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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병원 의료기기 사용 '빗장 열릴까'…업계 기대감 '모락'

연간 3500억…초음파·엑스레이·체외진단 3종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7-07-17 16:28 송고 | 2017-07-17 18:29 최종수정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관련 기자회견에서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관련 기자회견에서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한방병원의 의료기기 사용여부를 놓고 국내 의료기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방병원의 의료기기 사용에 미온적이었던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후임으로 복지 전문가인 박능후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규제완화에 물꼬를 틀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박능후 후보자는 17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서에서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에 대해 "여론을 수렴해 판단하겠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지만 한의계에 우호적인 새정부 출범에 어느 때보다 업계의 기대감이 높다.

17일 한의계와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한의사가 진단의료기기를 구매하도록 규제를 풀면 국내에서만 연간 3500억원가량의 신규 시장과 일자리가 창출된다. 이는 지난해 국내 의료기기 시장 5조2656억원의 약 6.6% 규모다. 부품교체와 사후서비스까지 고려하면 시장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규제완화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곳은 한의사들이 사용을 주장하는 엑스레이(X-ray)와 초음파, 체외진단기기 등 진단기기 개발업체들이다.

다국적 의료기기사들이 시장을 장악한 자기공명영상(MRI) 등 대형 진단기기와 달리 초음파와 체외진단기기는 국내업체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규제 빗장만 풀리면 국산 제품의 판로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업체들은 한의사와 의료단체간 다툼을 의식해 말을 아끼면서도 새 시장 창출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 초음파 개발업체 관계자는 "한의사들은 주로 진단기기 사용을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부 품목만 규제가 풀려도 국내 업체들이 몸집을 키우고 기초체력을 다질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한방병원 의료기기 시장은 완성품뿐 아니라 부품업체들까지도 연쇄적으로 자금이 수혈되는 순기능이 있다"고 밝혔다. 초음파는 보급형은 1대당 3000만~4000만원대, 프리미엄급은 1억원이 넘을 정도로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높은 영업이익을 보장하는 제품이다.     

다만 체외진단기기 업체들은 한의사 의료기기 시장에 주목하면서도 영업에 나설 경우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일종의 괘씸죄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체외진단기기 중견업체 한 대표는 "한방병원 시장이 열리면 시장규모가 커지고 당연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다만 병원쪽 반발을 고려하면 의사나 한의사 중 하나를 택하는 난처한 상황이 연출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한방병원 시장에서 고성장이 예고되는 분야는 복지부가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다고 결정한 안압측정기과 자동안굴절검사기, 세극등현미경, 자동시야측정장비, 청력검사기 등 5종 의료기기다.

이 5종 의료기기는 새 시장이 열렸지만 아직 건강보험 급여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아 한방병원에서 제품을 구입해도 환자에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한의협은 올해 하반기 5종 의료기기에 대한 정부의 보험급여시스템 적용을 숙원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한의협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허용한 5종 의료기기는 주로 안과와 이비인후과용 제품들"이라며 "전국에 있는 수백여곳 한의원에서 구입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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