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기업형 보따리' 의존 잇츠한불·리더스, 中수출길 막혀 '역성장'

쉬운 길 걷다 韓·中 '조직적 밀수' 규제강화 직격탄
사드악재 겹친 2분기 '매출반토막' 전망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17-07-17 06:40 송고 | 2017-07-17 09:31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기업형 따이공'을 통해 급성장한 잇츠한불(잇츠스킨)과 리더스코스메틱이 '사드 직격탄'을 맞은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반토막' 이상 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형 따이공은 국내에 법인을 세우고 컨테이너를 동원해 중국에 대량의 물량을 밀수출하는 전문업자들을 일컫는 말로 면세점 채널을 이용하는 따이공(보따리 장수)와는 구분된다.

이들은 중국의 정식 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위생허가를 받았는지를 따지지 않는다. 또 현금거래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중소 화장품업체 입장에서는 매출규모를 손쉽게 증대할 수 있는 판매 채널로 활용됐다.

잇츠한불·리더스코스메틱 등은 중국 당국이 이같은 '기업형 따이공'을 밀수입으로 규정하고 막아서면서 큰 폭의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더구나 지난 3월 중순 내린 '한국여행 금지령' 때문에 화장품·면세업계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투자증권사 "잇츠한불·리더스코스메틱 2분기 어닝쇼크"

17일 하나금융투자증권 등 투자증권업계에 따르면 따이공을 통한 수출이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해온 잇츠한불과 리더스코스메틱의 2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5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잇츠한불은 히트제품군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달팽이크림)'에 힘입어 2015년까지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중국 당국이 기업형 따이공 규제를 본격화한 지난해부터 매출실적이 가파르게 줄고 있다.

잇츠한불의 연결기준 실적은 2015년 정점(매출 3096억원·영업이익 1118억원)을 찍은 후 2014년 매출 2419억원 영업이익 99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3.6% 34.4% 감소했다. 지난 1분기에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5.1% 51.8% 줄어든 541억원 133억원으로 나타났다.

리더스코스메틱도 마찬가지다. 리더스코스메틱의 1분기 매출은 336억원으로 전년대비 20.3% 감소했고 2015년 1분기 영업이익 44억원에서 지난해 6억원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리더스코스메틱의 지난해 매출은 813억원으로 전년대비 4.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절반 정도(43.1%) 감소한 196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로 화장품업계 전반이 부진한 영향도 있지만 잇츠한불·리더스코스메틱이 특히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건 그동안 판매채널을 다각화하기보다 기업형 따이공에 의존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잇츠한불과 리더스코스메틱의 전체 매출 중 기업형따이공 비중은 각각 35% 40% 이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업체는 일종의 대규모 밀수출인 기업형 따이공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을 정도로 상당이 컸다"며 "올해 들어 중국 당국이 이 채널을 철저히 막아서면서 극심한 타격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업형 따이공은 흔하게 언급되는 면세점에서의 보따리상과 달리 거래되는 물량이 훨씬 크다"며 "오래 전에는 중소화장품 업체들이 이 채널에 의존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에선 2014년쯤부터 기업형따이공을 밀수입으로 규정하고 규제를 강화했는데 사드보복 국면에 들어서자 더욱 철저하게 감시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관세청도 일반적인 보따리상과는 구분되고 수십억원 규모를 거래하는 기업형 따이공을 단속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국산화장품(55억원 상당)을 밀수출한 3개 조직을 적발한 공로로 안용락 서울세관 관세행정관을 '3월의 관세인'으로 선정했다.

잇츠스킨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 News1


◇'달팽이' 위생허가 깜깜무소식…中현지공장 3분기 가동시작?

국내 화장품 업체가 중국 통관을 거쳐 정식으로 기능성화장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서 발급하는 '수입기능성화장품 위생허가증'을 취득해야한다.

잇츠한불은 2015년 8월 달팽이크림 원료 달팽이점액물질(무신)에 대한 위생허가를 신청했지만 2년 가까이 흐른 현재까지 위생허가를 획득했다는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위생허가를 받지 못해 기업형 따이공 채널에 의존하다 중국 수출이 모두 막히면서 실적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잇츠한불의 전체매출 중 달팽이크림 제품군 비중은 지난해 약 90%, 중국 매출 비중은 약 60%다.

이와 관련 잇츠한불 측은 최근 후저우 공장 4개 라인을 완공했고 이를 통해 3분기부터 현지에서 달팽이크림 제품군을 생산·유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잇츠한불 관계자는 "후저우 공장은 현재 완공됐지만 준공허가서를 취득해야하고 소방검수 등 정식 가동을 시작위한 절차가 남아 있다"며 "8월 초쯤 준공허가서를 취득해 8월 중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더스코스메틱 측은 현재 모든 수출은 따이공과의 거래가 아닌 공식유통사와 진행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리더스코스메틱 관계자는 "2015년부터 따이공 거래를 통해 발생한 매출을 정리해왔다"며 "현재 중국 외에도 미국·프랑스·두바이·일본·홍콩 등 30여개국에 진출해 상태여서 중국 매출이 과반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쿠웨이트와 터키 등 중동지역 유통채널 입점도 확정해 외교 문제로 발생한 타격을 상쇄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ideaed@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