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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몇갠데…국내 항공정비 헛도는 사이 일감 中으로

[항공시장 급성장 그늘③]MRO사업 정치적 이해걸려 공전
"지금이라도 빨리 사업자 선정 서둘러야"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2017-07-13 06:00 송고 | 2017-07-13 10:13 최종수정
항공기 안전점검 중인 대한항공 직원들(대한항공 제공)© News1
항공기 안전점검 중인 대한항공 직원들(대한항공 제공)© News1

LCC(저비용항공)가 출범하고 10여 년이 흐르면서 항공기 숫자가 배 가까이 불어났다. 당연히 MRO(항공정비) 분야 수요도  덩달아 급증했다. 그러나 인프라 구축사업이 지역적, 정치적 이해에 걸려 수년째 공전하면서 일감은 중국 등 해외업체들로 넘어가고 있다. 지금이라도 빨리 사업자 선정에 나서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연평균 5.4%↑ '황금알' 항공 MRO…中, 사업 공전으로 반사이익

국내 항공사중 대한항공은 이미 기체, 엔진, 운항정비 내부화를 90% 이상 달성했다. 엔진과 부품 하나하나를 일일이 다 분해해 재조립하는 '창정비' 기술까지 보유했다.그러나 지금 역량과 규모로는 자사 항공기 정비만으로도 빠듯하다.

아시아나항공의 자체정비 비율은 50% 안팎에 그치고 나머지 LCC들은 가장 기본적 정비 외 대부분의 MRO를 외주에 의존하고 있다. 일정 기간마다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중정비 시기가 다가오면 국적기들은 중국과 싱가포르, 대만, 몽골 등을 전전한다.

국토교통부의 2015년 항공정비산업 육성대책 발표에 따르면, 동북아 MRO 시장은 연평균 5.4%씩 성장해 2022년에는 14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5년까지 MRO 해외의존도를 53%에서 23%로 끌어내리면 연간 1조~1조5000억원의 외화유출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MRO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2013년 5000여 명에 그쳤던 일자리는 2025년 1만3000여 명으로 8000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과 일자리 창출의 직접적 효과 외에도 자체정비 능력이 빈약한 LCC의 지연·결항률이 0.54%에서 0.16%로 크게 감소하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국토부는 지난 2015년 1월 MRO사업 육성 방침을 밝히고도 2년 6개월이 넘도록 사업자 선정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이에 따라 국적기들의 '해외 정비순례'도 수 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LCC 관계자는 "항공기를 한 번이라도 더 띄울 수록 매출이 늘기 때문에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게 중요하다"며 "비용만 합리적이라면 국내에서 정비가 가능하다면 굳이 해외로 나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경남 진주-사천 항공산업단지© News1
경남 진주-사천 항공산업단지© News1

◇MRO 사업타당성 8월 발표…'유일한 대안' 사천-KAI 컨소시엄

국토부는 지역 민심과 정치권의 눈치를 보며 MRO사업자 선정을 미뤄왔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유치하려는 충청과 경남 지역 간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번지며 과열양상을 보였다.

당초 국토부는 청주를 염두에 두고 항공정비산업 육성대책을 발표했지만, 자금여력이 없는 아시아나항공이 결국 사업을 포기하면서 사천시와 KAI 컨소시엄만 남았다. 국토부는 사업타당성 조사기관을 선정해 KAI가 제출한 사업보고서와 실사 결과 등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사업타당성 조사는 내달 중순쯤 발표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이탈로 대안이 없는 만큼 국토부가 KAI 컨소시엄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5월 국토부가 경남 진주시와 사천시를 항공국가산단으로 지정하는 등 KAI의 MRO 사업자 선정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평가다.

항공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MRO사업자를 서둘러 지정해 국가 차원에서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KAI가 당장 사업자로 선정되더라도 중정비가 가능한 인프라와 인력을 확보하기까지는 5년여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항공기가 집중되는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먼 경남 사천의 지리적 입지가 최적은 아니라는 평가가 변수다. 중국과 몽골 등 해외업체들에 비해 인건비가 비쌀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일성인 일자리 창출에 부합하는 사업인데다 사업전망도 매우 밝다"며 "MRO 선진국들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게 사업자 선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o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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