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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배 탄 화장품·면세점, '사드 보릿고개' 2분기 넘기 안간힘

한국관광제한 '직격탄' 시기…동반 '역성장' 전망
'中의존' 탈출 위해 동남아·중동·북미 적극 공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17-07-10 07:20 송고 | 2017-07-10 09:23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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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불어온 'K-뷰티 열풍호'에 함께 승선해 급성장한 화장품·면세점 기업들이 숨을 죽이고 2분기 실적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 당국이 '사드보복' 조치로 지난 3월중순부터 한국여행 금지령을 내린 만큼 실질적인 타격을 받기 시작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복수의 증권사들은 주요 화장품 업체 2분기 실적이 크게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월별 방한 중국인 수는 전년대비 3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에 나서며 수출국 다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면세점 내 화장품 매출 40%대 급감…예정된 '어닝쇼크'

10일 화장품·투자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수가 크게 줄어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의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38.7% 10.2% 감소할 전망이다. 하나투자증권은 양사의 면세점 내 매출이 지난해 동기대비 각각 40% 25% 급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나투자증권은 화장품 브랜드숍도 중국인 매출 비중이 15%에 달해 2분기 실적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주요 화장품 기업들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초긴장한 상태로 실적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박종대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브랜드들의 2분기 실적은 시장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차적으로 중국에서의 인바운드 부진으로 면세점 실적 저하가 발생했고 현지사업 부진에 국내소비 저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현대차투자증권과 SK증권도 아모레퍼시픽 2분기 매출액이 각각 전년대비 7.5%에서 11.9% 감소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른 추정매출은 1조2772억원과 1조3350억원이다. 

두 증권사는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이 각각 34.3% 44.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추정된 영업이익 수치는 1334억원에서 1580억원이다.

증권사는 공통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하락 요인으로 면세점 채널 판매의 부진을 가장 먼저 꼽았다.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채널 매출이 전체 25%를 웃돌고 이 채널이 45% 수준으로 역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용선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여파가 완화되는 분위기였으나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6월에도 이어지고 있다"며 "면세점 채널뿐만 아니라 원브랜드숍·로드숍 채널에도 악영향을 줘 2분기 전체 화장품 실적은 2분기 19.9% 역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영화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이 주요 고객인 점과 치열한 판촉경쟁이 면세점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국내 브랜드숍 채널 역시 중국인 관광객 축소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등 주요 면세사업자들도 지난 1분기 시작된 역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증권사들은 대리구매(보따리상) 구매가 크게 늘어 방한 중국인 감소 대비 타격은 덜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호텔롯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연결기준 1분기 매출은 1조3858억원으로 전년대비 4.2% 늘었지만 매출총이익은 473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5123억원)대비 7.7% 감소했다.

2013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매출증가율 24.1%, 매출총이익 증가율 24.2%와 비교했을 때 매출과 실적 성장세가 급격하게 악화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대우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방한 중국인이 감소했지만 보따리상들이 면세점 구매를 확대하면서 매출규모는 어느 정도 상쇄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내면세점이 늘어 경쟁이 심화돼 판촉비·알선수수료·프로모션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3월 이후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관광객(유커) 수는 크게 급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3월 유커 수는 전년대비 40%, 4월은 66.6% 감소했다. 다만 면세점매출은 3월 전년대비 9% 증가했다가 4월 들어 6.9% 감소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3월 이후 면세점 매출은 대부분 보따리상으로 발생한 매출로 보따리상은 인터넷에서 선주문을 받은 후 한국에서 구매해 중국에서 배송하는 구매대행 전문 업체"라고 말했다.

이어 "면세점 입장에서 따이공은 단체관광객보단 수익성이 낮은 고객"이라며 "가격할인과 함께 알선수수료가 아닌 다른 명목의 수수료 등이 지급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가화장품 위주인 면세점 채널뿐만 아니라 중저가화장품 주요채널인 브랜드숍 채널에서도 실적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혜 연구원은 "브랜드숍은 평균 명동 상권이 전체 매출의 10~15%를 차지했던 것으로 추산된다"며 "또 명동 상권 매출의 50%가 중국인인 만큼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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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LG생건 동남아·중동 진출로 '中의존' 탈출 모색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은 남아시아를 비롯해 중동, 북미, 유럽으로 수출국을 다변화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수출이 중화권(중국·홍콩·대만)에 편중됨 따른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일찌감치 세계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진출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왔다. 현재 동남아시아 5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에 해외법인을 보유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진출 4주년을 맞은 '설화수' '라네즈'의 성장을 바탕으로 브랜드숍 '이니스프리'도 올해 처음 진출했다"며 "인도네시아 법인의 올해 3월 누계기준 매출 증가율은 약 85% 수준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월 싱가포르 바이오폴리스(Biopolis)에 R&I Lab을 개소했다. 싱가포르 R&I Lap이 활성화되면 말레이시아 누사자야 지역의 생산법인과 함께 연구와 생산을 전문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싱가포르 R&I Lap을 아세안 R&D의 허브로 만들어 현지 마케팅과 브랜드 비즈니스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을 올해 들어 아랍에미리트 알샤야그룹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중동시장 공략 준비에 나섰다. 지난해 9월엔 말레이시아 누사자야 산업지역에 해외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해외생산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LG생건도 중국 외에도 대만·베트남·미국·일본·캐나다·호주·러시아·중동 등 세계 20개 이상 국가에 진출해 'K뷰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활약하는 브랜드로는 '후' '숨37' '오휘' '더페이스샵' 등이다.

생활건강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은 2005년 뉴욕 소호로의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 42개 매장을 미국서 운영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허브화장품 브랜드 빌리프는 뉴욕과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지역을 중심으로 세포라 매장 100여곳에 입점했다

LG생건 관계자는 "올해 들어 대만과 싱가포르에 대표 브랜드 '숨37'을 론칭하는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특히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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