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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무릎 꿇고 애원해 투신자살 막은 30대

탤런트 한정국도 함께 구조…경찰 감사장 받아

(부산ㆍ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 2017-07-06 14:11 송고 | 2017-07-06 14:44 최종수정
6일 오전 11시 10분쯤 부산지방경찰청 7층 회의실에서 열린 감사장 전달식에서 (왼쪽부터)허영범 부산지방경찰청장, 문해근 경장, 신범석씨, 탤런트 한정국씨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ews1
6일 오전 11시 10분쯤 부산지방경찰청 7층 회의실에서 열린 감사장 전달식에서 (왼쪽부터)허영범 부산지방경찰청장, 문해근 경장, 신범석씨, 탤런트 한정국씨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ews1

공원에서 운동을 하던 30대 편의점주와 탤런트 한정국씨(64)가 서로 힘을 합쳐 흉기를 들고 다리 난간에서 뛰어내리려던 자살기도자를 구조했다.  
조금만 망설였어도 왕복 8차선 도로에서 인명사고와 2차 교통사고까지 일어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용기를 보여준 두 사람의 자발적인 행동이 귀감이 되고있다.  

이들은 다리 난간에서 뛰어내리려던 40대 남성을 붙잡아 설득하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버텨내면서 함께 구조했다.

지난 5일 오후 9시쯤 신범석씨(31)는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운동을 하다 자살기도자를 최초로 목격한 한 중년 여성의 비명섞인 구조요청에 장소로 달려갔다.

당시 인근 보행자용 다리 난간 바깥쪽에 서있던 A씨(49)는 한쪽 팔만 난간을 붙잡은 채 몸은 뒤로 제끼고 있었다.
신씨는 당황할 틈도 없이 A씨의 한쪽 팔을 잡고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마음에 "이러시면 안된다"며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그는 마침 운동을 끝내고 돌아가던 한씨를 보고 다급하게 "도와달라"고 외쳤다.

한씨는 곧바로 달려가 신씨와 함께 A씨를 난간에서 떨어지게 하지 않으려고 팔을 붙잡고 버텼다. 

다리에서 도로 바닥까지 높이는 10여m 정도였지만 왕복 8차선 도로 아래로 떨어졌을 때 벌어질 상황은 아찔하기만 했다. 인명사고는 물론 2차 사고까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한씨는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팔을 놓치지 않으려고 더욱 안간힘을 썼다. 

신씨와 한씨가 자신의 팔을 잡고 놔주지 않자 A씨는 급기야 커터칼을 꺼내 손목을 찌르려 했고 신씨는 그 순간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신씨는 A씨에게 "아들같은 제 얼굴을 봐서라도 떨어지시면 안된다"며 "제발 올라오라"고 혼신을 다해 설득했다. 

그 모습에 A씨가 주춤하자 신씨는 곧바로 커터칼을 빼앗았고 다시 팔을 꽉 붙잡았다. 
 
한씨와 신씨가 그렇게 버티는 사이 경찰이 도착했다.

출동한 문해근 경장은 위험을 무릅쓰고 다리 난간 밖으로 넘어가 A씨를 들어올렸고 그 순간 한씨와 신씨는 함께 A씨를 앞으로 끌어당겨 구조했다.
 
5일 오후 9시 20분쯤 부산 사상구 괘법동에 있는 한 보행자 다리 난간 위에서 왕복 8차선 도로 위로 뛰어내리려던 A씨(49)가 시민 2명과 경찰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News1
5일 오후 9시 20분쯤 부산 사상구 괘법동에 있는 한 보행자 다리 난간 위에서 왕복 8차선 도로 위로 뛰어내리려던 A씨(49)가 시민 2명과 경찰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News1

부산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11시 10분 7층 회의실에서 자살기도자 구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탤런트 한씨와 'G'사 편의점주 신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허영범 부산경찰청장은 한씨와 신씨에게 "귀한 행동을 보여주셨다"며 "자발적으로 행동을 보이는 시민들 덕분에 우리가 사는 세상이 좋아진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씨는 "떨어지면 자동차에 치여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이 팔을 절대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연한 일이었고 누구는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승강이를 하는 사이 그분이 커터칼을 꺼내기도 했으나 젊은 친구가 무릎까지 꿇어가면서 사정해 위험한 순간을 넘겼다"며 "연기자들도 쉽게 무릎을 꿇지 못한다. 젊은 친구가 큰 일을 했다"고 공을 넘겼다.

감사장 전달식에 와서도 다소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신씨는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떨어지면 안된다고 사정했다"면서 "구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는데 저도 왜그랬을까 신기하기도 하다"고 솔직한 심정을 표현했다. 

6일 오전 부산지방경찰청 7층 회의실에서 열린 감사장 전달식에서 탤런트 한정국씨가 허영범 부산지방경찰청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부산지방경찰청 제공)© News1
6일 오전 부산지방경찰청 7층 회의실에서 열린 감사장 전달식에서 탤런트 한정국씨가 허영범 부산지방경찰청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부산지방경찰청 제공)© News1

한편 지난 2개월 전부터 노숙생활을 해온 A씨는 자신의 어깨를 다쳐 더이상 일용직 노동자로 일할 수 없게되자 처지를 비관해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구조 과정에서 어깨에 고통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choah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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