 신기술이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박충민 대림산업 현장소장)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북서쪽으로 차로 4시간 거리에 있는 해안도시 만중(Manjung). 석탄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 들어서자 200m 높이로 솟아있는 굴뚝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최상단엔 '5'라는 숫자가 선명하게 보였다. 다시 발전소 원료로 쓰이는 석탄 저장소를 지나자 현장 직원들은 막바지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곳은 대림산업이 시공을 맡은 '말레이시아 TNB(Tenaga Nasional Berhad) 패스트 트랙 3A' 공사 현장이다. 만중지역에 들어서는 5번째 석탄화력발전소로 M5라고 불린다. 11만㎡ 부지에 총 공사비만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최대 1일 인원 2500명이 현장에 투입될 정도로 지역 내에서도 대형 프로젝트로 꼽힌다. 지금은 본격 가동(10월)을 앞두고 시운전 점검이 진행 중이다.

박충민 현장소장은 "발전소 가동으로 발생하는 배출가스·소음 등 마지막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추후 130만명이 사용하는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로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력발전소내 보일러 모습/사진제공=대림산업© News1
화력발전소내 보일러 모습/사진제공=대림산업© News1

◇신기술 총동원…해외건설 가치제고 원동력
대림산업은 짧은 기간 내에 성공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수주 직후부터 현장 분석에 돌입했다. 좁은 사업 부지와 연약한 지반상태 등 불리한 여건을 고려해 치밀하게 밑그림을 완성했다. 이는 원가를 절감해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치밀한 사전 작업이었다.

박충민 현장소장은 "당사가 진행했던 수많은 프로젝트와 국내외 사례들을 검토했다"며 "기존 석탄화력발전소 공사에 쓰지 않았던 공법들을 접목해 해결책을 찾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일반적으로 공사가 지연되면 건설사는 발주처에 보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이는 해외건설이 건설사 부실로 이어지는 이유로 지목된다. 하지만 대림산업은 해외사업에서도 충분히 높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

대표적으로 냉각수 유입 장치 개설에 말레이시아 최초로 쉴드터널(Shield Tunnel) 공법을 도입했다. 이는 원통형 굴착기로 땅굴을 파고 외벽을 콘크리트로 마감하는 방식이다. 해상에서 작업을 하는 기존 방식보다 안전하고 공사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협소한 사업부지 특성을 감안해 이동식 크레인 대신 40톤급 타워크레인 1개를 설치해 전체 발전소 시공에 활용했다. 보일러 등 각 유닛도 타워크레인 범위 중심으로 배치됐다.  

당시 현지에선 대림산업이 제시한 장비와 기술력에 의문점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장비를 사용하기 위한 인허가 과정도 쉽지 않았다. 지금은 현지 업체에서 대림산업의 기술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한 문의가 이어질 정도로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박충민 현장소장은 "말레이시아 플랜트 건설 현장에 40톤급 대형 타워크레인을 사용한 사례가 없어 초기 인허가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지금은 현지 업체들로부터 프로젝트 완료 후 러브콜을 받는 인기상품이 됐다"고 강조했다.

◇말레이 13년만에 재진출…발주처에 결과로 보답


대림산업은 1974년 시부 항만 확장공사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해 토목·건축·석유화학·발전플랜트 등을 진행했다. 하지만 IMF 외환 위기 이후 2000년 말레이시아 철수를 어렵게 결정했다.

다시 말레이시아는 대림산업에게 기회의 땅으로 돌아왔다. 2013년 8월 화력발전소 수주로 13년 만에 재진출한 것.

대림산업은 자신감이 있었다. 이미 상당한 발전소 시공 노하우를 축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우디 쇼아이바(Shoaiba)2 △필리핀 파그빌라오(Pagbilao) △필리핀 SBP(San Buenaventura Power) 발전소 시공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발주처에 완벽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해 마음 사로잡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수주 후는 난관의 역속이었다. 현장은 말레이시아 중심부와 떨어져 있어 장비와 현장직원 채용이 쉽지 않았다. 생소한 문화와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로 장벽에 가로막히기도 했다. 대림산업은 모든 것을 우수한 기술력으로 극복했다. 이는 원가 절감 원동력이기도 하다.

박충민 현장소장은 "앞서 다양한 발전소 시공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며 "대림산업뿐 아니라 현지 직원들과 힘을 합쳐 우수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화력발전소를 제어하는 중앙통제시스템/사진제공=대림산업© News1
화력발전소를 제어하는 중앙통제시스템/사진제공=대림산업© News1

◇대림산업 자긍심 "역사를 만들어 보자"

이번 프로젝트는 공사 기간이 상당히 짧은 것으로 유명하다. 총 공사 기간은 총 45개월로 일반적인 1000㎹급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기준(50개월 이상)과 비춰보면 5개월 가량 짧은 셈이다.

말레이시아 발주처는 공사 기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현지 공사가 발주처 요구에 맞게끔 공사가 마무리된 현장이 손에 꼽을 정도다. 대림산업도 발주처 요구를 맞추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 공사비 상승이라는 무게감에서 벗어나 원자재 공수에 최대한 집중했다. 현재 준공률은 99%. 오는 10월 상업 운전을 앞두고 문제없이 100% 완공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서 현장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그들 사이에서 '기네스북 등재' 여부를 따줘봐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착공 초기 대림산업 직원들이 보여준 '역사를 만들겠다'는 열의가 그대로 반영됐다.

대림산업은 공사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면서 발주처인 TNB로부터 신뢰를 얻게 됐다. TNB는 말레이시아 전체 전력공급의 55%를 담당하는 국영전력회사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향후 지속적인 발전플랜트 발주가 예상되는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충민 현장소장은 초기 단계부터 직원들에게 기회를 놓치지 말자고 주문했다. 실제 현장 사무실엔 "주인은 현장이다" "실기(失期·失機) 하지 말자"라는 문구가 걸려 있었다. 여기엔 대림산업이 말레이시아 현장에서 보여준 의지가 그대로 표현돼 있었다.

그는 "국내 업체가 해외에서 최초로 EPC(설계·구매·시공)로 수행한 1000㎹ 석탄화력발전소 현장이 될 것"이라며 "대림산업이 다른 지역으로 수주 발판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passion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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