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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폭염 오면 '무거운 비행기' 못 뜬다

비행기 이륙 위해 '무게제한' 심해질 수도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2017-07-05 17:56 송고
그늘을 만들기 위해 양산을 쓴 사람들. (자료사진) © AFP=뉴스1ㄷ
그늘을 만들기 위해 양산을 쓴 사람들. (자료사진) © AFP=뉴스1ㄷ

기후변화로 폭염이 심해지면 손가방 하나도 못 들고 여행길에 올라야 할지도 모른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가 지난 2015년 발간한 '기후변화와 극심한 기온차가 항공에 끼치는 영향' 보고서를 인용, 폭염이 잦아질 경우 비행기 이륙을 위해 항공사가 엄격한 무게 제한을 적용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래들리 호튼 컬럼비아 대학 교수에 따르면 항공기의 비행 능력에는 항공기의 무게·크기·운송 중량, 활주로의 길이, 기온 등 여러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기온이 올라갈 경우 이륙을 위해서는 항공기가 가볍거나 활주로가 길어야 하는데, 기체 자체나 활주로 길이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없으니 운송 중량을 줄이려면 승객이나 짐, 비행기 연료를 조정할 수 밖에 없다.

보고서에서는 저감 대책없이 현재 추세대로 계속해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경우를 가정할 경우, 보잉737-800 기종 기준으로 1만파운드(4535kg)의 무게제한이 필요한 날짜가 2015년 기준 '0일'에서 2050~2070년 쯤에는 '20일'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항공 운송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이륙 시도로 인해 비행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가 견딜 수 있는 운항 온도를 초과하면 항공기 운행이 완전히 취소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는 낮 최고 기온이 120℉(48.8℃)로 치솟아 현지 스카이버 국제공항은 여객기 45대의 운항을 취소했다.

미셸 모흐르 아메리칸항공 대변인에 따르면 국내선에 이용되는 소형 비행기는 보통 120℉(48.8℃)까지만 견딜 수 있으며, 국제선용 대형 비행기가 견딜 수 있는 온도도 130℉(54.4℃)가 한계다.

지난달 전 세계 60여명의 과학자, 교수 등 전문가들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기고문을 게재하고 탄소배출량이 지금과 같은 추세를 유지한다면 파리협정 목표가 곧 달성 불가능한 수준에 다다른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 세계 배출량은 한해 41기가톤이며, 이 상태를 유지할 경우 산업화 이전보다 2°C 이상 오르지 않도록 배출량을 조절할 때 필요한 150~1050기가톤의 목표량을 최소 3~4년 안에 소진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정 탈퇴 선언으로 비극이 더 빨라질 위기에 처했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3%를 담당하는 미국이 감축 의무를 외면한다면 사실상 협정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파리협정 탈퇴에 대해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부터 "지구 온난화는 거짓(hoax)이며 미국 내 일자리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협약 탈퇴를 공언해 왔으며 결국 파리협정을 탈퇴했다.


seu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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