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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은 제주 전체의 변화…천천히 가겠다"

[인터뷰] 이승택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장
"설립 1주년…주민 자발적 변화 유도 큰 성과"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2017-07-08 10:52 송고 | 2017-07-08 13:30 최종수정
이승택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이 7일 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산지천 일대에서 센터 설립 1주년을 맞아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2017.7.7./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이승택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이 7일 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산지천 일대에서 센터 설립 1주년을 맞아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2017.7.7./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이승택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7일 "지난 1년간 도시재생에 대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변화를 유도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이 센터장은 이날 센터 설립 1주년에 즈음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도시재생은 지속가능함이라는 전제 아래 우리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는 일"이라며 "천천히, 조금씩 변화해 본질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이 같이 밝혔다.
이 센터장은 "올 하반기에는 도시재생 사업을 본격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며 "다양한 그룹과 소통하며 상생에 기반한 지역사회의 흐름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이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 설립 1주년을 맞았다. 그간의 성과를 돌아본다면.
▶만감이 교차한다. 지난 1년은 준비의 의미가 크다. 주민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여러가지 계획이 수립된 뒤 사업이 추진돼야 하는데, 설립 초반 '순서가 잘못됐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소통에 주력해 왔다.

도시재생은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라는 인식을 유도하기 위해 2016년부터 도시재생 아카데미·대학·기자단·기획단·주민협의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했다.

이런 경험이 주민들에게는 처음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도시를 고민하고, 계획하는 데 대한 학습이 이뤄진 적이 없는 데다 그런 기회가 주어진 적도 없었고, 어쩌면 누군가 세운 계획에 일방적으로 따라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지난 1년은 주민들이 도시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게 되는 전환기였다. 시행착오가 있기도 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본다.

- 설립 초기 도시재생에 대한 지역 상인, 주민들의 반발로 의견수렴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

▶가장 큰 전환점이 됐던 건 '관덕정 광장 복원사업 주민설명회'다. 행정에서는 과거와는 달리 사업 추진 전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반면, 주민들은 과거와 같이 반발하지 않으면 강행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서로 오해가 있었다.

100% 만족스러울 수는 없지만, 이후 행정이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주민들도 의견을 적극 제시하면서 변화가 이뤄졌다. 현재 일부 주민들은 사업과 관련해 스스로 고민해 보겠다며 자발적으로 협의체를 만들어 나가고 있기도 하다.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다. 지난 과정은 서로에게 각성하는 시간이었다고 본다.

결국은 소통에 대한 이야기다. 센터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도시재생 사업을 처음 접하는 주민들이 있을 것이다.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다. 무한반복되는 일이지만, 또 필요한 일이 소통 아니겠나.

앞으로는 채널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소통팀도 강화한 상태다. 센터가 추진하는 각 사업에 대한 그룹별 미팅을 활성화하는 한편, 도시재생에 대한 정보를 즐겁게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할 것이다.

이승택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이 7일 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산지천 일대에서 센터 설립 1주년을 맞아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2017.7.7./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이승택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이 7일 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산지천 일대에서 센터 설립 1주년을 맞아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2017.7.7./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 올 하반기부터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 '제주시 원도심 도시재생 전략계획'의 추진 상황도 궁금하다.

▶빠르면 이달 말, 늦으면 다음달에 열릴 예정인 국토교통부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계획이 확정돼야 국토부 예산을 본격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지금은 계획을 다듬고,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에 있다.

심의를 통과하면 올 하반기에는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센터에서는 소통 프로그램을 별개 사업으로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제주시 원도심 도시재생 전략계획은 '오래된 미래 모관(城內) - 옛것을 살려 미래를 일구다'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역사경관·문화예술·주민친화·사회경제 재생이라는 4대 핵심목표와 7대 추진전략을 담고 있다.

도는 원도심을 4개 지구(모관·서문·남문·동문)로 나누고, 쇠퇴도가 높은 모관지구(일도1·이도1·삼도2·건입동 일원)를 중심으로 사업을 우선 추진키로 했다.)

- 새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정책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제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나.

▶새 정부가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을 가진 것은 굉장히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생각한다. '뉴딜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일자리, 주거 문제를 빨리 해결하겠다는 의도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국가 정책이라는 건 큰 뼈대다. 그 뼈대에 살을 붙이기 위해서는 각 지역마다 특화된 정책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본다.

제주의 경우 준비를 많이 해서 가능하면 많은 사업을 유치하되, 본질적인 부분들을 놓치지 않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 정책 시행) 첫 해는 제주에도 큰 기회이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 입장이다.

-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임대료가 오르면서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대책이 있나.

▶젠트리피케이션을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지을 순 없다. 도시를 경제적으로 치유하는 하나의 방법론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주민과 상인들이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속도로 이뤄졌을 때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상생에 기반한 흐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현재 센터에서는 상가 등과 함께하는 상생협약을 준비 중이다. 상가 내 비어 있는 공간을 장기 임대로 내어주고, 임대료를 물가상승률 정도로만 높이는 등 임차인이 견딜 수 있는 정도의 변화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어느 정도 세팅이 되고, 행정의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면 향후 긍정적인 사회적 반향이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빠르면 다음달 중 결실이 있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위해 경제적인 손해를 감수하는 데에는 긴 시간과 큰 결심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는 이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도민께 드리고 싶은 말은.

▶도시재생은 지속가능함이라는 전제 아래 우리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는 일이다. 또한 천천히, 조금씩 변화해야 본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센터는 이 같은 도시재생과 관련한 여러 흐름들이 큰 방향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도시재생의 큰 방향에 대해 보다 긴 호흡과 마음의 여유를 갖고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


mro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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